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MSX2로 발매된 RPG. 타이틀에서 알 수 있듯 스내쳐를 베이스로 하고 있는 작품이다. 원작이 어드벤처였던데 반해 뜬금없이 RPG가 되었지만 MSX 시절의 명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스내쳐와 마찬가지로 매체는 플로피 디스크지만 SCC-I 음원칩과 확장 메모리를 내장한 카트리지가 동봉되어있다. 여전히 이 카트리지는 복제방지 수단으로도 쓰였다. 카트리지가 없으면 플로피만으로는 게임이 구동되지 않는 구조인데 SCC는 시판용 칩이 아니라 코나미가 제작한 커스텀칩인 관계로...
어른의 사정으로 3장 분량 중 1장이 통째로 들려나가 결국 미완으로 남은 스내쳐를 완결시키는 취지로 제작된 게임이지만 코지마 히데오는 시나리오 지원 담당으로 조력만 했고 전면적으로 그가 프로듀싱한 게임은 아닌데 그렇다보니 스토리 전개가 원작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장르는 전작같은 어드벤처 타입이 아닌 RPG 타입으로 변경되었고 SD란 이름이 붙은것 처럼 전원 2등신의 대두캐릭터가 되었다. 그런데 엔딩에서는 SD가 아닌 리얼 사이즈 (...)
RPG로 장르가 변경되어서인지 스내쳐를 잡아서 돈을 모아서 새 무기를 구입해야 하고 JUNKER는 공무원 아니었나여 캐릭터가 2등신 SD인지라 분위기가 묘하게 유쾌한 분위기다. 팬더로 변장한 스내처를 찾는다던지 이벤트 면에서도 진지한 분위기였던 원작과는 차이가 있지만 장 자크 깁슨의 유체를 발견하는 장면같은 고어신도 SD로 바뀐 채 그대로 표현되어있다보니 좀 괴하다는 느낌도 들 때가 있다.
당시에는 원작 스내처가 미완으로 끝난 상태에서 이 작품을 통해 결말이 알려졌지만 나중에 PC 엔진으로 결국 제작된 완전판 스내쳐의 결말과 차이가 있다. 특히 어떤 인물의 결말은 완전히 다른데 원작 쪽이 좀 더 여운을 남겨주는 편. 아마도 SD 스내처 쪽은 코지마의 원래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어레인지한 것이고 스내처 완전판은 원래의 구상을 요약해서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에 생긴 차이라고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