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역병

(주문역병에서 넘어옴)

Spellplague[1]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포가튼 렐름에서 발생한 대참사. 포가튼 렐름의 대격변을 일으킨 주범이다.

아오(AO)좀 만나서 개기려다가 살해당한 미스트라 사후 미드나잇이 3대째 마법의 여신이 된다. 근데 그녀마저 전전대와 전대처럼 황망하게 죽어버렸다. 위브의 복잡다난한 구조를 열심히 연구한 시어릭의 도움을 받아 마법의 여신을 죽여버린 것이다.[2]

시어릭이 그녀를 죽인것 까지는 좋았지...만, 그것이 계기가 되어 주문 역병이 발생, 세계전체를 뒤흔들게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위브는 마법의 신이 살해당하면 자동적으로 그 다음대의 신격을 선택하게 된다.[3] 위브 그 자체는 의지라 할 수 있는 것이 있지만 자기 스스로의 조정은 신격을 통해서 한다. 문제는 어떤 이유로 이 위브가 자신을 통제할 대상을 찾는 짓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있다.[4] 여튼 사고가 일어난 당시에는 주문 체계가 어그러지고 마법사들이 죽어나가게 되었다. 모든 마법사는 직, 간접적으로 미드나잇을 통해 위브와 접속해 주문을 썼기 때문이다.[5]

주문 역병은 전차원과 토릴 전체에 대참사를 일으켰는데, 신들조차 무력한 막장 상황이었다. 많은 마법사들이 죽거나 폐인이 되거나 심하면 음차원으로 영혼이 빨려가기도 했고, 신과 성직자의 연결조차 끊겨버렸다.[6]

대륙 하나가 차원 저편으로 사라지고, 몇몇 지역이 바다속으로 침몰하고 화산이 폭발하며 해일이 일어나는 대재해와 함께 마법적인 모든 게 뒤틀리거나 파괴되었고, 주문역병의 푸른 불꽃이 세계 곳곳을 불살랐다. 그야말로 아포칼립스.

심지어 신들도 죽거나 피해를 입었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신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었다. 엘프 만신전, 오크 만신전, 멀호란드 만신전 등 여러 만신전들이 그것을 구성하는 신들의 대량 사망으로 자체적인 만신전을 유지할 수 없어져서 하나로 합쳐졌다.

단, 듀에르가 만신전은 주문 역병 전에 이미 거진 붕괴한 상태였다. 드워프 만신전의 모라딘을 비롯한 드워프 신격들이 듀에르가 만신전의 홈플레인에 우우우 몰려가서 그야말로 정면 맞짱을 떴으며, 이때 딥 듀에라와 라두가가 맞아죽었다. 이 과정에서 드워프 만신전의 몇몇 신들도 딥 듀에라와 라두가에게 참살당했고, 이중에는 그 유명한 브루노의 수호신인 두마토인도 있었다.[7]

한편 이 와중에 드워프 만신전의 아바도르가 모라딘을 배신하고 악한 드워프 만신전을 흡수하려다, 잘 되지 않자 얼른 베인 쪽에 붙었다. 베인 좋은 일만 해준 바보 모라딘 묵념... 고블린 만신전도 완전히 망해서 사실상의 주신이었던 맬글루비예트가 베인의 반신으로 흡수통합되어 버린다. 어떤 의미에서는 신들의 대량 정리 해고. 이 사건으로 인해 포가튼 렐름의 만신전은 하나로 통일된다.

그리고 이때를 틈타 나인헬의 아스모데우스아주스를 죽이고 그 에센스를 흡수해 신으로 등극, 어비스를 엘레멘탈 카오스 차원으로 던져버려 데빌과 데몬의 유혈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또한 포가튼 렐름 3판 말기까지 살아있던 많은 영웅들이 이 시기를 기점으로 무대에서 하나둘씩 퇴장하게 되는데, 엘민스터드리즈트 도어덴 같은 포가튼 렐름의 간판 영웅들은 4판에도 남게 되긴 했지만 그 대신 엄청나게 굴러야 했다.

오히려 네임드 악당들이 많이 살아남았는데, 대부분의 악당들은 자기만 챙기면 그만이었지만, 선한 영웅들은 다른 사람들을 구하려고 주문 역병의 재앙속에서 발버둥쳤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스스로를 희생했고, 사제나 팔라딘 중에는 평생 섬겼던 신이 가장 필요로 할 때 아무 도움도 못되는 참상에 절망하고 신앙심을 버린 사람도 있었다. 그만큼 주문 역병은 사람의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대재앙이었던 것이다. 그로부터 100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주문 역병에 오염된 지역이나 뒤틀린 생명체 등이 남아있다.

결국 희대의 초대형 병크를 보다못한 신들이 연합해서 시어릭을 그의 차원계인 '지고의 옥좌(the Supreme Throne)'에 가둬버렸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였을 뿐이다.

