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아나 존스: 아틀란티스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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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na Jones and the Fate of Atlantis

역대 어드벤쳐 게임 최고 명작 중 하나

영화 인디아나 존스를 바탕으로 루카스아츠에서 1992년 출시한 어드벤쳐 게임.
1989년에 나온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의 후속작이다. 제대로 따지자면 시리즈 2편에 해당하지만 전작이 흔히 '인디3'라고 불렸기 때문에 이쪽은 '인디4'로 통한다. 그때문에 영화판 인디아나 존스 4편과 혼동이 되어서인지 실제 영화판 4편이 나오기 전까지 이 게임을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 4편으로 치는 사람들이 많았다.

원래 영화화를 염두에 둔 시나리오로 만들어졌다는 소문이 꽤 오랫동안 돌았었는데, 그건 개발 초기단계의 이야기이고 제작 도중에 몇번인가 갈아엎으면서 영화와는 관계 없는 완전 오리지날 스토리로 만들어졌다. 인디아나 존스의 효도 관광 같은 4편보다 이 쪽이 훨씬 더 재미있다.

첫 출시 당시에는 2HD 5.25' 디스켓 6장으로 발매했지만, 1년 뒤인 1993년에 음성지원이 추가된 CD-ROM 버전으로 다시 나왔다. 이 CD 버전은 플로피디스크 버전에서 불법복제 방지용 암호 퍼즐을 삭제한[1] 대신 성우를 기용해 모든 대사를 녹음한 루카스아츠에서 만든 두번째 풀 음성지원 게임이다.[2] 몸값 비싼 해리슨 포드를 성우로 데려다 쓸 수가 없었기 때문에[3][4]더그 리라는 성우가 인디아나 존스의 목소리를 담당했는데 상당히 그럴싸하다.

게임의 진행은 킹스퀘스트나 전작 최후의 성전의 시스템과 거의 유사하다. 배경으로 주어진 각 스테이지에서 특정한 커맨드(사용하기, 밀기, 당기기, 줍기, 대화하기, 주기, 열기, 닫기, 보기의 총 9가지)를 사용하여 오브젝트를 활성화 시키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전작과는 다르게 파트너가 추가되었으며 커맨드의 종류도 전작의 12개에서 보다 핵심적인 것만을 추려낸 9개로 줄어들었다. 그래픽도 전작보다 훨씬 수려해졌는데, 실제로 출시 당시에는 루카스아츠의 모든 기술이 총동원됐다는 평을 들으며 당시 게임 중 최고의 그래픽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2차 대전이 한창인 1939년에 인디아나 존스는 고대 아틀란티스의 유적에서 출토된 기이한 조각상을 얻는다. 그 조각상에는 오리칼쿰이라고 불리는 특이한 구슬이 숨겨져있었는데, 이 오리칼쿰은 아주 작은 모양의 구슬이지만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에너지를 품고 있었다. 단 하나의 오리칼쿰이 거대한 배나 수십 대의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을 정도의 동력을 제공하는 것을 알아낸 나치는 오리칼쿰을 얻고, 나아가 아틀란티스의 유적을 찾기 위해 클라우스 커너를 필두로 한 추적단이 출격한다. 나치의 음모를 알아챈 인디아나 존스는 과거 자신의 조수이자 애인이었던 소피아 햅굿과 함께 나치스의 야망을 저지하고자 모험에 나선다.

출시 당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으며 당시 유행하던 인디아나 존스의 열풍에 기름을 끼얹은 작품으로 평가된다. Dragon Magazine(TSR.INC, 1993)에서 별 다섯개, Commodore Users(1993.1)에서 90%, Amiga Format(1993.2)에서 92%의 높은 평가를 받았으며 그 인기에 힘입어 그때까지의 어드벤쳐 게임 최고 명작인 원숭이 섬의 비밀1의 기록을 제치고 만다. 지금까지도 당대의 고전 어드벤쳐 게임 중에서 명작을 꼽으라면 원숭이 섬의 비밀2와 함께 항상 거론되는 작품으로, 그 인기는 2009년에 복각판으로 재발매 된 것이 증명하고 있다. 이 복각판은 93년 발매된 CD-ROM 버전 기반으로, 등장하는 인물 모두의 대사를 녹음한 음성 데이터가 추가된 버전이다. 오브젝트에 클릭하면 나오는 인디의 혼잣말조차도 음성 지원으로 재생되는 것을 듣다보면 이 버전이 첫선을 보이던 당시에 이 게임을 즐기던 사람들이 느낀 충격과 루카스 아츠의 쩔어주던 위엄이 어느 정도였을지는을 말할 필요가 없다. 이 버젼은 스팀에서도 구할 수 있다.

초반 어느 정도 지나고 나면 게임 모드를 선택하게 되는데, 소피아와의 팀플레이를 중시하는 '팀 패스'(소피아와 동행이 가능한 건 이것뿐.), 인디 혼자서 모든걸 다 풀어야하는 '재치 패스', 머리보다 몸싸움으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는(퍼즐 난이도가 다른 두 패스에 비해 무척 낮지만 그렇다고 마냥 쉬운 것은 아니다.) '주먹 패스' 셋 중 하나를 선택한다. 어떤 패스를 선택해도 스토리는 거의 비슷하지만 퍼즐을 푸는 방법과 아이템을 얻는 시점 등이 바뀐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대화로 상대방을 설득해 진행하거나, 퍼즐을 풀어 다른 길로 진행하거나, 아예 싸움을 걸어 쓰러뜨려 진행할 수 있다. 대화로 설득하는 것이 가장 어렵고, 싸움이 가장 빠르지만 싸움 거는 것도 대화를 걸어 도발 해야하므로 영어를 잘 모르던 당시 많은 게이머들을 좌절시켰다. 싸움은 전작 성배를 찾아서 초반부에 등장한 권투 시스템과 똑같다. 한 가지 팁을 쓰자면 싸움이 붙었을 때, Insert키를 누른 채 주먹을 날리면 어떤 상대든지 한 방에 뻗는다. 일종의 치트키이며 두 명[5]을 제외하고는 모두에게 통한다. 단, 이 치트키는 DOS기반 버전에서만 적용되며 복각판에서는 적용되지 않으므로 주의.

