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옥

한국의 여자 배드민턴 선수. 한국 여자 배드민턴을 이끌 차세대 기대주였지만, 부상으로 인해 결국 꽃을 피우지 못한 불운한 선수이기도 하다.

1977년 2월 9일생이다. 고향인 김제에서 배드민턴을 배운 후, 전주성심여고 재학 시절인 1994 히로시마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의 단체전 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하면서 스타로 떠올랐다. 그리고 이 대회에서 여자 복식을 우승하면서 일약 새롭게 떠오르는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가장 어린 나이인 만 17세에 거둔 성과이기 때문에 더욱 주목받은 것이다.

아시안 게임 이후, 여자 복식 결승전 상대였던 길영아와 호흡을 맞춰 세계 배드민턴의 여자 복식을 평정하기 시작했다. 1995년 세계선수권 우승과 가장 권위있는 대회 중 하나인 전영오픈 우승으로 일약 강호로 부상한 것. 이 때 나이도 고작 만 18세에 불과하다. 작은 체구지만, 파워풀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노련한 길영아와 짝을 이뤄 세계적인 조합으로 성장한 그녀의 유일한 걸림돌은 바로 부상.

늑골 부상으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직전까지 치료를 받아야 했고, 부상에서 회복되어 올림픽에는 정상적으로 출전했다. 여자 복식에서 승승장구하며 결승까지 올랐지만, 정작 결승전을 앞두고 부담감에 짓눌려 경기 전 날 잠을 자지 못하면서, 컨디션 난조로 결승전에서 0-2, 두 세트 통틀어서 겨우 10점 밖에 못 뽑은 대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그래도 남들은 따기 어렵다는 올림픽 은메달을 만 19세에 땄기 때문에 기량을 더 쌓고, 노련미가 더 해지면 세계 무대를 제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길영아의 은퇴 이후, 여러 선수들과 호흡을 맞추다가 최종적으로 여자 복식은 라경민, 혼합 복식은 유용성과 짝을 이루면서 세계 무대에 다시 나가는가 싶었는데, 기어이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1997년에 발목에 중상을 입으면서 공백기를 가졌고, 공백기가 끝나고 컴백한 1998년에는 라경민과 짝을 이뤄 스웨덴 오픈 우승, 전영오픈 준우승을 일궜지만, 1998 방콕 아시안 게임을 앞두고 골반이 어긋나는 중상을 입으며 결국 국가대표에서 빠지게 되었고, 그 뒤로 국가대표로 돌아가지 못했다.

그래도 실업 무대에서는 선수로 뛰었지만, 국가대표까지 뛰기에는 부상이 너무 심했다. 부상만 아니었다면, 좀 더 길게 전성기를 가졌을 것이 확실한 선수였기 때문에 많은 아쉬움을 주는 선수. 2012년 현재는 전북은행 여자 배드민턴 팀의 코치로 뛰고 있다. 2009년까지 간간히 전국 체전에는 출전했지만, 2010년 이후로는 완전히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