그리고 D&D 4th 포가튼 렐름은 주문 역병으로 뒤바뀐 100년 후의 세상을 무대로 하고 있다. 마법은 주문 역병 이후 10년후에 정상화되었지만 4판 마법 시스템에 적합한 설정으로 변화되었고, 사람들은 대재앙에 의한 피해를 재건하고 슬슬 새롭게 변화한 세계를 개척하려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돈법사에서도 포가튼 렐름 세계관을 D&D 4th에 맞게 정립하기 위해 3판에서 4판으로 넘어가는 '변화의 시기'를 연표와 소설 컨텐츠 등을 이용해 개연성있게 연결하려는 시도를 했다. 단 '말세 지향'이 되었고 기존 분위기에서 너무 많이 바뀌었다는 올드 팬들의 성화에도 일리는 있다. 포가튼 렐름 4판의 테마가 '격변한 세상에 대한 도전'이지 '말세 지향'이 아니라고 하는데, 그 '격변' 자체는 그렇다면 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예전 FRCS는 이런 거 없었어도 모험거리 없다는 소린 나오지 않았다. 분명 마스터들이 좀 더 편해진 건 사실이지만 옛 설정의 팬들에게 나름대로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는 건 사실이며, 돈법사 측에서 최종적으로 확정한 설정이 다른 모든 얘기들을 압도할 수도 없다. 이는 룰 북에서 여러 차례 반복되어 나오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5판이 나오는 지금에 와서는 대체로 온라인 게임 뉴시즌마냥 극변시켜버린 4판의 대격변 방식은 포가튼 렐름에서는 무리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 4판 자체가 딱히 못 만든 건 아니다. 네버윈터 캠페인 등을 포함해 몇가지 컨텐츠는 훌륭한 퀄리티를 자랑한다.

다만, 포가튼 렐름의 컨텐츠는 20여년에 걸친 역사 동안 쌓아온 매력의 결정체이다. 3판까지 유지해온 그런 인기요소, 신, 인물, 장소 등이 모두 개연성 있게 정리된 것도 아니었고, 느닷없이 주문 역병으로 파멸했다, 사라졌다, 날아갔다, 없어졌다, 죽었다식으로 칼질한 데다 정작 그동안 포가튼 렐름이 쌓아온 매력에 대대적인 손질을 가했으면서도 더욱 매력있다는 느낌을 팬들에게 주는 데는 실패했다.

엘민스터 소설 시리즈의 저작자이자 포가튼 렐름 최초의 마스터인 에드 그린우드나 살바토레 같은 포렐 세계관에 노련한 시나리오 라이터들과 제대로 조율을 못한 것도 설정이 삐그덕대게 만든 원인. 실제로 에드 그린우드 이 양반은 아무리 제작사가 강요해도 D&D 4판의 마법이나 아이템 설정 같은 건 자기 소설에 도입하지 않으면서 악착같이 개겼다. R.A 살바토레는 대체로 따라준 편이지만 덕분에 드리즈트 사가는 상당히 암울한 이야기가 되었다. 계약 포기하겠다고 극단적으로 나오는 작가들도 있었다고 한다.

결국 판매량이 돈법사 기대만큼 안 나온건지 씁 어쩔 수 없지하며 5판에서는 미스트라도 부활시키고 예전 분위기로 회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반쯤은 흑역사가 된 셈. 새로운 유저 유치하겠다고 이전 유저들 무시해서 제대로 되는 경우가 없었지

5판이 준비되면서 나온 더 선더링(The Sundering) 6부작에서는 마침내 주문 역병이 끝나고, 위브가 돌아오는 모습이 그려진다. 할펠 가문의 터전인 롱새들에서는 주문 역병 이후에 마법을 배운 마법사들이 주문 역병 이전의 마법을 새로 배우고 있다고.
  1. 띄어쓰지 않는다.
  2. 여기에는 그림자 위브를 다루는 샤가 마법의 여신자리까지 꿀꺽하려는 뒷계산이 있었지만, 이 주문역병 사태로 샤는 오히려 그림자 위브를 통솔할 힘까지 잃어버렸다.
  3. 초대 미스트라가 카서스의 삽질로 인해 위브가 엉키자 위브의 회복을 위해 자살했다. 일종의 초기화. 그렇게 회복된 위브는 어느 산골 소녀(농부의 딸)를 선택해 신격으로 만든다. 이 선택받은 소녀가 바로 2대 미스트라.
  4. 사실 이것은 돈법사의 이유로써, 마법의 신격을 없애서 신격 인플레를 방지하고자 한 의도에 있었다. 하지만 이건 세계관 외적 이유고, 세계관 내적으로 본다면 그냥 위브가 예전처럼 마법의 신격을 만들 필요를 느끼지 않고 있는 게 이유다.
  5. 4.0에서는 이제 직접 위브와 접속하여 주문을 사용한다.
  6. 스자스 탐은 한창 싸우던 도중에 주문 역병 때문에 들고 있던 아티팩트가 폭발하고, 푸른 불꽃을 뒤집어 써 대부분의 힘을 잃어버린 채로 간신히 도망갔다.
  7. 아무리 생각해도 여기서 보듯, FRCS 4.0의 신격 정리 해고는 대단히 무리한 감이 있다. 돈법사는 팬들이 항의해도 정리 해고는 하지 않을 거라고 디자이너 언급을 통해 말하지만, 그건 그냥 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