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6일 | 닌텐도 Wii |
간바리온 제작 , 닌텐도 배급 | 일본 및 유럽 지원 |
판도라의 탑 ~ 너의 곁으로 돌아갈 때 ~
1 개요
숨겨진 명작
침체기에 들어가던 닌텐도 Wii의 새 IP로 출발한 액션 RPG. 한국에는 정식 출시되지 않아서 인지도는 바닥이지만 실제 게임의 내용은 근래 등장한 일본 게임들 중에서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충실하게 만들어진 숨은 보물. 다만 캐릭터나 배경 디자인 측면에서는 일부 캐릭터와 묘하게 비슷하다는 논란이 있었다.
여담으로 제작사인 간바리온은 원피스 캐릭터 게임 개발사로도 유명하다. 애초에 대표의 회사 설립 목적이 원피스 게임 개발이었다고.... 판도라의 탑은 이 회사의 오리지널 브랜드 처녀작인데 어째 그동안 만들었던 잡다한 캐릭터 게임들 보다 이게 더 재밌고 훨씬 완성도가 높다.(...)
2 프롤로그
짐승의 저주에 의해 끊임없이 추악한 짐승의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세레스.
그 저주를 풀려고 그라이아이에게서 얻은 오레이칼코스 사슬을 손에 넣고
13부탑으로 향하는 주인공 엔데.
목적은 13자리에 자리잡고 있는 13부탑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주인'의 고기를 얻는 것.
그것이 세레스의 저주를 푸는 열쇠가 된다고 한다.
"인간으로 돌아가서 다시 함께 살자"며 저주에 굴하지 않고
굳은 맹세를 나눈 세레스와 엔데의 이야기.
3 등장인물
- 엔데(エンデ) CV. 치바 스스무
- 주인공. 군사대국 아테나이 출신의 소년. 아테나이 국민의 특징인 금발과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고, 말수가 적다. 엘류시온과의 독립전쟁에 병사로써 참가하고 있었으나, 전쟁통에서 부상을 입고, 적국 엘류시온의 변방 마을을 헤매다 힘이 다해 쓰러진 것을 세레스가 구해 준 이래로 세레스의 집에서 숨어지내고 있었다.
- 게임 진행상 특이할만한 점으로는 씨네마틱 영상과 컷씬에서는 보이스가 녹음되어 있는 반면, 게임 내 대화 이벤트에서의 보이스는 전혀 녹음되어 있지 않다. 이는 유저가 세레스와 직접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로 마치 미연시를 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러한 게임 특성으로 인해 캐릭터 자체의 존재감은 극단적으로 희박하다. 엔데가 곧 유저 자기자신이기 때문에.
- 세레스(セレス) CV. 노토 마미코
- 히로인. 이 게임이 카미게로 불리는 이유
- 성격은 전형적인 야마토 나데시코. 주요 대사는 어서와 나 고마워. 엘류시온의 무녀로, 수확제에서 무녀로써 축가를 부르다가 갑자기 등장한 괴물에 의해 저주에 걸리고 만다. 곧장 닥쳐오는 군대의 추격을 피해 도베르그 족 상인 그라이아이의 도움을 받아 엔데와 함께 회장에서 도망쳐 13부탑으로 향한다.
- 오프닝에서부터 이미 은근히 주인공 엔데에게 마음이 있는 모습을 보인다. 처음에는 저주를 풀기 위해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그라이아이의 말을 듣고 거부하다가 엔데와 같이 있을 수 없단 말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먹기를 선택할 정도. 엘류시온 국민들은 모두 에오스 교 신자로 고기를 먹는 것을 금기시 하고 있다. 작중 내도록 엔데가 자신 때문에 위험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으며, 엔데에겐 절대 자신의 저주와 그 비관적인 처지를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이벤트 영상이나 그녀의 일기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이 자신에게 씌워진 저주에 대해 굉장히 괴로워하고 있다.
