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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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질병분류기호(ICD-10)K85, K86.0–K86.1
진료과내과
관련증상
관련질병

膵臟炎, pancreatitis

1 자가 진단

왼쪽 갈비뼈가 끝나는 부분이 심하게 아프면 무조건 내과에 가 보자. 심플하지만 듣는 게 좋다

2 병의 원인

본디 췌장(이자)에서 만들어지는 소화효소는 소화작용이 없는 비활성상태로 분비되어 소장에서 비로소 활성화되어 소화작용을 하게 된다. 하지만 어떠한 이유로 소화효소에 의해서 췌장 스스로 소화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췌장염이라고 한다.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으나, 담석 등에 의해 담관이 막히면서 췌장에서 나오는 소화효소가 역류하면서 췌장 내에서 활성화 되는 것과, 췌장 세포가 알코올 등에 의해 손상되면서 소화효소가 주위 조직으로 새어나가버리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전자의 경우 여성에게서 많으며 어릴 때부터 췌장염에 고생한 사람 역시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물론 남자는 보통 후자의 경우, 쉽게 말해 술 때문이다.

그 외에 신장이식 시 (2009) 발생하기도 한다. 이식의 1~7%에서 발생하며, 이식 시 발생하면 절반 이상이 사망한다.

3 분류와 치료

췌장염은 그 양상에 따라서 급성췌장염과 만성췌장염으로 나뉜다.

3.1 급성 췌장염

Acute Pancreatitis

급작스럽게 췌장의 자가소화가 일어나는 경우로, 엄청난 고통이 지속적으로 오는지라 그 통증 때문에 쇼크사 할 수도 있다. 팔팔하던 사람[1]도 한방에 훅 갈 수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걸어 들어가서 관에 실려나오는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고통이 지속되는 기간은 보통 일주일 가량이며 고비도 일주일 정도인데, 치료 방법은 사실상 굶는 것뿐이며[2] 고작해야 진통제로 고통을 경감시키는 정도 외에는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다.[3] 치료기간 동안 몸 상태 체크하고 진통제 놔 주는 게 다인지라 환자와 의료진과의 갈등이 많은 질환이기도 하다.

급성췌장염의 치료기간은 개인차가 심한데, 1주일 정도의 치료로 호전되는 경우도 있으나 낭종 등 합병증이 있을 경우에는 몇 달까지 길어질 수 있다. 금식 기간의 경우 3~4일 정도에서부터 심하면 한 달 넘게 금식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복통이 사라지고 공복이 느껴지면 그때부터 차차 식사를 진행한다. 금식 기간이 끝난 후에 미음, 죽 순으로 점차 음식을 먹게 되는데 먹게 된 후 다시 아플 경우 다시 금식해야 한다. 퇴원 이후에도 과식은 물론 기름진 음식, 맵고 짠 음식을 경계해야 하며, 결정적으로 평생 금주다.

음주 외에도 담석이나 교통 사고로 내장이 손상된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으며, 아예 원인 자체가 불명인 경우도 전체의 30%나 된다. 그만큼 섬세한 기관이라는 것.

췌장염이 경미할 때는 췌장이 붓는 정도이고, 췌장액이 췌장을 싸고 있는 췌장막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는다. 하지만 췌장염이 심한 경우에는 췌장막 밖으로 췌장액이 새어 나가 주변 조직을 녹이고 흘러나온 췌장액이 물주머니를 만들기도 한다. 이 물주머니를 가성낭종(pseudocyst)이라고 부른다. 이 물주머니는 저절로 사라지기도 하지만 일정 기간 후에도 없어지지 않거나, 농양 혹은 출혈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면 치료를 해 주어야 한다.

3.2 급성 췌장염의 재발

재발률은 높은 편인데, 특히나 알코올성 췌장염의 경우에 술을 끊지 못하고 다시 마셨다가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술 못 끊어서 열 번 넘게 다시 병원을 찾았다는 경우도 있다고. 재발률에 있어서는 개인차가 큰 편인데, 어느 정도 조절하며 마시면 괜찮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정말 조금 마셨는데도 다시 실려오는 사람이 있다.[4] 사실 어느 정도가 적절할지 누구도 확신할 수 없는 데다가 한 잔이 반 병 되고 반 병이 한 병 되면서 재발하기 십상이기에 엄밀히 말하면 무조건 금주하는 것이 원칙이다.

