울산 부곡동 살인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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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를 찾던 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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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수배 전단

1 개요

2010년 8월 2일에 식당 일을 마치고 퇴근길에 올랐던 전휘복 씨(당시 만 53세)가 실종된지 8개월 뒤인 2011년 4월 17일울산광역시 부곡동의 한 풀숲에서 양봉업자에게 백골화된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이다. 오래도록 전휘복 씨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았다가 극적으로 발견되어 사건 해결에 진전을 보이는 듯했으나 그 이상 밝혀진 게 없어 2016년 현재까지 6년 째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2 퇴근길에 사라진 여자

2010년 8월 2일, 울산 남구의 한 나이트클럽 옆에 위치한 소주방 조리원으로 일하던 전 씨는 새벽에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가던 중에 갑자기 실종되었다. 전 씨는 가족들에게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간다고 했는데 그 전화를 끝으로 영영 소식이 끊겨버린 것이다. 그 때 시각은 새벽 4시 20분이었다. 가족들은 즉시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은 전 씨가 납치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4개월 동안 공개수사본부를 통해 수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실종 당일이었던 8월 2일 저녁 8시 42분에서 46분 사이에 남구의 한 편의점 등 2곳에서 전 씨 카드로 4차례에 걸쳐 100만 원이 인출됐다. 경찰은 현금이 인출된 편의점을 찾아 현장에서 범인을 덮쳤는데 그는 만 18세의 김 군이었다. 경찰은 김 군을 전휘복 씨를 납치한 범인으로 의심했지만 허탕이었다. 김 군은 범인이 아니었고 어떤 중년 남성에게서 이 카드에서 현금 인출을 하고 오라는 부탁과 함께 3만 원의 용돈(?)을 받고 현금 인출만 도와준 것 뿐이었다. 그렇다면 김 군에게 이런 부탁을 한 중년 남성이 바로 범인인 것으로 판단되는데 그 남성에 대한 단서는 좀처럼 잡히지 않았다.

그 이후로도 경찰은 계속해서 전휘복 씨의 행방을 쫓는데 주력했고 또 유력한 용의자로 의심되는 중년 남성을 찾기 위해 4개월 동안 수사를 벌였지만 좀처럼 사건의 실마리를 잡을 수 없었고 결국 미제로 사건을 종결할 수밖에 없었다.

3 시신 발견

그렇게 영구 미제 사건으로 남는 듯했던 이 사건은 8개월 만에 급반전을 맞게 되었다. 2011년 4월 17일, 어느 양봉업자가 부곡동에 위치한 한 풀숲에서 백골이 된 사체 하나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이 백골을 곧바로 국과수에 보냈고 한 달여 간의 DNA 감정 끝에 이 시신이 지난 해 8월에 실종되었던 전휘복 씨의 것으로 밝혀졌다. 유골의 DNA와 전휘복 씨 자녀의 DNA가 정확히 일치했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살인사건으로 전환하고 국과수 부검결과를 분석해 사체발견지점을 중심으로 재수사하기로 결정, 수사팀을 기존 2개팀에서 5개팀으로 확대하고 피해자 주변 수사를 재개했다. 또 시민들의 적극적인 제보도 요청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이미 시신이 부패하여 밖에 남지 않은 상태라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수조차 없었던 데다 용의자 한 사람도 잡아내지 못했다. 전 씨의 주변 인물 중에서 전 씨와 갈등이 있던 사람은 거의 없었고 8개월 전 김 군에게 현금 인출을 부탁했던 그 중년 남성의 정체도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4 정체를 스스로 드러내는 범인?

문제는 이 사건의 범인의 얼굴을 대놓고 목격한 사람이 3명이나 있다는 데에 있다. 현금 인출을 부탁 받은 호객꾼이 그 중 한 명이고 범인은 돈을 인출받은 직후 어느 안마방으로 향했다. 베테랑의 안마방 여주인은 술이 고주망태가 된 이 남자가 개진상을 부릴 것이라는 것을 직감으로 확신하고 오늘은 손님을 더 받지 않는다며 안마방 출입을 거부했다. 잠깐 실랑이 와중에 안마방 주인은 이 범인의 얼굴을 또렷이 기억했고 그 얼굴이 몇 년이 지난 후에도 좀처럼 잊혀지질 않는다고 했다. 그것이 알고싶다 취재진은 호객꾼과 안마방 주인의 범인 인상착의 증언을 조합해 좀 더 개선된 몽타주를 만들었다.

