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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실상부한 이 만화의 No.1 호구 메이커. 이 아가씨 덕분에 인생 망친 사람이 이미 한다스는 족히 넘고 전쟁까지 일어난 이상 수만 명 이상의 인생이 망가질 예정. 이 만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자 안타고니스트.
스파르타의 공주였지만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와 오빠들에게 능욕당하고 임신까지 하는 비참한 삶을 살아왔다. 이를 비관해 자살을 기도했던 것으로 보이나 아프로디테의 신녀이자 창녀인 로테시아에게 발견되어 살아난다. 덧붙여 이때 아이는 유산. 이미 망가진 몸이니 차라리 죽여달라고 부탁하지만 오히려 로테시아는 '여인의 아름다움은 권력'이라는 아프로디테 여신의 교리를 전수하며 새로운 인생을 제시한다. 이후 헬레네는 피부가 희어져 아름답게 되나 피를 말려 수명을 줄이는 독약[1]을 마시며 아프로디테 신전의 창녀들과 함께 남자를 농락하는 삶을 즐기는 한편, 미모 하나만으로 모든 것이 너무도 손쉽게 손에 들어온다는 것을 깨닫고 종국에는 세상 전체를 얻고자 지략가적 면모를 갖춘 악녀로 변신한다. 그리스가 동방으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서 트로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간파하고 자신의 구혼자들을 이용해 트로이 정복 계획을 짜는 단계에 이르면 거의 세계를 정복하려는 악의 세력 수준.
사실 헬레네에게도 행복해질 기회가 있었는데, 헥토르를 만나 사랑에 빠지자 아버지에 대한 복수와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야망을 포기하고 그와 결혼하여 평범하게 살려고 했다. 그러나 헬레네의 비참한 과거사를 알게 된 메넬라오스가 헥토르를 비롯한 트로이 왕가에 이 사실을 알리겠다고 협박하여 결혼을 요구한다. 더이상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없는 인생막장이라고 생각한 헬레네를 더 깊은 막장으로 빠뜨린 비극적 사건. 결국 헬레네는 메넬라오스와 결혼해 가족에게 복수하고 스파르타를 접수한 후 왕비가 되고, 이후 사절단으로 건너온 파리스를 유혹하여 트로이로 건너가 전쟁을 일으킨다.
여러 가지로 주인공인 카산드라와 대조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카산드라의 예언은 사실이지만 날카로워서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인데 비해 헬레네는 거짓이지만 달콤하게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해주어 그들을 사로잡는다. 가족과 나라를 지키려 안간힘을 쓰는 카산드라와는 달리 헬레네는 자신이 행복해질 수 없다면 모조리 부숴버리려는 파괴적 권력욕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지성을 가진 여성인 카산드라가 사회로부터 차별을 당한다면 성(性)을 도구로 활용하는 헬레네는 사회로부터 탄압되고 매장당한다. 하지만 둘 다 남성을 뛰어넘는 지성과 배짱의 소유자라는 것은 공통점인듯.
또한 헬레네의 비참한 가족사 때문인지, 트로이의 행복한 왕족들의 모습에 열등감을 느끼는 듯한 묘사가 꽤 나온다. 특히 결혼해 아이를 낳은 헥토르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헬레네가 심한 열등감과 질투를 느끼는 것을 볼 수 있다.[2] 그 시대상을 고려해 볼 때 이상적인 가족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 카산드라와 대조되는 또 다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만화의 악역 대부분이 그렇지만 헬레네야말로 미워할래야 미워할 수 없고 좋아할래도 좋아하기 힘든 복합적인 캐릭터. 작가의 말에 따르면 헬레네는 일종의 소시오패스로서, 어린 시절 가정 내에서 받은 학대로 인해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을 도구로 이용할 수도 있는 성격의 소유자라고 한다. 누구보다 심각한 피해자이지만 그 상처로 인해 주변을 파괴하는 가해자이기도 한 것. 어찌보면 겉모습은 화려하나 실상은 약물과 섹스로 인해 망가진 할리웃 스타를 보는 것 같기도 하다. 미실과 비슷한 성격 대문인지 헬미실이라는 별명이 있다. 부채는 제갈량 것이라는 소문이 있다 카더라. 덕분에 제갈레네라고 불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