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르주 심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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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그레의 상징인 모자와 파이프를 착용한 사진.

Georges Simenon

벨기에의 소설가. 1903~1989. 쥘 메그레를 주인공으로 하는 추리소설인 메그레 시리즈로 유명하다.

1919년 아버지의 병환으로 16살의 어린 나이로 기자가 되고, 기자 일을 하면서 틈틈이 소설을 써 1922년에 본격 작가로 데뷔. 파리에서 20여개의 필명으로 소설을 쓰며 인지도를 키웠다.

메그레 시리즈는 1929년에 구상하기 시작해 1930년 메그레를 주인공으로 하는 단편 '불안의 집'을 발표한다. 이후 꾸준히 메그레 시리즈를 써내어, 결국 장편, 단편 합쳐서 총 103편이나 되는(…) 메그레 시리즈를 쓰며, 전 세계적으로 5억권이 넘게 팔려나간 메가 히트작이 된다. 메그레는 60편 이상의 극장용 영화와 300편이 넘는 텔레비전 영화로도 만들어져 셜록 홈즈, 아르센 뤼팽과 더불어 세계적인 캐릭터가 된다. 참고로 메그레 시리즈 영화들 중에는 프랑스의 거장 장 르누아르가 찍은 작품도 있다. 메그레 역으로 가장 유명한 배우로는 장 가방이 있다.

당대의 작가들도 두루 인정한 뛰어난 작가다. 그것도 어니스트 헤밍웨이, T. S. 엘리엇, 알베르 카뮈, 발터 베냐민 추켜세운 이들만 해도 ㅎㄷㄷ. 카뮈는 아예 자기 작품인 이방인이 그의 소설이 아니었으면 그렇게 써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외에도 작가로서 특기할 만한 점들이 몇 가지 있는데, 하나 같이 글쓰는 입장에서는 부러워 죽을 것들뿐이다. 우선 위에서 설명한 대로 엄청난 다작을, 그것도 엄청난 속도로 해치웠는데 거의 질이 떨어지지 않고, 심지어 걸작 소릴 들을 만한 책들을 줄줄 썼다는 점도 기겁할 만한데, 그게 끝이 아니다.(...) 1930년대가 추리소설의 황금기였다고는 하나, 이중 문학적인 성취까지 얻어낸 경우는 거의 드문데, 심농은 그러한 평가를 얻어낸 그 극소수에 속한다[1]. 당대 사람들이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탁월하게 당대 프랑스 사회 속 '인간'을 그려냈다는 평가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작가로서의 일종의 '벽'을 체감하게 되자, 질질 끌지않고 작가생활을 청산했다.

그의 추리소설의 특징으로 얘기되는 것은, 지문이나 벽의 흔적 등 물질적 증거에 집착하지 않고, 인물의 심리 흐름를 좇는 추리 소설이라는 것이다. 엘러리 퀸 같이 사건 현장 주변에 흩어진 여러 물질적 증거를 취합하여 한치의 오차도 없게 날카로운 결론을 내리는 추리 방식과 달리, 메그레 경감의 경우는 그 사건에 관련된 사람들의 성격을 파악해, 그들이 어떤 동기로 사건을 저지르게 되었는가, 하는 심리적 흐름을 따라가는 추리를 하여 범인을 잡아내는 방식이다. 그러다보니 인간성에 대한 깊은 고찰과, 당시 사회에 유행하는 정신적 사조 등등을 섭렵하게 되기에, 위에 나온 것처럼 여러 순수 문학가들과 인문학자들까지 열광적으로 지지하는 작품이 된 것이다.

1955년엔 스위스로 이주하며 1989년 죽을 때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메그레 시리즈는 열린책들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소개되었는데, 야심차게 메그레 시리즈 전집을 내자는 포부로 시작했으나 2012년 시리즈 19편 '메그레'를 마지막으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1. 20세기 역사를 다룬 에릭 홉스봄의 명저 '극단의 시대'에서도 "탐정소설을 진정한 문학으로 전환시킨 유일한 작가"라는 극찬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