巷說百物語[1]. 번역하자면 '항간의 기묘한 이야기', '항간에 떠도는 기묘한 이야기' 정도.
1 개요
교고쿠 나츠히코의 호러 소설 시리즈.
에도시대 후기에서 메이지 유신 시기[2]를 배경으로, 야마오카 모모스케와 마타이치라는 정체불명의 인물, 그리고 그와 함께 행동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들을 그렸다. 2015년 현재까지 '항설백물어', '속 항설백물어', '후 항설백물어', 그리고 '전 항설백물어'등 총 4권이 발간되었으며, 한국에서도 첫번째 작품 '항설백물어'가 번역 출간되었다. 번역자는 금정. '속 항설백물어'도 번역 출간되었다. 번역자는 마찬가지로 금정.
특징 중 하나는 교고쿠 나츠히코 작품이 전반적으로 그렇듯 각 권의 두께가 어마어마하다는 것. 양장본판과 문고판 두 종류로 발간되었는데, 문고판으로 발행된 책도 어지간한 양장본급으로 압박스러운 볼륨을 자랑하는지라 멋모르고 손대다가 엄청난 페이지수에 좌절하는 자신을 보게 될 수 있다(...)
또한 시대 배경상 등장인물들의 어투에 문어체, 고어가 자주 등장하는 편이며 일본어 원판의 경우 작중에 사용된 단어들을 자세히 보면 상당히 생소한 한자들, 특히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옛날 한자가 많이 등장한다. 그래서 일본어 원판은 초중급 수준의 일본어 구사자가 읽기에는 다소 난해하다.
전반적으로 일본의 요괴를 소재로 하고 있기는 하지만 작품을 찬찬히 읽어보면 이 요괴들은 단순한 떡밥에 지나지 않고, 모두 마타이치와 그의 일행들이 교묘하게 꾸며낸 일종의 연극일 뿐이다. 하지만 이 연극을 통해 '요괴의 힘을 빌어 사건의 진상을 파헤친다'는 작중의 법칙이 항상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각 에피소드들의 결말은 90%가 관련인물들 중 누군가가 반드시 죽거나, 죽지 않더라도 처절하게 망가지는 등 상당히 어둡게 마무리된다. 애당초 작품에서 다루고 있는 중요한 테마가 바로 '인간의 추악한 본성'이니만큼 불가피한 연출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항설백물어'와 '속 항설백물어'를 기반으로 총 13화 분량의 애니메이션도 제작되었지만 애니메이션 오리지널 캐릭터 투입을 비롯해서 원작의 설정이나 연출 등이 상당 부분 변형 및 각색되었기 때문에 원작과 애니메이션을 둘 다 접해봤다면 어느 쪽을 먼저 봤느냐에 따라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뉜다. 다만 애니메이션과 원작의 이런 차이에는 이유가 있는데, 애니메이션 제작이 결정되었을 당시 원작자 교고쿠 나츠히코 본인이 원작을 그대로 옮겨서 영상화하면 재미가 없다는 이유로 애니메이션에 맞춰 각색해달라고 직접 요청했기 때문이다. 또한 교고쿠 나츠히코 본인이 직접 성우로 출연하기도 했다. WoWoW에서 속 항설백물어의 에피소드 중 3편이 실사 드라마로 제작, 방송되기도 했다.
애니메이션판의 성우 캐스팅이 의외로 화려한데, 주역 4인의 성우만 봐도 세키 토시히코(야마오카 모모스케), 나카오 류세이(마타이치), 코바야시 사나에(오긴), 와카모토 노리오(나가미미)이며 그 외 각 에피소드의 1회성 캐릭터들의 성우진도 오노사카 마사야, 故스즈오키 히로타카, 후루야 토오루, 오오츠카 아키오, 노자와 마사코 등 여러 저명 성우들이 참여했다.
작가의 다른 작품인 교고쿠도 시리즈 일부 작품(광골의 꿈, 철서의 우리, 음마라귀의 흠)과 에도괴담 시리즈(웃는 이에몬[3], 엿보는 고헤이지)와 세계관이 연결되는 작품이기도 하다.
2 시리즈 일람
- 항설백물어
- 시리즈의 가장 첫번째 작품. 야마오카 모모스케가 마타이치 일당과 조우한 이후, 그들과 얽히면서 겪는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다. '속 항설백물어'와 함께 애니메이션화 된 작품.
- 속 항설백물어
- 시리즈 두번째 작품. 후반부로 갈수록 기존의 옴니버스식 구성에서 벗어나 스토리가 하나로 연결되는 경향을 보인다. 전작 '항설백물어'와 함께 애니메이션화 되었다.
