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도

히노 히데시의 만화. 국내에도 시공사를 통해 정발되었다. 1982년 일본에서 출간되었다.

히노 히데시라는 만화가를 단적으로 표현하는 만화이며 그의 만화 중 서구권에서 가장 높은평가를 받는 작품이기도 하다.(2005년 앙굴렘 국제 만화축제 작품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

실생활에서는 '호시노 야스시'라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대중에게는 공포만화만을 그리는 이상한 만화가 '히노 히데시'로 인식되는 것에서 비롯된 정신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와중에[1]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동생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자 만화가를 은퇴하려 했던 히노 히데시가 '은퇴 전 마지막으로 내 모든 것을 쏟아부어 후회없는 작품을 남기겠다.'라는 각오로 1년여에 걸쳐 만든 만화이다.

만화의 주 내용은 (히노 히데시 자신의 분신으로 보이는[2]) 화가의 자전적인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신의 살점을 베어내어 피를 묘사하는 물감으로 쓰고 최근 만드는 대작을 위해 대량의 피가 필요해져서 매일 매일 염산을 마셔서 피를 토하는 기괴한 도입부라든가 중간중간 보여지는 군국주의와 원폭에 대한 광기의 묘사.[3] 마지막의 너는 죽는다!라고 외치며 독자를 가리키는 장면 그리고 클라이막스의 파노라마 적인 연출 등 가히 히노 히데시의 최고작이라 불릴 만한 수작이다.
  1. 지옥도 후기에서 "당시 내 일상은 마음속에 있는 것을 쏟아내기 위해 공포만화를 그리고 공포만화를 그리는 것으로 인해 마음속에 또 응어리들이 생기고 그것을 토해내기 위해 다시 공포만화를 그리는 것의 반복이었다. 그런 와중에 나의 대인관계에서 견딜 수 없는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그 때 나는 '더 이상 히노 히데시를 <연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했다."라고 적혀있다.
  2. 작중에 등장하는 주인공이 태어난 곳이 1946년 만주라는 것과 할아버지가 야쿠자였으며 등에 커다란 뱀 문신이 있었다는것, 아버지가 도축장에서 일했다는 것 모두 실제로 히노 히데시 자신의 가족사와 일치한다고 한다.
  3. 참고로 히노 히데시는 만화가 이현세와 친하고 한일 공동집필 앤솔로지 해협 저편에서에 참여하는 등 전반적으로 극우적인 정치성향을 가지고 있는 일본의 중견 만화가들 중에서는 그나마 친한파적인 인물로 꼽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