3.3 합병증

  • 급성 신부전을 동반 : 6~30% 확률로 발생한다. 급성신부전이 동반된 급성췌장염의 원인 질환으로는 담도계 질환과 과음이 가장 많은 원인이지만 고지혈증, 신장 이식 후 면역억제제 사용의 보고도 있다. 급성췌장염에 합병된 급성신부전의 특징은 췌장염 발병 초기부터 발생하여 진행이 빠르고, 핍뇨성 신부전 양상이며, 현저한 고요산혈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급성췌장염에 동반된 급성신부전의 사망률은 33.3%에서 90%까지 다양하게 보고되며, 급성신부전이 없는 급성췌장염의 사망률보다 훨씬 높고, 신부전 자체보다는 패혈증, 쇽, 출혈 등이 주요 사망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사례에서는 사망률이 80%를 넘어선다고 보고하였다.[5]
  • 급성췌장염에 췌장 가성낭종이 합병
췌장의 가성낭종은 대개 급성췌장염 시작 1~4주 후에 나타나는데 조직, 액체, 조직파편, 췌장효소, 혈액 등으로 이루어지며 급성췌장염 환자의 15% 정도에서 나타난다. 췌가성낭종의 90%는 췌장염에 의하며, 10%는 외상에 의하여 발생한다. 췌장 가성낭종의 25-40%가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췌장 가성낭종 환자가 낭종이 안정되고 합병증이 없으며 초음파 추적관찰상 감소하는 경우에는 괜찮다. 그러나 낭종의 크기가 커지거나 파열, 출혈, 농양 등의 합병증이 있을 때에는 수술을 시행한다.
수술을 시행할 때는 무균성인지 감염성인지에 따라 갈린다. 무균성 만성 가성낭종은 초음파나 CT를 보면서 침흡인술이나 도관을 이용한 지속적인 배액술로 치료할 수 있으며 성공률은 45~75% 정도이다. 도관을 이용한 배액술로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 수술이 필요한데 내부 또는 외부로의 배액술을 시행하게 된다. 만약 가성낭종이 감염되어 있는 경우에는 성공률은 40~50% 정도로 낮다.

3.4 괴사성 췌장염

Necrotizing pancreatitis

증상은 급성 췌장염과 비슷하나, 췌장 조직의 괴사 및 출혈이 생겨 훨씬 심각한 상태이다.

췌장의 가성낭종뿐 아니라 췌장 자체에 혈액 순환이 안 되어 췌장 실질 조직이 썩는 경우(괴사, necrosis)도 있다. 이러한 합병증이 초래되면 사망의 가능성도 있다. 심한 경우 호흡부전을 유발하여 사망하기도 한다. 그래서 중증의 급성 췌장염은 내과 질환 중에서도 사망률이 10-15%에 이르는 매우 위험한 질환으로 여겨진다.

복부 CT 결과 조영제에 의한 음영 증가가 나타나지 않고, 췌장 조직 및 주변부의 부종이 관찰된다. 또한 췌장 내에서 염증 반응이 관찰되며, 주변의 액체가 모여 있는 양상을 보인다.

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은 괴사된 조직을 제거하고 복강 세척을 한 후 배액관을 설치한다. 그 위치도 워낙에 여러 장기 사이에 쑤셔져 있는지라 수술 난이도도 어렵다.

3.5 만성 췌장염

Chronic pancreatitis

급성췌장염이 계속 재발되면 만성췌장염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손상으로 인해 췌장 조직이 사실상 죽어버린 상태[6]인지라 정상으로 돌이킬 수 없다. 소화효소를 생성하는 기능 자체가 손상되어버린지라 소화가 힘들게 되며, 급성만큼의 통증은 없지만 지속적인 통증이 오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어렵게 된다. 당뇨병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지속적인 염증으로 췌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만성 췌장염의 원인은 80%가 술이다. 특히 장기간 많은 양의 음주를 한 사람에서 잘 발생하는데 이 질환 역시 음주에 의한 췌장 손상 정도에는 개인차가 크다. 알코올이 어떻게 췌장 세포에 영향을 미쳐 초래되는지에 관하여는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단지 급성 췌장염과는 달리 췌장 세포가 파괴되는 것보다는 술에 의하여 췌장액 안의 단백질 양이 많아지고 끈적끈적하게 되어 '단백전(protein plug)'을 형성하고, 이것이 췌장 흐름을 방해하여 췌장 세포의 위축과 췌장의 섬유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진행된 췌장의 병변은 급성에서와는 달리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고, 점차 변화가 진행될수록 췌관이 좁아지면서, 췌관 안에 췌석이라고 하는 돌이 생기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췌관의 좁아짐과 췌석은 췌장액의 흐름을 막아 급성 췌장염에서 보는 가성낭종을 형성하기도 한다.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은 임상적으로 구분이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만성췌장염 환자가 음주 후 악화된 경우에는 급성 췌장염의 임상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더욱 구분이 어렵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급성 췌장염과 만성 췌장염은 서로 다른 질환으로 분류되고 취급된다.

만성췌장염의 경우는 극심한 고통을 계속 받고, 설사를 반복하고, 일상생활에 심한 지장을 끼치기 때문에 신체징병검사 5급으로 면제에 해당된다.