- 제때 고기를 구해 먹여주지 못하면 점점 괴물로 변해가는 세레스를 보게 되는데 잘 보면 변이한 부분을 긁어내려고 애쓰고 있다... 이렇게 변해가는 와중에도 엔데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아, 변이가 최종 단계 마지막까지 진행되어도 돌아온 주인공을 보면 웃으며 어서와라고 인사해준다.
- 캐릭터의 성격, 모션 등이 노토 마미코의 연기와 시너지를 일으켜 모에함의 극치를 달린다. 유저가 처음에는 그저 3인칭 시점에서 엔데와 세레스의 이야기로 게임을 진행하지만, 게임을 하면 할수록 세레스와의 관계에 감정이입이 되어 진짜 세레스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건 세레스와의 대화도 대화지만, 감시탑 내의 묘하게 생활감이 느껴지는 이벤트, 소품, 장치들로 인한 것으로, 마치 신혼부부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탑에서 한탕 해오면(...) 세레스가 밖에서 빨래를 널고 있다가 반겨준다든지, 밥 때 기상하면 세레스가 요리준비를 하고 있다든지, 매번 다른 곳을 청소를 하고 있다든지... 그리고 세레스에게 주는 선물에 따라 그녀의 액세서리와 의상이 바뀐다(마지막에 준 것만 착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준 것들을 포함해 며칠마다 다른 패턴으로 착용한다!!). 또한 꽃 씨앗, 무늬가 달린 큰 천, 양탄자, 시계, 그림 등 오브젝트류 선물은 감시탑 내외부에 배치되는데, 부족하나마 하우징하는 기분까지 느낄 수 있다. 이런 점들로 인해 웬만한 유저는 세레스에 함락당해 장비, 도구, 합성은 뒷전이고 그녀를 위한 선물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게 된다. (게임 특성상 돈을 모으기가 정말 힘든데 선물이 장비/도구류보다 약간 비싸서 꽤 고생하게 된다.) 이런 자금난은 제작진들이 설계한 부분인 것인지, 세레스는 호감도를 올리면 단계적으로 쓸만한 도구, 장비들을 엔데(유저)에게 선물해준다.
- 여담으로 요리치 기믹이 있다. 식사시간(7,12,18시)에 제때 일어나면 세레스가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고, 말을 걸면 식사 이벤트를 볼 수 있다.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이벤트도 계속 진행되므로 가끔씩 제때 기상해서 식사를 같이하도록 하자.
- 그라이아이(グライアイ) CV. 타니 준코
- 도베르그족 출신의 상인 할머니. 엔데와 세레스에게 처음으로 짐승화의 저주에 걸렸다는 사실, 그리고 그 저주를 푸는 방법을 알려준 장본인이다. 말버릇은 소름돋게 웃는 히히히.게임 진행중엔 감시탑 한쪽 방에서 상인 NPC로 계속 활약한다. 엔데가 탑에 가있는 동안 그라이아이는 감시탑 주위 순찰을 돌고 판매물품들을 공수해온다.그라이아이는 세레스가 번역한 서적이나 여분의 고기들을 매입해주는데, 한번에 많은 고기들을 팔면 덤으로 도구, 장비, 아카이브용 서적등 여러가지를 준다. 돈을 모으기 힘든 게임 특성 상 엔딩볼 때까지 자금난에 시달리게 되는데 장비는 구입하는 것 보다 세레스의 보답과 그라이아이의 보답으로 꾸려나가는 것이 효율적이다.
- 특이한 모에요소로 등에 업은 거대한 항아리 속에 왠 해골괴물을 담고 다니는데 사실 괴물이 아니라 그라이아이의 남편이다. 남편은 이미 너무 늙어서인지 말을 못하는 상황인데 그 와중에도 행동하는 장면을 보면 은근히 귀엽다.(...)
