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은자

한국어갖은자
중국어大寫/大写(dàxiě)[1]
일본어大字(だいじ)

1 개요

일반자갖은자중국 간화자일본 신자체기타
1, [2]
2,
3
4[3]
5
6
7
8
9
10
100
1000

한자로 숫자, 특히 돈의 액수를 표기할 때, 일(), 이(二), 삼(三), 십(十)과 같이 간단한 한자의 위조[4]를 방지하기 위해 공문서나 계약서 작성 시, 금융거래나 화폐를 발행하는 경우 숫자를 표기할 때 의도적으로 획수가 많고 복잡한 글자를 사용한다. 주의할 것은 작은 숫자를 크게 위조하는 것 뿐만 아니라 부채 등을 축소시키기 위한 축소위조도 가능하기 때문에 큰 숫자에도 갖은자가 사용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十에다가 줄을 찍찍 그어서 五로 만드는 것처럼.
금액의 경우 맨 앞에 숫자가 추가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금(金)'자를 붙인다. 원 뒤에는 원의 1/100에 해당되는 전 단위가 올 수 있으므로, 원으로 떨어지는 경우에는 원 뒤에 '정(整)'자를 붙인다. 그러나 전 단위가 사실상 쓰이지 않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은행 등에서 수기로 금액을 작성할 때 '금 OOOOO원 정'이라고 쓰는 것이 바로 이것.

예시: 12,340원 (일만이천삼백사십원) → 金 壹一萬貳二仟千參三佰百肆四拾十원(整)

2 유래

명나라 초 호부시랑 곽환 등은 가짜 장부를 만들고 장부 상의 숫자를 위조하는 수법으로 막대한 전곡을 횡령하는 소위 곽환 사건이 발생하였다. 주원장은 이에 대노하여 곽환과 6부 좌우시랑 등 수 만 명의 관리를 사형에 처했다. 동시에 이 같은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해 재무 상의 숫자를 갖은자로 쓰도록 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이것이 갖은자의 시초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명말 청초의 고증학자 고염무는, 이미 당나라 측천무후 시기에 세워진 비석, 또는 시문 중에 갖은자를 쓴 경우가 많다는 것을 밝혔다. 측천무후측천문자라는 새로운 문자를 만든 바가 있는데, 갖은자도 이 때 만들어 진 것이라 주장했다.

그러나 1959년부터 1975년 사이 신장 투루판(吐鲁番)에서 발굴된 아스타나 고분군에서 출토된 많은 유물에서 갖은자가 쓰인 것이 밝혀졌다. 기원후 4세기 경, 대략 동진(東晉) 말년에 해당되는 시기이다.

결론적으로, 갖은자가 민간의 거래 관습으로 사용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600년전의 일이고, 측천무후 시기에 그 쓰임이 양적으로 확대되었으며 주원장은 이를 공식적으로 공문서에 사용하도록 법제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3 사용

  • 전통적으로는 壹, 貳, 參, 肆, 伍, 陸, 柒(또는 본자인 漆), 捌, 玖, 拾, 佰, 仟(혹은 阡)의 글자가 사용되었으나, 현재 한국에서는 壹, 貳, 參, 拾 정도만이 사용되고 있는 정도. 왜냐하면 다른 글자는 그다지 다른 글자로 위조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一은 八을 제외한 거의 모든 숫자로 위조가 가능하며, 二는 三, 四, 五, 그리고 조금만 비틀면 七까지, 三은 五로, 八은 六으로, 十은 五, 七, 九, 千 등으로 위조가 가능하다. 다만, 오늘날에는 '일만이천삼백사십원'처럼 아예 한자 대신 한글로 표기하는 방식이 주로 쓰이게 되면서, 갖은자로 금액을 적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
  • 일본에서는 지폐의 액면가를 갖은자로 쓴다. 실제로 이걸 위조할 수야 없겠지만. 1을 壱, 2를 弐라고 쓴다. 또한 뭔가 뽀대를 내기 위해 애니메이션의 화수나 권수, 횟수 등에 종종 사용한다.
  • 중국에서는 1~10까지 모두 사용하는 경우도 있는데, 각각 壹, 贰, 叁[5], 肆, 伍, 陆, 柒, 捌, 玖, 拾으로, 기존의 갖은자가 간화되었을 뿐이다. 지폐에서 1, 2, 5, 10, 100을 모두 갖은자인 壹, 贰, 伍, 拾, 佰으로 쓴다. 갖은자라 하더라도 신자체를 쓰는 일본과 간화자를 쓰는 중국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 (零)과 만(萬)은 정자가 갖은자의 역할을 가지는 경우이다. 약자로 쓸 때는 각각 〇, 万으로 적는다.
  • 그 외에 자격증이라든가 무술의 단증에서도 이 갖은자를 사용한다.

4 갖은자에 포함된 원래 숫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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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은자 안에는 원래 숫자의 모습이 남아 있다. 壹에는 아랫부분의 豆에 이, 貳에는 貝 위에 가 있는 식이다. 원형을 찾기 까다로운 것들을 설명하자면 肆는 镸 부분에 四의 옛 모습인 가 있고, 陸에서 圥의 첫 가로획을 빼면 이 나타나고, 捌은 別의 왼쪽 아래나 刂(칼도방)이 , 玖는 久 또는 그 안의 ク가 , 拾은 첫 2획까지가 .

5 갖은자의 본의

  • 壹 [일] 전일(專一)하다. 오로지.
  • 貳 [이] 버금.
  • 參 [삼] 셋. 인삼. [참] 참여하다. 가지런하지 않은 모양.
  • 肆 [사] 방자하다
  • 伍 [오] 고대 군대에서 5명을 묶은 편대
  • 陸 [륙] 뭍
  • 柒 [칠] 옻[6], 나무이름.
  • 捌 [팔] 농기구의 일종.
  • 玖 [구] 옥과 닮은 검은색 돌
  • 拾 [습][7] 줍다(습득)
  • 佰 [백] 고대 군대에서 백 명을 통솔하는 우두머리.
  • 陌 [맥][8] 두렁길
  • 仟 [천] 고대 군대에서 천 명을 통솔하는 우두머리.
  • 阡 [천] 두렁길
  1. 로마자의 대문자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로마자 대문자는 大写字母, 갖은자는 大写数字로 구분하기도 한다.
  2. 고자(古字)
  3. 이체자
  4. 획 하나만 그어도 단위가 크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一에 획 하나만 그으면 二도 될 수 있고 十도 될 수 있으며, 十에 획 하나만 그으면 千이 된다.
  5. 參의 간화자인데, 이는 '참석하다'란 뜻으로 쓰이는 参(can1)으로 읽힐 때와 구별하기 위해서다.
  6. 사실 이때는 본래 형태인 을 주로 쓴다
  7. 음이 다른 케이스
  8. 음이 다른 케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