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PG 규칙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의 세 번째 판본. 최초로 D&D를 출판한 TSR사가 1997년 부도가 난 이후, 이를 인수한 Wizards of the Coast사에서 2000년에 발표했다.
롤플레잉 게임의 초보, 혹은 유소년 층을 위한 OD&D와 청소년 및 성인 이상을 대상으로 하던 AD&D의 병행 체제를 타파하고, 20여 년간 축적되어 온 복잡하고 자질구레한 규칙들을 일소하여 간단하고 체계적인 규칙을 확립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 D&D 3판에서의 3이란 1989년에 출판된 AD&D 2판의 후속작이라는 의미에서의 3이다. 다만 Advanced(심화판)이라는 명칭에 따른 부담감으로 인해 구입을 망설이는 많은 RPG 입문자를 끌어오고자 Advanced라는 단어를 뺀 것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출판 형태 등에서 AD&D와 유사하다.
규칙 측면에 있어서는 OD&D 때부터 계승되어 온 많은 혼동되는 요소를 제거하여, 컴퓨터 게임 등에 익숙한 신세대 독자들을 끌어오고자[1] 노력하였다. 예를 들어, 그전까지는 특정 능력치보다 낮은 숫자가 나와야지 성공으로 판별하던 기술굴림과 내성굴림 체계 등을, 특정 난이도를 제시하고 20면체 주사위와 기술 보정치, 능력 보정치, 장비 보정치 등을 더해 그 난이도를 '넘기면' 성공하는 등 조금 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체계를 지향하였다.
또한 90년대 이후 RPG의 주요 화두 중 하나인 범용성을 의식하여, 틀에 박히지 않은 다양한 측면에서의 플레이를 가능케 하였다. 일례로 AD&D 때부터 시도되어 온 종족과 클래스 간의 분리를 완벽하게 해낸 것을 들 수 있다. 즉, 파이터 5레벨/몽크 2레벨의 리자드맨과 같은 캐릭터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그만큼 더 사실적이고 체계적인 RPG 세계의 구현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간편성과 범용성을 주목하여, 제작사인 돈법사는 범용 체계 d20이라는 이름으로 D&D 3판의 핵심 자료들을 인터넷에 공개하여, 특정 요건들만을 만족시키면 그 누구라도 이 내용을 자유롭게 자신들의 저작물(심지어는 상업적 출판물에도!)에 이용할 수 있게끔 하는 대인배스러운 발표를 하였다. 이는 당시 RPG 업계에 있어 혁명적인 바람을 불어오게끔 하여 수많은 'd20 시리즈'들이 RPG 시장을 장악하게끔 하는 결과를 불러왔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인 측면들에도 불구하고, 클래스 간의 밸런스 문제나 여러 가지 실제적 측면에서의 버그들로 인하여, 전체적인 골격은 훌륭하지만 그 자세한 부분 부분에는 결함이 많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이로 인하여 돈법사 측에서는 D&D 3판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그 자세한 규칙들을 깔끔하게 보완한 Dungeons & Dragons 3.5를 발표하였다.- ↑ 말 그대로 MMORPG나 다름없다는 소리를 듣는 4판이 나온 지금에야 3판은 굉장히 전통적인 것으로 여겨지지만, 3판 발매 당시에는 RPG를 컴퓨터 게임화 시켰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