- 후 항설백물어
- 시리즈 세번째 작품. 전작들에서 40여년 정도 후인 메이지 시대 초기가 배경이며, 순사 '야하기 겐노신'과 그의 친구들이 노인이 된 야마오카 모모스케가 들려주는 기이한 체험담을 듣는 형태로 전개된다.
- 전 항설백물어
- 네번째 시리즈로, 마타이치의 과거 행적이 중심 스토리이기 때문에 야마오카 모모스케나 오긴 등 후 항설백물어까지의 일부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3 등장인물
3.1 항설백물어, 속 항설백물어
- 마타이치
표면상의 직업은 부적팔이를 생업으로 삼는 떠돌이 승려지만, 그의 정체를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또한 표면상으로 승려를 자처하고는 있지만 정작 본인의 성향은 신도 부처도 믿지 않는 무신론자에 가까운 편. 세상의 이면에서 요괴의 소행을 가장한 온갖 뒷공작들을 벌이는 것이 일이다보니 손을 더럽히는 일도 서슴치 않지만, 그래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는 있어서 살인 등 인륜을 저버리는 행위는 최대한 피한다.
- 야마오카 모모스케
작가를 지망하는 청년. 전국 각지를 돌며 온갖 괴담과 기담을 수집하는 것을 낙으로 삼고 있으며, 이렇게 모은 이야기들을 장래에 괴담집으로 출판하는 것이 꿈이다. 원래는 빈한한 하급 무사 가문의 아들로, 태어나자마자 에도의 초 도매상 '이코마야'의 양자로 들어왔다. 하지만 원체 장사에는 소질도 없는데다 직성에도 맞지 않아서, 작중 시점에서는 가게를 지배인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이코마야의 별채에서 기거하고 있다.[4] 괴담과 기담을 모으러 다니지만 정작 본인은 겁이 많고 유약한 성격.[5] 마타이치 일행과 함께 다니게 되며 세상의 어두운 일면들을 보게 되나, 음지와 양지의 경계 사이에서 어느 쪽도 제대로 택하지 못한 채 유야무야하다가, 마타이치 일행과의 이별을 끝으로 다시는 여행에 나서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후 항설백물어에서는 노인이 된 모습으로 등장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역할을 맏는다.
- 인형사 오긴
화려한 복장과 요염한 색기를 지닌 수수께끼의 여인. 어지간해서 속내를 알 수 없지만, 상대방에게 결코 빈틈을 보이지 않는 주도면밀한 면모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대범한 성격을 겸비하고 있는 인물. 원래는 관리, 그리고 관리보다 신분이 낮아 공식 혼인이 불가능한 여성 사이에서 난 아이였다. 어쨌든 저런 가족 구성원 내에서 상당히 행복한 유년을 보냈으나, 본인의 고향을 관리하던 관리 중 하나가 아버지를 이용해서 더 높은 관직에 오르고자 술수를 벌인 결과 집안이 풍비박산나고, 본인은 등롱 고에몬이라는 뒷세계의 거물에게 거둬진 후 인형사로 지내게 된 모양. 고에몬의 약혼 예정자였던 여성의 딸과 생김세가 상당히 흡사해, 사신/시치닌마사키 편에서 이 생김새를 이용해 활약하기도 했다.
- 지헤이
과거 도적단의 일원으로 변장의 달인. 자신이 몸담고 있던 도적단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와해된 뒤, 도적질에서 손을 씻고 은거하던 중 마타이치 일당의 일원이 된다. 마타이치 일당 중에서는 가장 입이 험한 인물. 애니메이션판에서는 8화에서만 등장하며, 설정도 모모스케의 형 군파치로를 모시는 하인으로 변경되었다.
- 도쿠지로
떠돌이 극단의 단장. 마타이치 일당과도 교분이 있다. 특기는 환술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단순한 눈속임에 약간의 트릭을 더한 것 뿐이다.
- 고에몬
일명 등롱 고에몬. 음지의 거물들 중 하나로 오긴을 거둬서 인형사가 되게 한 사람이기도 하다. 옛날엔 잔인하면서도 사람과 몹시 흡사한 생인형 전시회를 열었다가 문제가 되어서 잠적한 적이 있었는데, 이 전시회가 사신/시치닌마사키 사건의 흑막이 본인 안의 잔인성에 눈뜨는 계기 중 하나가 되고 만다. 원래는 시고쿠 쪽의 모 지방의 특수한 화약 제조법을 전수하는 일족이었는데, 약혼자도 그 지방 관리에게 빼앗기고 일족도 와해될 뻔 했던 과거를 지니고 있다. 이후 약혼자의 딸이 흑막 일당에게 험한 꼴을 당할 위기에 처하자 구해주려 했지만 실패한 후 타지로 옮겨가서 음지의 거물 노릇을 하게 된 듯. 이후 시치닌마사키 편 막판에 등장해 활약하며, 노인의 불 편에선 결국 흑막의 가신이었던 남자[6] 와 서로 죽이는 식으로 사망한다.