4 시스템
4.1 액션
전체적으로는 고정된 시점의 3인칭 액션 게임의 형태를 하고 있으나, Wii의 위모트를 사용한 사슬 액션이 이 게임을 이제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독창적이고도 혁신적인 게임으로 만들어주고 있다. 주인공은 3D로 만들어진 배경 속을 뛰어다니며 타 게임과 다를 바 없이 싸우지만, 위모트를 이용해 화면의 어느 곳이든 노려서 사슬을 던져 묶을 수 있고, 자신이 사슬을 감아당겨 묶은 곳으로 이동할 수 있다. 전투시 적에게 사슬을 날려 묶으면 묶은 부위에 따라 적의 움직임을 봉쇄할 수 있으며(머리를 묶으면 앞을 못 보고, 다리를 묶으면 넘어져 움직이질 못하는 등), 묶어서 잡아당겨 대미지를 주거나, 묶은 부분을 잡아뜯어 강력한 대미지를 가하고 필요한 소재를 뽑아내는 등 그 활용도와 자유도가 엄청나다. 이 사슬액션의 활용과 자유도 및 이를 응용한 맵퍼즐과 보스 공략 패턴을 차근차근 보다 보면 그 치밀한 구성과 기획력에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Wii라는 하드웨어이기에 탄생할 수 있었던 독특한 게임이지만 또한 Wii라는 플랫폼의 한계로 주목받지 못하고 사라진 비운의 게임이기도 하다.
4.2 친밀도
히로인과의 관계를 지속시켜서 친밀도를 올리자. 히로인에게 맘에드는 선물을 주거나 맘에 드는 대화를 진행하면 친밀도가 올라간다.반대로 맘에 들지 않는 행동은 친밀도를 깎인다. 친밀도에 따라서 히로인에게 선물을 받고 심지어 멀티엔딩에 영향을 끼친다. 히로인과의 해피엔딩을 바라면 반드시 친밀도를 올리자. 엔딩은 S,A,B,C,D 다섯개로 모두 친밀도와 연관이 있다.(+게임오버도 어떤 의미로는 엔딩으로 볼 수 있다.)
4.3 짐승화
히로인은 짐승화의 저주에 걸렸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짐승화 게이지가 내려가며 짐승화가 지속됨에 따라 괴물이 되어가는 히로인의 모습을 보고 만다. 종국에 짐승화게이지가 모두 떨어지면 히로인은 완전히 괴물이 되어서 게임 오버가 된다. 짐승화를 늦추려면 몬스터를 잡아서 고기를 먹여야 한다. 등급에 따라서 짐승화 게이지 회복이 다르다. 중간중간 고기 공급은 잊지말고 반드시 할 것.
4.4 무기
- 육영식군용검(六零式軍用剣)
- 군용 대검. 초기장비인 만큼 그럭저럭 굴릴만하나 후반부로 넘어가면 뭔가 화력이 달리는 느낌을 받게 된다. 무구방어는 100. 초보자용 무기.
- 오륙식쌍소검(五六式双小剣)
- 두 자루가 한쌍이 된 소검. 리치가 짧지만 공격속도가 매우 빠른데다 타격수가 제일 많고, 콤보간 빈틈이 적어 싱글 타겟용으로 쓰기에 적합한 무기. 보이는 공격력 수치가 낮지만 한번 착용한 뒤 써보면 대검보다 쎄서 어리둥절하게 된다. 실제 DPS는 1회자 세 무기중 가장 높다. 그러나 무구방어는 50으로 최하. 그야말로 상급자용. 이동속도는 대검보다 근소하게 빠르다.
- 특무식대겸(特務式大鎌)
- 커다란 낫 모양으로 된 분대 섬멸용 무기. 가장 넓은 범위를 가지고 있고 대검보다 쎄지만 공격속도가 느려 틈이 많고 콤보수가 적다. 후반에는 그 틈 때문에 화력을 제대로 내기 힘들어 잘 안 쓰게 되고 자연스레 소재 채집이나 노가다에만 쓰게 된다. 무구방어는 80. 이동속도는 대검보다 근소하게 느리다.
