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Toga. 고대 로마의 전통의상. 로마 남자들의 정장이었다. 반달처럼 재단한 천을 튜닉을 입은 위에 두르는 것이다. 여러 매체에서 '고대 로마' 하면 떠오르는 상징적 아이콘이 된지 오래. 다만 로마에서 시작된 의상은 아니며, 그 시초는 로마 이전의 에트루리아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1]
딱 봐도 알겠지만 작업복이나 군복은 절대 아니다. 순수 평상복. 그리고 어디까지나 남자 전용 이였다. 남자들이 사회생활하며 권위를 세우며 품위를 갖추려 입었다는 점에서 현대인들의 남성복 정장과도 비슷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여자는 스톨라(Stola) 라는 별도의 복장을 입었다는듯. 만일 여자가 토가를 입었다면 매춘부(...)로 여겼다고 한다.
어떤 의미에선 기모노하고 비슷할지도...싶지만 이 옷은 법적으로 로마 시민과 귀족 이상 등급만 입는 것이지 하층민 노예 타민족 등등에게 그딴건 없었다. 이들에게는 튜닉만 입거나 그냥 너덜너덜한 천쪼가리만 허용되었다.
2 특징
원래 토가를 착용하기 전에 내부에 튜닉을 입었기에 의외로 노출도는 많지 않은 편이다. 물론 대부분 로마 관련 영화나 만화에서는 튜닉 없이 토가만 입히지만...
그리고 천을 몸에 몇 번 두르는 복장인지라 위의 그림에 나온것처럼 천의 넓이가 꽤 크고 아름답다. 그리고 단순하게 천을 감으면 끝이 아니라, 착용법이 따로 있으며, 토가에 주름을 주는 방법등 여러가지 지켜야 할 에티켓이 있다. 따라서 혼자는 못입는다고 보면 정상이고, 옷시중을 들 사람이 반드시 필요했다.
여기에 더해서 천을 고정하는 곳이 하나도 없다. 그래서 옷을 고정하기 위해 왼팔에 천의 끝단을 둘러싼 후, 왼팔을 살짝 구부려서 고정한다. 당연히 이렇게 하면 왼팔은 살짝 굽힌 자세를 유지해야 하며, 급하게 움직이면 옷이 저절로 벗겨진다. 따라서 토가를 입은 상태에서는 잘 해봐야 오른팔만 사용할 수 있으며, 무거운 짐을 들거나 빠르게 달리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설상가상으로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운 복장이다. 천을 둘둘 감으니 습기가 많고 무더운 로마의 여름에는 지옥이 따로 없게 되고, 겨울에는 의외로 통기구가 많기 때문에 찬 바람이 술술 들어온다. 물론 돈이 많으면 여름용 얇은 천과 겨울용 양모등으로 토가의 천을 바꾸면 어느 정도 해결되지만, 완전한 해결은 불가능했다.
이렇게 불편한 복장을 하게 된 이유는, 토가를 입으면 자연스럽게 똑바른 자세를 유지하면서 천천히 걸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위엄있게 보인다는 것 때문이었다. 하지만 명예와 위엄을 중시한다는 로마 귀족들도 토가의 불편함에는 진저리를 치던 상태였는지라, 토가는 공식행사용, 대외업무용, 손님접대용 정도로만 사용하고, 집에 돌아오면 토가를 벗고 편하게 지내는 것을 선호했다.
이렇게 해서 토가는 점점 일상용의 지위에서 천천히 벗어나기 시작했고, 고대 로마의 멸망과 함께 자취를 감추게 된다. 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이 로마를 상징하는 옷이라서 샤를마뉴처럼 자신이 로마의 권위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예식용으로 잠깐 토가를 착용하는 사례가 있긴 했다.
3 현대
서양의 대학가에서는 토가를 입고 코스프레 술마시며 노는 일명 '토가 파티'가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입는 토가는 정식 오리지널 버전 토가가 아니라, 그냥 '천 쪼가리를 대충 몸에다가 붙여놓은' 듯한 형태를 하고 있다. 요는 한복과 개량한복 정도의 차이..라면 비유 치곤 부족하려나? 재미있는 것은 고대 로마 시절에도 만찬용 토가는 식사 시간에 양팔을 모두 써야 하므로 정장용 토가와는 달리 약간 입기 쉽고 움직이기 편하게 구성되었으며, 토가가 없는 사람을 위해서 간이형 토가를 빌려주기도 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여자의 패션에 대한 제약이 80% 이상 풀렸다고 봐도 좋은 2000년대에는 당연하게도 토가를 입는 여성도 있다. 엄청 많다! 만일 고대 로마 사람이 부활해서 토가 파티장에 가보면 '길거리에 웬 매춘부가 이리도 많냐!' 며 통탄할지도 모를 일이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