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란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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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란의 관계
روابط ایران با کره جنوبی

1 개요

1977년 6월 17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 시장의 서울특별시 방문을 기념해 서울특별시에 '테헤란로'를, 테헤란에는 '서울로'를 명명했다. 팔레비 왕조 시절의 일이지만 이슬람 혁명이 일어난 뒤에도 계속 명칭이 사용되고 있고, 이란-이라크 전쟁 때도 교역을 했다. 북한이 이란에 무기를 팔아먹는단 첩보를 입수한 당시 청와대가 즉시 이란에 필요한 군수물자(팔레비 시절 사들인 무기들을 유지하자면 미제 부품이 필요했다)를 팔기도 했다. 꽤나 용자짓이었지만, 당시 미국이나 이라크도 이런 저런 이유로 대놓고 태클 걸 상황이 아니어서 그냥저냥 넘어갔다. 구체적으로는 아세아자동차(주)[1]가 개발하고 제작한 K-111 1/4t 지프차를 81년부터 89년까지 1만4천여대 수출하였다. 이란군은 한국산 헬멧을 쓰고 한국산 지프차를 타고 전쟁을 한 것이다. 이외에도 전쟁통에도 이란에서 인명피해를 감수해 가며 각종 공사를 해낸 전적도 있다. 이런 인연 덕인지 지금도 이란은 친미 성향 국가인 대한민국과 교역도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게 '악의 축'으로 찍힌 이상, 북한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특히 이란의 자본과 북한의 기술이 만나 태어난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은 대한민국에게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다만, 어디까지나 군사적 부분 한정이고 민간무역의 규모는 대한민국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대한민국과의 무역규모는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이며 대한민국은 이란에 전자제품과 자동차 등을 수출하고 있다. 그냥 수출 정도가 아니라 이란의 국민차가 프라이드 베타의 현지 생산판이다. 테헤란에 돌아다니는 차들 중 절반 가량이 프라이드 베타일 정도(...) 참고로 2006년까지는 기아자동차 마크와 프라이드 명칭을 썼지만, 기아자동차에서의 기술 이전 및 상표 라이센스 계약이 완료된 2007년 이후부터는 현지 생산자(사이파자동차) 마크를 붙이고 Saipa131, Saipa141 등의 명칭을 쓰고 있다.

대한민국이 4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인 만큼 이란의 입장에서도 대한민국은 중요하며, 대한민국도 이란산 원유가 원유수입원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만큼 이란을 중요시하지 않을 수 없다.

같은 이슬람 국가라도 아프가니스탄같은 헬게이트 너머의 세계와는 달리 치안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어서 술을 마시는 등의 이슬람 율법에 어긋나는 행위만 하지 않는다면 (이마저도 외국인에게는 관대하다) 별다른 문제가 없는 곳이라 여행을 가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그래서 예전에는 이란항공에서 인천국제공항에서 테헤란으로 가는 직항노선을 취항하기도 했지만 2010년 1월경부터 한국 직항노선이 수익성 문제로 운휴되어 대한민국에서는 두바이, 베이징, 쿠알라룸푸르 등의 경유지를 거쳐서만 이란에 갈 수 있게 된다. 이란 사람들이 한국을 방문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운항횟수를 현재 주 4회에서 주 11회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이란 운항횟수가 늘어나면서 대한항공 말고도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국적항공사가 이란으로 직항편을 띄울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뒀다.

인천공항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한항공에서 여객기로 2017년 3월 한달 동안 테헤란 직항 전세기를 띄운다!

