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현대문학상 수상 | ||||||
- - - | → | 손창섭 혈서 / 미해결의 장 인간동물원초 (1956) | → | 김광식 213호 주택 (1957) | ||
제4회 동인문학상 수상 | ||||||
오상원 모반 (1958) | → | 손창섭 잉여인간 (1959) | → | 서기원, 이범선 이 성숙한 밤의 포옹 오발탄 (1960) |
孫昌涉
1922년 ~ 2010년 6월 23 일
1 개요
주로 꿈도 희망도 없는 현실 상황 속에서 정체된 운명을 살아가다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는 현대인을 그려내었다. 그의 소설을 읽으면 아무리 행복한 사람이라도 몇 시간 동안은 충격과 무력감에 빠져 있을 수밖에 없다. 여러 모로 문제적이다. 작가 자신부터가 꿈도 희망도 없었던 성격으로 보인다.
손창섭은 6.25 전쟁 중이던 1952년, 김동리의 추천으로 등단했으나, 후에 돌연 작가활동을 중단하고, 일본에 건너가 일본 여성과 결혼해 귀화했다고 하는데, 한국 문단에 회의를 느꼈다나 뭐라나.
사실 원래 소학교 졸업 이후 고학을 하면서 만주를 거쳐 일본 유학 생활을 했고, 그러면서 부인을 만나 결혼을 했다. 해방 이전에 이미 일본인 부인과 결혼을 해서 자식까지 낳았고, 8.15 광복 이후 귀국하여 38선을 넘나들며 미군 구타죄로 범죄자가 되었다가 고향 평양에서는 반동(...)이 되는 등의 변화무쌍한 삶을 살았고, 1948년 다시 월남해 2년 뒤 전쟁이 터지자 부산으로 넘어온 아내와 기적적으로 만나 다시 생활을 시작했다. 4.19 혁명과 60년대를 거치며 문학활동을 하다가, 등단 20년만인 1973년에 다시 일본으로 가서 1998년에 귀화했다. 동네 공원에서 쓰레기를 주우며 자신의 글을 프린트해서 나눠주는 옆집 할아버지처럼 여생을 보냈다.
도일에 대해 루머가 많았는데, 그 중 '한국에 대해 환멸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루머가 가장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워낙 염세적인 그의 작품 때문에 생긴 루머인 듯하다. 하지만 이는 2009년 손창섭의 아내 치즈코가 '일본에 나가 살겠다며 2년 먼저 떠나온 자신을 따라 홀연히 현해탄을 건너왔을 뿐' 이라고 부인했다. 단순히 측근의 해석으로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거의 25년 동안 한국 국적을 유지하다가 1998년 일본의 외국인 등록법 때문에 번거로워서 어쩔수 없이 귀화했다는 걸 보면 아내의 이 증언은 신빙성이 높다. 게다가 귀화 이름이 우에노 마사루上野昌涉 (성은 아내의 성을 따랐다. 본의 아니게 데릴사위가 된 케이스.)인데 저 마사루昌涉가 한국 이름인 '창섭' 의 한자와 동일하다. 아예 뿌리를 거부했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자전적 소설로 알려져 평단에서도 주목이 많았던 소설 '신의 희작'에 대해서 부인인 치즈코 여사가 손창섭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종래의 설에 대해서 완전한 허구의 창작이라고 언급을 하기도 하였다. '신의 희작'에서 주인공인 S는 소년 시절 어머니의 외간 남자와의 정사 장면을 목격하고 그 충격으로 야뇨증에 걸리는 이상 증세를 보였고, 어머니의 가출로 야생적으로 자라나는 반항기를 거쳐 일본인 친구의 여동생을 강간하고 살림까지 차리는 문제적 인간으로 그려지고 있다. 소설에서 S의 아내 이름이 치즈코인 점에서 이 소설은 자전적 소설인 것이 정설로 취급되어 왔었고, 손창섭 문학의 전반적인 연구에서도 중요한 자료로 취급되어 왔었다. 그러나 치즈코 여사의 증언에 따르면 실제 손창섭의 어머니는 청상과부로 있다가 젊은 나이에 재가하였고, 손창섭은 할머니 손에 의하여 자라났다고 한다. 소설에서 S는 성도착 증세가 있는 폭력적인 인간으로 나타나지만 실제 손창섭은 내성적인 성격의 애처가라고 한다.
2010년 6월 23일 향년 88세로 별세했다. 방민호 서울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2010년 6월 23일 오후 11시 23분께 지병인 폐질환이 악화돼 도쿄 무사시노 다이 병원에서 운명을 달리했다고 한다. 유골은 니가타 현에 있는 절에 안치되었고, 부인에게는 "그 동안 잘 대해줘서 고맙다"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작가의 삶의 이력과 부인의 역할을 고려할 때 참 구구절절한 유언이다. 그의 대표작 잉여인간으로 인하여, 부고기사에 잉여들이 몰려들어 한편으로는 애도의, 한편으로는 원망의 댓글질을 했다. 일종의 고인드립으로 자제해야 할 일이었지만.
문단에 들리는 말로는 그가 죽기 며칠 전 한 기자가 그를 찾아갔는데 동네의 노인분께 혹시 손창섭이 아니냐고 묻자 나는 아니다, 이 근처에 있다는 말을 했다. 잠시 뒤 다른 분께 물어보니 방금 말한 그 노인이 바로 손창섭. 기자는 다시 그를 찾아가 왜 부인하셨는지 묻자 몸 상태를 이유로 몇일 후 다시 찾아오기를 권했는데... 그 며칠 사이 손창섭은 타계했다.
2 대표작
- 비오는 날 : 6.25 전쟁 당시의 빈민층인 동옥과 동욱 자매의 파멸을 그려낸 단편 소설. 고등학생의 경우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용 지문으로 접하는 경우도 있다. 제목에 걸맞게 소설이 참 질척질척하다.
- 잉여인간
- 인간동물원초 : 교도소 내 죄수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 충격적인 미트스핀과 함께 결말을 맞는다.
- 신의 희작(戱作) : 어려서 어머니에게 버림 받은, 가난하고 고통스런 환경 속에서 폭력적으로 살아 온 주인공의 삶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소재와 서사가 꽤나 충격적인, 가히 손창섭 최고의 문제작이라 할 만한 작품. 주인공의 이름을 '손창섭'이라고 적는 통에 아주 오랫동안 '자전적 소설이냐, 아니냐'로 논쟁을 불렀던 작품이나, 자전 소설이 아님이 밝혀지면서 이 논쟁은 종식되었다.
- 길
- 인간교실 : 여섯번째 장편소설. 1960년대를 시대배경으로 한 가정사와 인간 욕망의 단면을 파고든 작품이다. 작품내내 내밀한 욕구와 현실이 부딪치며 생기는 갈등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다만 여러 사람들이 모두 접하는 신문에서 연재되었던 소설이라 그런지, 강렬한 충격성이나 극도의 암울성은 배제되어있다. 오히려 통속적이고 자극적인 재미에도 충실한 흥미로운 작품. 작품내내 전개되는 주인공의 위선적이면서도,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만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것이 바로 사람이구나, 느껴지게 만드는 주인공의 행동에 알게 모르게 동조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 장님 강아지 : 손창섭이 1950년대에「새벗」에 발표했던 7 편의 단편동화를 모은 동화집이다.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들을 엮은 단편집이며, 주로 불우한 가정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아이들, 동물과 친구들과의 우정, 가족 간의 사랑 등의 테마가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