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페이 전쟁

1 개요

세키가하라 이전 일본판 장미전쟁[1]
센고쿠시대, 메이지 유신과 함께 일본 사극의 밥줄 중 하나인 시대

헤이안 시대 말기인 1180년에 벌어진 일본의 양대 무사일족인 겐지와 헤이시 간의 내전을 일컫으며 1185년 겐지가 최종적으로 승리하면서 전국을 장악해 가마쿠라 막부를 수립한 계기가 된 사건이다. 일본에서는 겐페이합전, 당시 연호를 따서 지쇼-쥬에이의 난 혹은 당시 겐지 일족을 대표하던 미나모토 가문과 헤이시 일족을 대표하던 타이라 가문[2]이 전쟁을 주도했기 때문에 미나모토-타이라 전쟁이라고도 하며 한국, 중국에서는 한자 독음을 이용해 원평전쟁, 원평합전이라고도 불리운다.

겐지와 헤이시는 대대로 서로 일본 황실과 조정의 협력을 얻기 위해 경쟁해온 라이벌 관계였다. 겐지는 일본에서 척박한 간토 지역을 거점으로 삼았기 때문에 육상전에서 두각을 드러낸 반면 헤이시 일족은 당시 중국 대륙과 한반도와 인접한 시코쿠-큐슈 지역을 거점으로 삼아 당시 대중국 무역 독점과 세토내해 일대의 해적을 토벌하면서 성장한 해군을 이용해 서로 중앙 권력 진출을 노리려고 했기 때문에 끊임없는 대립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끊임없이 권력 대립을 펼치던 일본 황실 세력과 귀족 세력이 헤이시와 겐지를 각각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고 했기 때문에 겐지와 헤이시는 서로에게 칼을 겨눌 수 밖에 없었다

2 배경

1068년, 고산죠 천황이 제71대 천황으로 즉위하였는데, 그는 후지와라씨의 외손이 아니었기에 후지와라씨의 정치적 음모로 25년간 불우한 세월을 보냈다. 또 그의 외조부인 산죠 천황도 후지와라씨의 압력 때문에 고뇌의 세월을 보냈는데, 이런 일로 인하여 고산죠 천황은 내심 후지와라씨를 달갑지 않게 여겼다. 그는 후지와라씨의 세력에 제동을 걸기 위해 우선 그들의 경제적 기반이 되고 있는 장원 정리 작업에 착수하여 즉위 다음해인 1069년 기록장원권계소라는 기구를 설치했다.

천황은 우선 20년 전인 1045년 이후에 생긴 장원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장원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그 이전의 장원이라도 근거가 애매모호한 것은 취소시킨다는 엄격한 방침 아래 장원 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방법은 우선 영주에게 참고서류를 재출토록하고 해당 지방 국사의 의견을 들어 영주와 국사 양쪽의 주장을 검토하여 결정하였다. 그러고도 결정을 못 내릴 경우에는 고산죠 천황이 직접 조사하여 판결을 내렸다.

천황은 관백을 역임한 바 잇는 요리미치에게도 증거서류를 제출토록 요청하였다. 그러나 요리미치는 기부하는 토지를 받은 것이므로 별도로 제출할 서류가 없다며 맞서 천황을 곤경에 빠뜨리기도 했다. 지금까지 장원의 횡포에 고민해 오던 국사(수령)들은 환영하였고 이 같은 정치적 권력을 제도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천황은 양위 후, 원청을 설치했다. 여기서 행한 정치를 원정이라 하는데 원정이 실제로 시작된것은 고산죠 천황의 뒤를 이른 시라카와 상황때 이르러서 였다.

시라카와 상황이 원정을 시작하게 된 것은 양위 후 천황이 너무 어리다거나 그의 직계손들에게 천황의 자리를 물려주기 위한 개인적 이유에서였지만, 이 원정은 도바 법황, 고시라카와 법황에 의해 승꼐되어 12세기 말엽인 헤이안 시대 종반까지 계속되었다. 이처럼 오랜 원정에도 섭정이나 관백은 존재하였지만 상황은 천황의 아버지나 조부였으므로 혈통상으로도 우위에 있었다. 따라서 천황을 보좌하는 섭정이나 관백도 상황의 그늘에 가려 무력할 수 밖에 없었다.

원청에는 장인소를 비롯하여 여러 가지 부속기구가 있었는데, 그곳에 근무하는 원사들은 조정의 관직을 가진 자였으나 장관은 별당이라 불럿다. 특별한 점은 여러 나라 출신의 북면의 무사들이었는데 원의 북쪽에 대기하여 경비를 담당했다. 원정 실시 결과 정치적 실권은 천황의 외가인 후지와라씨의 섭정- 관백의 손에서 천황 직계는 상황과 수령층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시라카와, 도바, 고시라카와 세 상황이 모두 원정을 실시하였고 그들의 생활은 사치의 극을 치달았는데, 불교는 형식적이고 유락의 대상으로 삼게됨으로써 사원 건축과 불상에 막대한 자금을 소모하여 차츰 세속화되기 시작했다. 법황은 이에 소요되는 막대한 경비를 수령들로 하여금 충당토록 하기 위해 이들을 원조함으로써 수령과 장원 간의 마찰이 더욱 심해졌다. 원청의 최고 실력자인 시라카와 법황에게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잇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산법사라 불리는 승병의 무리였다. 원래 승려는 율령상 일반 농민들과는 달리 조세와 부역이 면제되어 있었는데, 이러한 점을 노려 11세기 무렵에는 세금을 기피하기 위해 사원으로 들어가 중이 되는 농민이 증가했다. 사원의 입장에서는 노동력을 위해 이들이 필요했는데 이들로 무술을 수련시키며 강력한 승병집단으로 조직한 것이다.

