許正求
1911년 8월 6일 - 1999년 9월 23일
1 개요
전 삼양통상 명예회장이다. 삼성물산의 초대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한국의 '미스터 골프', 한국 골프계의 대부로 불리었다.
2 생애
경상남도 진양에서 허만정(許萬正)의 장남으로 태어났다.[1] 어린 시절 진주에서 지수초등학교를 다녔는데, 이 학교는 LG그룹 창업주 구인회와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이 나온 학교이다.[2]
보성전문학교 법과 재학시절에는 학업에 정진하는 한편으로 운동을 대단히 즐겼다. 권투선수에다 스케이팅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1936년 보성전문학교 법과를 졸업하였다.
1938년 이병철이 삼성상회를 창업하였을 때 아버지 허만정은 그 자금을 보태면서 여덟 아들중 장남인 허정구를 거기에 참여시켰다. 그때부터 1950년대에 이르기까지 삼성그룹 창업의 1등 공신으로 활약하였다.
1952년 제일제당 전무가 되었다. 1958년에는 삼성물산 사장이 되었다. 그리고 1957년에 창업한 스포츠용품 전문제조회사 삼양통상의 사장을 1961년부터 맡으면서 삼성그룹에서 독립했다.
그가 경영한 삼양통상은 오랜 기간 베트남 현지법인을 통해 미국 나이키에 전량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운동용 신발을 공급했다. 한때 전세계 나이키(NIKE) 신발의 80% 가까이를 OEM으로 생산했다.[3]
사업을 경영하는 한편으로 골프를 대단히 즐겼다. 1954년 제일제당 전무 시절에 이병철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했다. 워낙 운동신경이 좋아 골프채를 잡은지 단 1년만에 '싱글 핸디캐퍼'가 됐다.
1968년에는 초대 한국프로골프협회장을 지냈고, 1970년에는 골프장 사업에도 뛰어들어 국내 명문코스 중 하나인 남서울 CC를 만들었다.
1974년에는 골프장 사업주들의 모임인 골프장사업협회를 만들어 초대 회장을 지냈다. 1976년부터는 제6~8대 대한골프협회장을 지냈다. 1978년에는 쥬니어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골프훈련프로그램을 만들었다. 1983년에는 아.태 아마골프회의 회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한국 골프계에 많은 지원을 했다. 골퍼로서는 최고의 명예라고 할 수 있는 영국왕립골프협회[4]의 유일한 한국인 멤버였다.
GS그룹 허씨 일가는 창업주인 그를 기리기 위해 지금도 허정구배 아마골프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3 일화
- 골프를 아주 잘 쳤던 데다가 리더십이 있어서 별명이 '캡틴'(captain)이었다. 1956년 필리핀오픈 한국팀단장으로 참가하였을 때, 故 김정렬 전 국무총리, 유재흥 전 국방부장관, 장홍식 전 극동석유회장 등 친구들이 붙여줬다고 한다. 골프동호회인 '목동회'를 이끌었는데, 힘깨나 쓰는 권력층들이 모임에 많았지만, 회장인 허정구가 워낙 성품이 좋다보니 모임이 원만하게 잘 운영되었다고 한다.
- 평생 홀인원을 3번 기록했다. 모두 서울CC에서 기록했고 정작 자신이 만든 남서울CC에서는 하지 못했다. 그러나 자신의 골프장에서 골퍼로서는 가장 영예로운 '에이지 슈팅'(자신의 나이 이하의 타수를 기록하는 것)을 기록했다. 1989년 6월, 74세 때 남서울CC에서 72타를 친 것이다.
- 선물 주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해외여행을 다닐 때마다 보따리를 아주 많이 싸갖고 다녔는데, 그게 다 이런저런 사람들에게 줄 선물이었다고 한다.