- 야철포 시마조
- 야마오카 군파치로
모모스케의 친형. 막부 직속 정예 무사집단 하치오지 센닌구미(八王子千人組)소속이다. 동생인 모모스케와는 달리 고지식하고 우직한 성품의 소유자로, 부정한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 강직한 성격. 항상 괴담과 기담을 찾아 전국 각지를 유랑하는 동생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면서도, 모모스케의 이런 자유로운 삶을 내심 동경하는 듯한 모습도 내비친다. 애니판에서는 8화에서 등장.
- 나가미미
애니판에서만 등장하는 인물로, 후속작 중 '긴 귀의 나카조' 라는 인물이 이 인물의 모티브가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원작의 지헤이의 역할을 담당하는 인물로, 지헤이는 단순히 변장의 달인이었지만 이쪽은 형상 자체를 자유자제로 변화하는 등, 뭔가 인외같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평상시에는 이름대로 긴 귀를 지닌 거한인데, 상체에 비해 하체가 상당히 말랐다. 행적은 지헤이와 거의 같다. 성우는 와카모토 노리오. 다만 모모스케와 마타이치 일행이 마지막으로 만나기 전에 세상을 뜬 지헤이와 달리 애니에선 모모스케와 마타이치 일행의 이별 순간까지도 생존한 상태였다. 그 뒤로는 생사불명.[7]
3.2 후 항설백물어
- 린
- 야마오카 사요
- 일백옹(=야마오카 모모스케)
- 와다 치벤
- 야하기 겐노신
- 사사무라 요지로
- 쿠라타 쇼마
- 시부야 소베에
- 유라 타네후사
- 유라 키미후사
- 유라 키미아츠
3.3 전 항설백물어
- 이치몬지야 니조
- 린조
- 교쿠센보
- 분사쿠
- 오코우
- 가쿠스케
- 야마자키 토라노스케
- 구제 토안
- 긴 귀의 나카조[8]
- ↑ 참고로 항설백물어라는 제목은 부적절한 오역이다. 이것은 "항간에 떠도는 백가지 이야기"란 뜻인데 物語는 ものをかたる라는 표현에서 나온 일본 고유어인 ものがたり의 한자표기로서 한국어에는 "물어"란 단어가 없기 때문에 이런 껍데기말을 한국한자음으로만 바꿔놓고 내놓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같은 한자권이라도 뜻이 통하지 않는 말은 통하는 말로 바꿔줘야 한다) 덧붙이자면 정발판에서는 '항설백물어'라는 제목 옆에 본 의미인 '항간에 떠도는 백가지 기묘한 이야기'를 부제로 달아놓았다.
- ↑ 시리즈 3번째 작품 '후 항설백물어'의 배경
- ↑ 가부키로도 유명한 '도카이도 요츠야 괴담'을 재해석한 작품.
- ↑ 다만 상속권을 지배인에게 물려주고 별채에 기거하는 입장 치고는 상당히 호사스러운 대접을 받으며, 본인은 이에 약간 부담스러워한다.
하인들이 완전 대인배 - ↑ 이 겁 많은 성격은 원작보다 애니판 쪽에 좀 더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 ↑ 그리고 흑막의 어머니의 전 남편이기도 했다. 이 사람도 어찌보면 피해자로, 자기 주군이 아내한테 손찌검해서 흑막이 태어났는데 아내가 후계자 문제로 분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흑막(어린 시절)과 둘이서 도망치려 했을 때 그녀를 죽이라는 명을 받았고, 주군의 명을 거스르지 못해서 결국 자기 아내를 죽이고 말았다. 이후 흑막이 서서히 흑화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가 그렇게 된 게 자기 탓이라 믿고 자책하던 사람이었다. 본인 탓이라기보단 흑막의 선천적인 어둠 + 흑막에게 나쁜 짓을 가르쳐 준 뒷세계의 또다른 흑막 탓이긴 했지만...
- ↑ 이는 마타이치, 오긴도 마찬가지
- ↑ 긴 귀(=나가미미)라는 별명으로 미루어보아 애니메이션 항설백물어에 등장하는 나가미미의 원형이거나, 혹은 나가미미 본인일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