- 기폭식공성항(起爆式攻城杭)
- 기폭식 말뚝. 2회차에서 붉은 열쇠를 얻은 뒤에야 입수가능한 오마케 무기. 리치가 소검보다도 짧고 범위도 가장 좁은데다 통상 콤보수는 단 2회(!!) 뿐이지만 모으기 공격이 압도적인 강함을 자랑한다. 최후반 강회 외복(몬스터)들도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진다. 그러나 그만큼 히트 시키기가 굉장히 어려우므로 한 방 한 방에 매우 공을 들여야한다. 최종 강화시 모으기4에 범위공격(말뚝 폭발)이 추가된다. 무구방어는 150. 이동속도는 대검보다 근소하게 느리다.
5 평가
홍보가 덜 된 탓인지 일본 내에서도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지만 해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카미게 취급을 하는 명작 RPG. 국내에서도 정식 발매가 되지 않은데다 시스템이 심오하기 때문에 일본어를 모르면 제대로 즐기기 힘든 관계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구입해서 즐겨본 한국 유저들도 칭찬 일색. 이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잘 이해하지 못해도 재밌었다는 얘기인데, 본 작품의 게임성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주력 시스템인 사슬무기와 보조 무기의 밸런스가 기가 막히게 적절해서 둘을 조합해가면서 싸우는 재미가 상당하다. 외복(몬스터)들과의 액션, 타격감도 매우 뛰어나며 BGM도 곡 수는 적지만 웅장하다. 시네마틱 영상에서 나오는 동화풍의 일러스트는 게임 분위기를 한층 몽환스럽게 해주며, Wii 하드웨어 치고는 그래픽도 출중하다. 화룡점정은 역시 히로인의 캐릭터성. 일본 커뮤니티에서는 후속작 or 리메이크를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사슬 액션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답게 퍼즐들은 대부분 사슬을 이용하는 퍼즐이고, 퍼즐의 난이도가 낮지 않은 편이라 꽤 헤매면서 시행착오를 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시간 제한(세레스의 짐승화 진행)과 맞물려 던전 내 긴장감을 유지시켜 주고 또한 세레스를 계속 신경써야 한다는 사명감을 부여한다 그러나 초심자 게이머나 길치(...) 게이머 입장에서는 이 시스템이 단점으로 작용한다. 시간 제한과 겹쳐져 난이도가 배가되는 복잡한 던전 퍼즐. 타이밍이나 조작의 숙련도를 요구하는 부분도 많아서 몇 번씩 실패하고 다시 도전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의 시간 제한은 플레이어를 상당히 압박한다. 이 때문에 히로인인 세레스를 어느 정도 괴롭게 만들지 않으면 진행이 어려운 편. 또한 히로인이 고기를 먹는 모습이나 괴물이 되는 모습 때문에 그로테스크한 표현도 일부에서는 좀 보기 거슬렸다고도 한다.온 가족의 닌텐도 특히 히로인이 육식을 금기로 지정한 종교 사람이라는 설정이라 고기를 먹을 때마다 토악질을 하는 연출. 그리고 진행이 될수록 그 고기에 길들여져서 짐승처럼 고기를 먹는 장면은 꽤 충격적. 자기가 공들여서 살려놓는 히로인이 그렇게 망가지는 모습을 보면 씁쓸할지도... 다만 이것이 이 게임의 강렬한 임팩트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므로 호불호의 문제라고 할 수 있겠다.
여담으로 뛰어난 게임성, 캐릭터, 스토리와는 별개로 세계관은 상당히 잘 짜여져 있으나 탑에서만 주구장창 있는 게임 특성상 그 세계관이 잘 와닿지는 않는다. 게임내 서적으로 접하는 세계관은 유저에겐 그저 읽기 귀찮은 설정집에 지나지 않는다. 게임의 볼륨도 냉정하게 말해 그렇게 큰 편이 아니다. 약 20~25시간이면 끝을 보는 편. 게다가 클리어 데이터로 로드를 하면 챕터 선택을 지원하기 때문에 멀티 엔딩도 손쉽게 볼 수 있고, 난이도 설정이 없어 2회차 동기부여가 별로 되지 않는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