2 한류

중동 국가임에도 드라마 한류 열풍이 엄청난 몇 안되는 국가들 중 하나다. MBC 드라마 대장금(현지에서는 '양곰'이라는 발음으로 불린다)이 2007년에 이란에 첫 방송되며 시청률이 90%라는 대박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2009년에 방영된 드라마 주몽85%라는 시청률로 전작인 대장금 인기의 명맥을 유지함과 동시에 이란의 국민 드라마로서 완벽히 자리잡았다. 드라마 주몽이 이란에서 방영되던 2009년에는 10대 이란 청소년이 주몽에서 소서노 역할을 맡았던 한혜진을 너무나 흠모한 나머지 그녀와 결혼하고 싶다(…)는 뜻을 가족들에게 내비쳤는데 아버지가 무시했다. 그러나 이 아들은 정말 한국으로 가서 청혼하겠다며 집안 재산인 이나 여러 가축을 팔아 돈을 마련하겠다고 하니 당연히 아버지가 반대하자 자살을 기도(…)하기까지 한 일도 있었다. 그 외, 목장 경비원이 주몽에 한창 정신이 팔려있다가 양 90마리를 잃어버렸다거나 이름을 '주몽'으로 개명(...)해달라고 신청하는 사람이 나오는 등 주몽의 인기가 불러 일으킨 크고 작은 사건들이 많았다고.

문화적인 코드가 다를 것 같아 보이는 이란에서 대한민국 드라마가 대박을 터뜨리게 된 이유는 저녁 시간대에 외출보다는 집에서 가족들끼리 TV를 보는 이란인들의 습관이 드라마에 집중하는데 큰 기여를 했고, 중동의 사극이 짧아야 2,3년이라는 길고 늘어지는 구성을 지닌데 비해 상대적으로 전개가 빠른 한국의 사극이 이란인들을 사로잡았다는점, 더하여 대장금이나 주몽의 경우 한국의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국의 전통적인 의상을 입고 배우들이 출연하며주몽이?, 역동적이며 인간감성을 자극하는 한국 드라마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었기에, 역사와 전통을 중요시하는 이란인들에겐 거부감이 드는 서방의 전통의상보다 한국의 전통의상에서부터 친근감을 가지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녹아든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특히 대장금같은 경우는 여성이 주인공에 소재가 요리다 보니까 아줌마 할머니 층에서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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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드라마 주몽은 완벽한 인기와 유명세를 타게 되어 주몽 역할을 맡은 송일국이 특별히 이란에 방문하기까지 했고, 그가 이란에서 전속모델로 찍은 CF 및 홍보물은 LG그룹이 이란에서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데 크게 기여했을 정도다. 이런 한류 열풍 덕분에 이란 국민들 사이에서는 대한민국에 대한 인상이 좋고 대한민국 제품에 대한 선호도도 매우 높은 편이다.

최근에도 한국 드라마 열풍은 사라지지 않아서, 2015년 초반에도 해를 품은 달, 신의 등의 트렌디한 사극이 동시에 전파를 탔다.나도 안 본 한국 드라마를 인터넷으로 거의 실시간으로 구해서 보는 이란 소녀들을 보면 기분이 묘해진다

참고로 이란에는 TV 채널이 1개라서 한류의 인기가 많아보인 것 뿐이라는 말이 있던데 전혀 아니다. 이란의 국영방송IRIB만 해도 다섯 개의 전국 TV 채널과 여러개의 지역 방송국을 갖고 있으며, 그 밖에도 이란 법상 불법인 국외 송출 페르시아어 민간 방송들이 있다. # 점 더 자세한 것은 대장금 항목 참조.

3 경제교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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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으로는 2008년에만 120억 달러에 달하는 교역량을 보이며, 이는 중동 국가를 상대로 한 교역량 중 가장 많다. 2011년에는 174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햇으며, 이란 입장에서도 한국은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중요한 교역 파트너 가운데 하나이다.

그런데 2010년 8월, 미국이 유엔을 통해 이란을 마침내 악의 축으로 만들고, 추가적으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에 대한민국도 동참할 것을 요구하면서 한국 정부는 9월 8일 이른바 '사전 허가제'를 도입해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멜라트 은행 등 102개 단체 및 24명 개인과 거래시 한국은행의 허가를 거치도록 했다. 또 제재 대상이 아닌 이란 기관과 거래할 때도 4만 유로 이상의 금융 거래는 사전 허가를 받도록 했다. 멜라트 은행은 자신들이 빌미를 제공하기는 하였으나(서울 지점을 통해 비밀 자금을 관리한 전적이 있다), 대 이란 무역결제 업무의 70%를 담당해오던 곳이라 충격이 컸다.