전작인 인디아나 존스: 최후의 성전에서 도입된 IQ시스템도 건재하다. IQ시스템은 어떤 문제를 풀 때, 대화로 상대를 설득한다든가의 지능적인 방법으로 진행하면 IQ점수가 올라가고, 무식하게(…) 두들겨 패면서 진행하면 점수가 안 오르거나 오히려 떨어지는 시스템이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일종의 스코어 개념이고 1000점 만점이다. 한번 게임을 한 걸로는 절대 만점을 받을 수 없다. 첫 플레이에는 대부분 높아봐야 800점 전후. 세가지 패스를 모두 다 플레이해야만 하고 그것도 가능한 최상의 방법으로 통과해야 하므로 만점을 받기는 아주아주 어렵다.

다만, 이건 한번의 플레이에서 높은 IQ 점수를 얻기가 힘든거지 게임 진행 자체가 힘든게 아니다. 게임 난이도 자체는 영어를 잘 몰라도 영-한 사전 한권만 있으면 충분히 클리어 할수 있는 정도. 가끔 현대에는 잘쓰이지 않는 사어(死語) 수준의 단어[6]나 학교에서 잘 가르쳐 주지 않는 단어[7]가 튀어나오긴 하지만 이런 단어들도 사전 뒤져보면 다 나온다. 그리고 인디 영화, 게임 시리즈가 그러하듯 농담이나 웃기는 상황이 매우 많이 나온다. 실전 영어 회화 공부에도 도움이 되는 편.

물론 어드벤쳐 게임류가 다 그렇듯 진행에 필요한 힌트가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주인공의 혼잣말이나, 지나가던 엑스트라와의 대화 내용안에 포함된 경우가 많아 대사 읽기 귀찮다고 휙휙 넘겨버리면 엄청 해매거나, 세이브/로드를 반복하며 선택지를 하나하나 찍어보는 노가다를 하게 되니, 사소한 것 같은 대화라도 잘 읽어가며 진행해야 귀찮은 일을 피할수있다. 잊지 않아야 할 게 이건 DOS 시절의 옛날 게임이다. [8]

세개의 스톤 디스크를 이용한 퍼즐도 대부분 '플라톤의 읽어버린 대화(Platon's Lost Dialog)'를 잘 읽어 보면 쉽게 풀수 있는 수준이라, 게임의 체감 난이도는 플레이어가 '이미 주어진 힌트를 얼마나 잘 기억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메모 해 가면서 풀면 그리 힘들지 않다.

여담으로, 당시의 게임으로선 드물게도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소피아 햅굿과 인디애나 존스의 생사가 갈리는 멀티 엔딩을 볼 수 있다. 어느 엔딩이나 배경 음악은 당연히 그 존 윌리엄스의 인다아나 존스의 테마이다.
  1. 플로피 버전에선 실행시마다 패키지에 포함된 스톤디스크모양의 암호표를 맞춰 답을 입력해야 했지만 어차피 정품 CD가 있어야 실행이 가능한 ROM 버전에서는 이 기능이 필요 없었기 때문. 당시는 CD-RW커녕 5.25인치와 3.5인치 플로피 디스크가 주력 저장매체이던 시절이니 어찌보면 당연한 생각이다.
  2. 전작은 인데, 게임의 모든 대사를 CD 오디오로 수록하는 무리수를 두다가 망했다.
  3. 당시는 헐리우드가 본격적으로 게임업계와 제휴하기 전이다.
  4. 해리슨 포드는 하다못해 TV 스페셜인 영 인디아나 존스에서의 게스트 출연도 스타워즈 홀리데이 스페셜때의 악몽 때문에 출연을 고사했을 정도였다.
  5. 아틀란티스 지하 유적에서 만나는 싸움꾼 병사. 주먹을 아예 중간에서 가드해버리는 유일한 인물이다. 다른 한 사람은 주먹 패스를 선택했을 시 크레타 섬 동굴 안에서 만나는 거구의 빡빡머리 병사. 이 캐릭터는 영화 시리즈에서도 매번 적으로 등장해 인다와 싸우다 패해 죽는 그 거한이 분명하다.
  6. 이는 해당 작품의 배경이 1940년대라 옛날 분위기를 내기 위해 일부러 사용한듯 하다.
  7. Alas 같은...
  8. 애초에 어드벤처 게임하면서 대사 스킵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이런 사람이 은근히 많다. 랜덤으로 위치가 바뀌는 목적지를 NPC와 나누는 대화로 힌트를 얻어 찾아가게 되어 있는 부분에서 대사를 휘리릭 넘겨버리고 도대체 어디냐고 성질을 버럭버럭 낸다든가...주로 근래의 클릭 위주 액션 어드벤쳐에 익숙한 게이머들이 대화 위주의 클래식 어드벤쳐 게임을 접할 때 이런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