- 아랫사람에게 결코 화를 내는 법이 없었다. 직원이 실수를 해도 전혀 혼내지 않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어도 절대 드러내놓고 얘기하지 않았다. 사무실에는 고향 사람들이 자주 찾았는데, 특히 남루한 옷을 입은 사람들이 계속 들락거렸다. 그렇지만 귀한 손님처럼 대하며 용돈을 주곤 했다.
- 젊었을 때 아버지 허만정이 소작농들한테 가서 임대료를 받아오도록 시켰는데, 절반도 못 받아왔다. 그래서 아버지가 질책하자, "식구는 많고 사는 게 너무 형편없어 이 정도 받아오는데도 힘들었다"고 말했다.
- 아무리 늦은 밤이라도 친구들이 술마시러 가자고 하면 무조건 따라나섰다. 몸이 힘들어도 자신의 주장은 절대 내세우지 않았다.
4 가족관계
아버지는 LG그룹의 양대 창업자 중 1인인 허만정이다. 동생으로는 허학구(許學求),[5] 허준구(許俊求),[6] 허신구(許信求),[7] 허완구(許完求),[8] 허승효(許承孝), 허승표(許承杓), 허승조(許承照)가 있다.
부인 이행좌와의 사이에서 장남 허남각(許南角), 장녀 허영자(許永子), 차남 허동수(許東秀), 삼남 허광수(許光秀), 차녀 허영숙(許永淑) 등을 두었다. 장남 허남각은 현재 삼양통상 회장이고, '한국의 석유왕'이라 불리우는 차남 허동수는 GS 칼텍스 회장이며, 삼남 허광수는 삼양 인터내셔널 회장이다.
장녀 허영자는 김인득 전 벽산 그룹 명예회장의 아들 김희철에게 시집 갔다. 삼남 허광수는 故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의 딸인 김영자와 결혼했는데, 손아랫동서가 바로 정몽준이다. 차녀인 허영숙은 소설가 겸 시인으로 한국문학원 원장을 지내고 있는 윤후명과 결혼했다.
삼남 허광수에게서 난 손녀 허유정은 조선일보 방상훈의 아들 방준오에게 시집 갔다. 삼남 허광수에게서 난 손자 허서홍은 중앙일보 홍석현의 장녀와 결혼했다.- ↑ 진양의 거부였던 허만정 옹은 삼성, LG그룹에 종잣돈을 댔던 인물이다.
- ↑ 이들만이 아니라 구인회의 동생 구철회, 허정구의 동생 허준구도 지수초등학교를 다녔다.
- ↑ 허정구가 사망한 후, 그의 장남 허남각은 삼양통상에서 신발사업부를 매각하고 피혁사업에 집중했다. 현재 삼양통상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30% 가량으로 국내 피혁업계 2위다.
- ↑ 전세계에 통용되는 골프의 룰을 정하는 곳이 바로 영국왕립골프협회와 PGA이다.
- ↑ 서울 경기고 재학중에 일본 형사 요시다를 두들겨 패서 퇴학당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 후 일본 메이지대학교에 유학 가서 독립운동을 했다.
- ↑ 허만정은 장남 허정구를 이병철의 삼성에 집어넣었고, 3남 허준구를 구인회의 럭키에 집어넣었다. 허준구는 구인회의 조카 구위숙과 결혼했고, 나중에 LG그룹 총괄 부회장이 되었다. 허준구의 아들 허창수는 현재 GS 그룹 회장이다.
- ↑ LG그룹 계열사에서 오래 근무했고, GS리테일 사장이 되었다. 그의 장남 허경수는 1987년 PVC생산회사 코스모산업을 설립해 독자경영을 시작했다. 그의 차남 허연수는 아버지를 이어 GS리테일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 ↑ 과거 LG그룹에 근무했으나 1969년 화물운송업체 승산을 설립하며 독립했다. 승산은 자동차운송사업, 운송알선사업, 무역업 등의 사업을 운영했으나, 2006년 사업부문을 구조조정해 부동산임대, 콘도개발 및 운영사업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