Ё

Ё,ё 는 키릴 문자의 하나로, 발음은 /jo/, 한글 발음으론 ''에 해당한다.

러시아에서는 이 글자를 많이 표기 하지 않는다. 'E'나 'e'라고 표기하는 것이 흔히 쓰는 방법인데 귀찮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인터넷이나 여러 곳에서 노래 가사를 퍼오는 사람들이 곤란을 겪기도 한다.

다만 현재 많은 신문사들이 Ё를 제대로 표기하기 시작했는데, 또한 러시아 국회의 러시아어 위원회에서는 5년 전에 신분증에서의 정확한 Ё 표기를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여전히 러시아 신문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상의 문제를 들어 Ё 표기를 꺼려하고 있다.
Ё의 표기가 가장 활발했던 시기는 스탈린 정권(1942-1953년)이었는데, 스탈린의 죽음 이후 점차 총애를 잃고 알렉산드르 솔제니친과 같은 몇몇 작가들에 의해서만 표기가 유지되었다. 그들은 작품 출판 당시 Ё의 표기를 강력히 요구했다.

러시아에는 Ё와 관련된 웃지 못할 사건들이 많은데, 러시아인의 4% 정도가 이와 관련된 황당한 일들을 겪었다고 한다. 몇 가지 일화를 소개하자면, 2009년에 블라디미르 요지코프(Владимир Ёжиков)는 유산 상속과 관련된 아주 골치 아픈 일을 겪게 되었다. Ё 표기가 누락되어, 신분증에 성이 예지코프(Ежиков)로 되어 있기 때문에, 요지코프(Ёжиков)와 예지코프(Ежиков)가 동일 인물임을 증명해야만 했다. 또한 타티야나 테툐르키나(Татьяна Тетёркина)는 신분증을 새로 발급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았는데, 당시 공무원이 단순히 컴퓨터 키보드에서 Ё 입력 방법을 찾지 못해 성을 테테르키나(Тетеркина)로 바꿔 썼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무려 8년 동안이나 새로 태어난 아들의 출생 신고를 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고, 결국 그녀가 러시아인이 확실하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했다.

톨스토이의 작품 <안나 카레니나>의 등장인물 중 한 명인 귀족 료빈(Лёвин)의 'ё'도 'е'로 표기되어, 레빈(Левин)으로 변하게 되었다. 작중 인물이기에 상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톨스토이가 의도한 '료빈'은 러시아 귀족의 성으로 볼 수 있지만, 바뀌어 버린 '레빈'은 유대인의 성이기 때문에 차이가 있다. 또한 톨스토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이름인 레프(Лев)가 아니라 료프(Лёв)로 불렸다는 것 또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름에서뿐만 아니라, 단어에서도 'ё' 대신 'е'가 쓰여 단어 표기법 자체가 바뀐 경우도 종종 만날 수 있다.

통계에 의하면 무려 25,000가지의 러시아 성이 Ё를 쓰고 있으며, 수천 개의 러시아와 다른 나라들의 지명이 Ё와 관계되어 있다.

Ё가 러시아 문헌에서 처음 등장한 시기는 1783년 11월 29일 또는 11월 18일로 보고 있다. 공작 부인 예카테리나 다시코바(Екатерина Дашкова)가 한 학술회의에서 학자들에게 그 전까지 'io'라고 표기하던 것을, 간편하게 'ё'로 사용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하지만 Ё가 정식으로 러시아 문자 순서상 7번째로 인정받게 된 것은 소련 시대에 와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