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동물원초(人間動物園抄), 1955년 발표.
전후(戰後)한국사회의 문제점을 조명하는 가운데 인간의 실존을 그린 손창섭(孫昌涉)의 단편소설.
인간동물원과 다름없는 감방이라는 닫힌 공간 속에서 생활하는 죄수들의 원초적이고 동물적인 삶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비뚤어진 자의식의 세계와 전후(戰後)의 암울한 사회현실을 냉소적으로 비판한 작품이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 신의 희작에 의하면 해방 이후 시기에 공무집행 중인 미군 통역관을 폭행해서 군정재판에 의해 서대문형무소에서 1개월간 복역을 했다고 한다.[1] 인간동물원초는 이 시기의 경험을 통해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줄거리
동굴 속처럼 느껴지는 감방 안에는 그 방의 최고 고참이자 살인범인 방장(房長), 사기횡령 및 문서위조죄인 좌장, 밤마다 방장에게 성적(性的) 괴롭힘을 당하는 강간범 핑핑이, 방장과 갈등관계에 있는 주 사장, 일종의 우월의식을 지닌 냉소적 인물인 통역관, 미군부대에서 양담배를 빼돌리다 들어온 양담배, 운전수 등이 수감되어 있다. 이들은 인간동물원에 수용된 짐승과 다를 바 없다. 감방 밖의 푸른 하늘을 그리워하며, 바깥세상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에도 강한 호기심을 보이는..... 데......
그 이후는 직접 읽어보아야만 이 작품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다.
감방이라는 특수한 공간의 음울한 분위기와 이상 성격의 인간형을 사실적 필치로 그려내 전후 한국사회의 불안한 실상을 잘 반영한 작품이다.
손창섭은 장용학(張龍鶴), 김성한(金聲翰) 등과 함께 6·25전쟁을 경험한 대표적인 전후세대 작가로서, 1950년대의 불안한 사회상황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인간에 대한 모멸과 자조, 극도의 절망과 궁핍 등 부정으로 가득찬 시각으로 인간의 실존세계를 다룸으로써 종래의 한국소설과는 구분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확립한 작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