반면 석유와 관련해서는 하나도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정치적 의미의 경제 제재'의 의미를 강하게 드러냈다. 정부 당국자들의 인터뷰를 보아도

問 : 역(逆)으로 경제 제재가 이루어지면 어찌할 계획입니까?

答 : 어쩔 수 없지만 반응을 봐야만 알 것

딱히 대단한 대책은 없는 모양이다.(...) 대다수의 이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건설 관련이 아니라 중소기업들이 많이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결국은 또 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볼 듯.

한편 이란 측은 '한국이 독자적으로 제재할 땐 반드시 경제적 보복하겠다' 고 엄포를 놓았지만 그러기에는 이란이 더 손해고 이란은 개념과 상식이라는 게 없는 주체 사이비 교단처럼 융통성 없고 자기중심적이기만 한 체제가 아니라 철저히 현실주의적인 국가고, 경제 제재 형태 자체도 자기 이마에 자기가 꿀밤 때리는 격인지라 실질적으로 별다른 조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년 넘게 아무런 조치도 없었다.

하지만 2011년 12월 미국이 NDAA에 의거한 추가제재를 하면서 또 문제가 생겼다. 경제적 여파가 클 듯. 결국 2012년 7월 1일 부로 이란산 석유 수입이 중단되었고, 이란과 거래하던 기업들이 피해를 입기 시작했다. 이란은 수입을 재개하지 않으면 한국과의 관계를 재검토하겠다며 경고하였으나, 그 이상의 대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러다가 이란 측에서 이란 소유의 유조선으로 대신 운송해 줄테니 수입 재개하라고 한국에 요청했으나, 미국이 이란의 국영 유조선회사까지 제재하면서 무위로 돌아갔다. 다만 한국과 이란의 교역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고, 석유 수입량을 일정 부분 줄이는 조건으로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이러한 경제 제재는 이란 스스로 자국의 외교 정책을 전환하지 않는 이상 한국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제재가 강화되면서 교역액은 계속 축소되었다. 2011년 174억 달러였던 것이 2012년에는 148억 달러, 2013년에는 (10월 현재) 84억 달러까지 급감하였다. 그러나 온건 성향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집권 이후 2013년 11월 이란과 서방의 핵 협상이 타결되어 경제 제재가 다소 완화되었으며,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한국 무역에도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5년 7월 14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신 이란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를 해제하기로 하는 협정이 최종적으로 타결되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무역 거래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대단히 높다고 한다.

그러나. 국내 경제신문들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위에 서술하듯이 미국이 딴지를 걸어서인지 한국 기업들이나 정치권이 눈치를 보느냐 지지부진하다고 우려한다. 이미 유럽이나 일본은 앞다퉈 건설업이나 자원개발 등등에 나서서 계약을 따내려고 하고 현지 서비스업 진출,수출입 문제로 활발하고 중국도 그동안 큰 수익을 보던 이란 시장을 빼앗길까봐 나서는 거랑 달리 한국 기업은 너무 뒤쳐지고 있다는 것. 한편 이런 우려에 대하여 부랴부랴 새누리당이 이란 경제 협력에 나서고 박근혜 대통령이 이란 방문을 알아본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으나 반대로 미국 정계 보수파들 눈치도 생각해야 하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사실 무엇보다 세계 주요국들이 모두 이란 시장에 눈독을 들이면서 이란의 콧대가 높아진 게 가장 큰 부담이다. 기술력으로 승부하는 유럽이나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중국과의 경쟁에서 이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경제제재 이전의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가 힘들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현재 삼성전자, SK건설 등의 한국 기업이 이란에 지사를 두고 진출하였으며, 한화그룹, 롯데그룹 등도 이란 진출을 검토 중이다. 이쯤 되면 한국 기업들이 이란을 '기회의 땅'이라고 여기는 듯.

  1. 현 기아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