결정적으로 나머지 한 명의 목격자이자 범인을 최후로 목격한 사람은 안마방에서 퇴짜를 맞고 나온 범인을 태운 택시기사였다. 심지어 범인을 태운 영상이 택시에 저장되었다 ! 문제는 이 영상의 화질이 형편없었고 범인의 대강의 용모와 체형 정도만을 파악할 수 있는 정도였다는 것이다.

피해자 전 씨가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이 택시를 타고 간다고 말한것과 전 씨가 택시를 타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들에 의해 범인의 직업이 택시 기사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증폭되었다. 경찰은 주변 택시 회사들에게 당시 피해자를 마지막으로 태운 택시 기사가 누구인지 의뢰하였으나 전 씨를 태웠다는 택시 기사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한 택시 기사가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는데 과거에도 술 취한 손님의 카드를 뺏어 절도죄로 1년간 감방에서 썩다 나온 전력이 있는 사람이었다. 경찰은 전 씨 실종 당일 이 택시 기사의 운행 기록을 조사했는데 당시 실종 시간으로 추정되는 새벽 4:18분에 손님을 태워 4:47분에 하차시켰다는 기록이 발견되었다. 이동거리는 2.5km, 요금은 7200원이었다. 놀랍게도 전 씨가 택시를 탑승한 지점에서 전 씨의 집까지 시뮬레이션으로 운행을 해 본 결과 그 거리가 2.7km, 요금은 3200원이었다. 비슷한 거리에 요금의 차이가 4000원이나 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는 약 20분동안 택시가 멈춰섰을것이라고 분석했다. 그게 아니라면 한 새벽에 2.5km의 거리를 운행하는데 30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 것과 7200원이라는 저 요금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수수께끼인 것은 이 운행 이후 4:47분부터 아침 8:18분까지는 아무런 운행 기록이 없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이 택시에는 전 씨의 집에서 시체 유기장소까지 운행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고 피해자를 태운 블랙박스라던가 이동 와중에 CCTV 장소에 찍혔어야 할 영상이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그는 물증 부족으로 풀려났다.

왜 당시 피해자를 태웠다는 택시 기사는 나타나지 않는 것일까? 용의자로 의심 받은 저 택시 기사의 운행 기록은 어떻게 설명될 것인가? 왜 그는 20분 가량 차를 멈춰선 것일까? 또 저 운행 기록 이후 범인이 정체를 드러내면서 목격된 시간동안 왜 아무런 운행 기록이 남아있지 않는 것일까? 만약 그가 정말 범인이라면 CCTV 장소에서 찍혔어야 할 장면이 왜 발견되지 않은 것일까? 모든 것이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결국 이런 단서들을 가지고도 수사의 더 이상의 진척은 없었고 6년이 지난 지금도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다. 범인이 시체를 내다버리다시피 처리한 방식과 범인이 살인을 저지른 이후 목격자들을 여러명 만들면서까지 일으킨 행동들은, 이 범죄가 치밀하고 계획적이라기보다 우발적이고 뒷처리가 어수선했음을 보여준다고 수사관들과 프로파일러들은 분석했다. 즉, 이 사건은 수사가 빨리 진행되기만 했다면 분명 해결까지 가는 과정도 어렵지 않았을거라는 얘기다. 이렇게 결정적인 목격자들과 영상 기록이 남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이 미제 사건이 된 이유는 범행부터 시신 발견까지 무려 8개월이나 되는 긴 시간이 소모돼버리는 바람에 본격적인 수사가 상당히 늦어졌다는데에 있다. 시신 발견이 빨리 이루어지기만 했어도 범죄 해결이 상당히 원만하게 이루어졌을거라는 예상에 상당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사건이다. 그런데 범인으로 의심되던 택시기사 사진을 목격자들에게 보여준건지는 알 수 없다. 어찌보면 가장 필요했던 과정이 아닐런지..

5 미디어

2011년 9월 3일,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 사건을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