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


1 개요

다른 건 몰라도 우리가 항상 조심하는 것

보행자가 도로를 건널 수 있게 만든 보행시설. 하지만 오토바이자전거가 건너기도 한다. 보행자가 길의 건너편으로 갈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이고 빠른 방법. 다만 보통 신호등과 함께 설치되기 때문에 차량의 통행을 막는다는 인식이 있어 대체재로 육교지하도가 있지만 알다시피 계단을 오르고 내려가는 것이 귀찮다(...).

그리고 육교는 보행자와 자동차 모두에게 위험이 되기 때문에 새로 설치하는 경우도 거의 없고 이미 있는 것도 철거되는 추세다.[1] 물론 지하도도 위험한 점이 있긴 하지만 육교에 비해서는 훨씬 안전하다. 이에 대한 것은 지하도 문서 참조.

횡단보도 때문에 통행에 제한이 걸리는 것을 줄이기 위한 여러가지 방법이 있는데, 일단 그냥 신호등을 설치 안하는 방법이 있지만 당연히 이건 위험하다. 따라서 인적이 드문 곳에나 이런 방법을 쓰지만 인적이 드문 곳에서는 사람들이 횡단보도로 안 건넌다(...). 주요 도시에 보행자보다 자동차가 수백배는 많은 미국 같은 경우에는 일정한 텀이 있고, 보행자 신호가 켜질 차례가 왔다고 무조건 보행자 신호가 오는 것이 아니고 그 텀과 텀 사이에 보행자가 건너가겠다는 요청 버튼을 눌러야 보행자 신호 차례가 왔을 때 신호가 켜지는 것이다. 한국에도 이러한 횡단보도가 있다.

위의 이유로 한국어를 모르는 미국인들이 한국에 관광을 왔을 때 장애인용 음성 안내 신호를 누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절대로 우리나라 초딩들이 장난으로 하는 누르는 것처럼 누르는 것이 아니므로 오해하지 말고 설명해주자. 그런데 과연 외국어로 잘 설명해줄 수 있을까?

위 사진의 경우 영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횡단보도, 일명 Zebra Zone이다. 이 구역에서는 무조건 보행자 우선으로 도로를 횡단하려는 보행자가 있을 경우 자동차는 일시정지 후 보행자에 진로를 양보해야 한다. 한국의 도로교통법에도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에서는 보행자에 진로를 양보하도록 하는 조항이 있지만 위반 시의 처벌 조항이 없기 때문에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근데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차와 보행자가 사고나면 차가 다 뒤집어쓴다. 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에서도 신호기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보행자가 건너고 있는데 일시정지 안하고 그냥 통과하면 실격되는 규정이 있다.

횡단보도 종류는 대부분이 도로 건너편으로 갈 수 있게 돼있는 일자형이 대부분이나, 삼거리나 사거리의 경우 자동차 전부에게 적신호를 주고 모든 보행자에게 청신호를 줘서 대각선으로도 건널 수 있게 하는 것들도 있다. 이를 일본에서는 스크럼블 방식이라고 한다. 또 테헤란로 같은 큰 도로에는 횡단보도 신호에 걸려서 원활한 차량 통행이 막힐 것을 우려하여 횡단보도의 가운데에 대기 장소를 두어 두번으로 나눠서 건너는 식으로 된 곳도 있다. 물론 그래도 육교나 지하도로 걸어가는 것보다는 빠르다(...).

최초의 횡단보도는 1868년 12월 영국 웨스트민스터에 설치된 것이라고 한다.

보행자 기준으로 빨간불일 때 건너다가 교통사고를 당해도 운전자에게 과실이 적용된다. 물론 보행자의 과실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운전자 입장에서는 왠지 억울할 듯.

운전면허 장내 기능 시험 중 1종 대형의 경우 기준은 횡단보도 앞 3초 정지지만, 시험 컴퓨터에 표시되는 대로 안전하게 4초 이상 정지했다가 출발하는 게 좋다(...). 시험장 외 공도에서 승용차 운전하듯 건너는 사람도 없어서 무시하고 싶다

Beatles_-_Abbey_Road.jpg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횡단보도는 아마도 Abbey Road 커버에서 비틀즈 멤버들이 건너는 횡단보도일 것이다. 다만 현재는 앨범 커버를 찍을 당시에 비해서 10m 가량 이동했다고 한다. 하지만 저 횡단보도는 아직도 유명하며, 실제 통행인보다도 국내 외의 수많은 비틀즈 팬들이 폼 잡으려고 시도때도 없이 왔다갔다 하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종종 짜증을 내기도 한다.