4 의학적인 진단

  • 혈액 검사 : Amylase와 lipase 수치가 정상치보다 급증한다. 병이 호전되면 수치가 하락하나, 중증도가 심한 괴사성 췌장염, 췌장 주위 조직의 괴사가 동반된 경우, 췌장 가성낭종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혈청 amylase와 lipase치의 정상화가 지연되었다.
  • 혈액 검사 (Amylase) : 혈청 아밀라아제 수치가 증상 발현 후 2~12시간 만에 증가하여 정상치의 3배 이상이 된다. 아밀라아제는 전체의 절반 정도가 7일 이내에 정상화된다.
  • 혈액 검사 (Lipase) : 혈청 리파아제 수치는 덜 민감하게 증가하며 덜 민감하게 떨어진다. 40% 정도는 7일 내에 정상화되나, 40% 정도는 4주가 넘어서도 정상화되지 않는다.
  • 말초 혈액 백혈구 수, 혈소판 수, 혈색소치, 혈청 칼슘, 알부민, AST, ALT, 알칼리인산화효소, LDH치를 검사하였으나 특이 소견이 없었다.
  • 복부 초음파 검사 : Haddock은 71% 이상의 민감도를 보인다고 하였다. 한 소아과 연구에서는 31명에 복부 초음파를 실시해 29예에서 이상 소견을 얻었다. CT에 비해 비용이 싸고 방사선 노출이 적다는 장점이 있어 감별진단을 위한 첫 검사로 적합하다. 췌장 주위 지방 괴사, 복수, 췌장 주위 액체 저류, 췌종대 등이 나타났다.
  • CT : 췌장 조영이 가능하여 복부 초음파보다 정확하다. 합병증, 괴사성 췌장염, 해부학적 기형 등이 의심될 때 적합하다. 한 소아과 연구에서는 32명에서 시행하여 28예에서 이상이 있었다.

4.1 오진

1995년 판례 중에는 '장파열에 의한 패혈증'을 급성 췌장염으로 오진해 환자가 사망한 경우가 있었다. 환자가 평소에 술을 많이 먹었고 배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해서 그렇게 치료했는데, 알고 보니 복부를 구타당한 것을 환자가 숨겨서 뒤늦게 알아차리게 된 것이다. 재판 끝에 의사가 유족들에게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주었다.

반대로, 실제로는 췌장염인데 위염으로 오진해 치료를 더디게 하는 경우가 있다. 절대 금식을 요구하는 췌장염의 특성상, 오진에 기반해 죽 먹고 제산제 먹으라는 식의 치료를 하다가는 큰일낼 수 있다.

실제로는 췌장염인데 췌장암으로 오진되는 경우도 있다. 개복 수술을 해서 치료를 시도했는데 암이 아니라서 배를 열었는데 그냥 꿰맸다 같은 경우가 생길 수 있다. 이 오진은 그나마 다행이다. 췌장암의 경우 5년 생존률이 5% 이하로 암 중에서도 생존률이 낮기로 악명이 높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진단자체가 어렵고, 암의 진행도 빨라 증상이 생길 즈음에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아 배를 열었는데 (수술이 불가능한 정도라서) 그냥 꿰맸다는 상황이 벌어진다.

췌장암은 담배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술이나 담석의 영향은 확언할 수 없다. 반대로 췌장염은 술과 담석의 영향을 크게 받지만 담배의 영향은 확언할 수 없다. 다른 장기와 달리 췌장염이 췌장암으로 발전하는 것도 아니다. 췌장암의 5년 생존률은 한 자리 수이지만, 췌장염 한 번 발생 시 사망률은 한 자리 수이다. 이렇듯 이 두 병은 많이 다르다.

2007년 6월 22일자 부부 클리닉 사랑과 전쟁 -죽어야 사는 남자- 편에서는 한 가정의 가장이 췌장암 시한부 3개월 진단을 받고 석 달 동안 하고 싶은 거 다 하느라 불륜에까지 빠지다가, 췌장염이 췌장암으로 오진되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그동안 벌려놓은 일들 때문에 가정파탄에 이르는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방영되었다.
  1. 특히 알콜성 췌장염의 경우 매일 술 마시며 놀던 사람이 걸려서 한량병으로도 불린다.(...)
  2. 췌장의 소화액이 스스로를 녹이는 병이기에 소화액을 내뿜지 못하도록 아무것도 먹지 말아야 한다. 물론 그 동안의 영양공급은 링거로 수행한다.
  3. 이미 급성 췌장염이 발생한 환자라면, 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약제가 2013년 현재 없다.
  4. 어떤 사람의 경우 와인 두 잔 마셔서 재발했다고.
  5. 논문(2008)
  6. 간경변과 비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