2 한국 횡단보도의 낙후된 인식

안타깝게도 한국은 교통관제, 운전자와 보행자 양쪽의 인식이 매우 낙후되어 있다.

일단 운전자는 파란 불이 켜져도 횡단보도에 사람이 없으면 임의대로 출발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여기서 문제는 어린이들이다. 어린이들은 파란 불이 켜져 있는 상태에서는 아주 당연하게도 차량이 멈춰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리고 분명히 규정상 그래야만 한다.) 예비 점등 상태도 아니고 또렷하게 파란 불이 떠 있으면 어린이들은 배운 대로 건너간다. 그리고 다음 순간에 교통사고를 맞이하는 사례가 매우 많은 상황이다. 횡단보도가 비어 있든 귀신이 지나가든 파란 불이면 당연히 멈춰 있어야 하지만 화통한 드라이빙을 즐기는 한국의 드라이버 분들한테는 그런 거 없다. '멍청하게 텅빈 횡단보도를 노려보고 있으면 뭐 하나? 빨리 빨리 갈 길 가야지.'라는 인식이 아주 전반적으로 퍼져 있다. 그 '멍청하게 비어 있는 횡단보도를 보는' 게 기껏해야 30초도 안 되는 순간인데 그걸 못 참는다. 이건 성별, 연령대를 불문하고 운전대를 잡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는 풍조이다. 설사 운전자 본인이 안전 운전을 준수하는 사람이라도 동승한 사람이 "아니, 멍청이같이 텅빈 횡단보도는 뭐 하러 노려봐? 빨리 가지."라고 재촉하는 게 한국의 운전이다. 이뿐 아니라 파란 불의 예비 점멸의 의미를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운전자도 많다. 보행자 신호의 파란 불의 점멸은 보행자에게 곧 파란 불이 꺼진다고 경고하는, 보행자를 위한 점등이지, 운전자들에게 "아이고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운전자 분들, 슬슬 밀고 나오세요."라고 알려주는 점등이 아니다. 애초에 횡단보도 앞 정지선조차 지키지 않는 풍조가 뿌리 깊게 박혀 있는 한국의 운전자들에게 개념 자체를 바라는 게 힘들지도 모른다. 이거는 운전면허 도로주행시험에서도 영향을 끼친다. 횡단보도 신호에 파란 불이 들어오면 우회전할 때도 보행자 유무에 관계없이 무조건 정지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실격처리된다. 때문에 우회전할려고 하는데 앞에 도로주행시험차량이 있다면? 뒤 운전자는 온갖 짜증을 내게 된다. 사람이 없는데 왜 안가냐고.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시험차량은 철저히 법규에 맞춰서 운전해야 통과하는 거라서 급해도 참아줘야 된다.

보행자들의 인식도 낙후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신호등의 예비 점멸 상태에서는 가급적 횡단을 삼가야 한다. 신형 신호등은 예비 점멸 상태에서 몇 초 후에 신호등이 변한다고 남은 시간을 알려주는데, 짧지도 않은 횡단보도인데 겨우 2~3초 남은 순간에 지가 우사인 볼트라도 된 듯이 내달려 차량 앞에 몸을 던지는 답이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해마다 그런 머저리들이 아스팔트 위에서 피떡이 되어 한 많은 삶을 마감한다.

교통 관제 또한 낙후되어 있다. 한국 경찰은 기본적으로 횡단보도 보행자 통과 시간을 1미터에 1초로 상정하고 배정하고 있는데, 외국에 비하면 너무 짧은 시간이다. 하지만 1미터에 1초의 시간을 배정하는 것도 양반인 게, 30초도 길다운전자들한테 민원이 들어오니까 23~27초로 놓는 게 디폴트 값인데 40~50미터의 횡단보도를 겨우 그 시간에 건너게 하는 장소도 많다.
  1. 육교에서 사람이 추락할 위험성은 둘째치더라도 멍청한 꼬맹이들이 육교에서 침을 뱉는 건 애교 수준이고, 사람들이 담배꽁초나 휴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물풍선 같은 온갖 위험한 물건들을 아래로 던져대는 일이 다반사이다. 이런게 자동차 앞 유리에 정통으로 맞았다가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므로 위험성이 다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