사원에서는 이 조직이 커지면서 국사의 지시를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엔랴쿠지, 온죠지, 고후쿠지 등은 국사와의 투쟁은 물론 그들끼리의 싸움을 벌이기도 하엿고 자신들의 이익에 조금이라도 침해된다면 조정에 몰려와 소동을 벌였다. 나라의 고후쿠지는 카스가 신사의 신목을 받들고, 히에이 산의 엔랴쿠지는 히에 신사의 신여를 받들고 조정으로 몰려들어 시위를 벌였는데 이러한 소란 행위를 강소라고 한다. 법황이나 귀족들은 신을 경외하였으므로 그들의 무리한 주장을 그대로 수용할수밖에 없었는데 그러자 승병들은 기고만장하여 근 100여년에 걸친 원정 시대 동안에 60여 회에 걸쳐 강소를 감행하였다.

이 같은 행위에 골치를 앓고 있던 조정에서는 검비위사 마사모리와 그의 아들 타다모리를 우치에 파견하여 고후카지의 승병들을 저지하였다. 시라카와 법황은 일직이 마사모리로부터 초지를 기부받은 일도 잇었기에 특별히 타이라 씨를 옹호하였는데, 요시이에(미나모토씨)의 아들 요시치카가 이즈모에서 난동을 일으켰을때도 마사모리를 파견하여 진압하는 등 타이라 씨는 승병의 강소를 무력으로 저지하는 명성을 떨치면서 차츰 미나모토씨와 어깨를 나란히 하였다.

타다모리는 시라카와 법황의 신임을 받으며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엇다. 시라카와 법황 다음의 도바 법황때는 33간당(관세음보살을 안치한 33곳의 영지)을 세운 공로로 1132년 다지마의 국수 겸 형부경이 되어 승전(천황이 앉아있는 자리에 오름)이 허용되는 특전을 받았고 이렇게해서 타이라 씨는 차츰 미나모토씨의 라이벌로 부상하게 되었다. 타다모리는 각지의 국사로부터 인정받으며 관서로 세력을 확장하였는데, 세토나이카이에서는 상선을 운영하고 규슈에서는 송나라의 상선과 무역을 하여 많은 재산을 축적하였다. 수도에 위치한 그의 저택에는 원청의 궁녀들까지 출입하였고 타다모리의 아들 기요모리또한 아버지의 후광으로 출셓였다. 이제 타이라씨는 타다모리와 기요모리, 2대에 걸쳐 쟁쟁한 실력자가 되었다.

타이라씨와 반대로 미나모토씨는 요시이에의 손자 다메요시가 수장이 되었으나 후지와라씨를 섬기면서도 그 소임을 다하지 못했기에 지방 세력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고 그 뒤 내분이 일어나 12세기 중반에는 타이라씨보다 열세에 놓이게 되었다.

3 전투 경과

3.1 시라카와 궁 공격(호겐의 난)

사건의 발단은 원정을 실시하고 있던 도바 법황이 그의 장남인 스토쿠 상황과 황태자 책봉 문제를 놓고 심각하게 대립한 데서 비롯되었다. 스토쿠 상황은 자신의 아들을 황태자로, 도바 법황은 스토쿠 상황의 동생을 황태로 옹립하려고 했으나 그리고 얼마 후 그를 고시라카와 천황으로 옹립했다. 그 후 스토쿠 상황은 도바 법황을 적대시 하였다.

후지와라씨의 섭정 타다미치와 그의 동생 요리나가 좌대신 사이에도 갈등이 빚어졌다. 요리나가는 그의 아버지 타다사네로부터 총애를 받으며 타다미치로부터 후지와라씨의 수장 자리와 섭정 자리까지 빼앗으려 하였다. 그러나 원청의 측근들과 사이가 틀어지는 바람에 도리어 세력을 잃게 되었고, 이러한 일로 인하여 요리나가는 도바 법황을 질시하게 되었다. 이럴 즈음 도바 법황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어수선한 상황을 기회로 생각한 스토쿠 상황은 즉시 군사를 소집하며 작전 회의를 열었다. 타데모토가 맨 먼저 입을 열었는데,

" 야습을 감행한다면 승리는 우리의 것입니다. "

다메토모는 어렸을 때부터 강궁(强弓)을 잘 서 명궁으로 명성을 떨쳤는데 요리나가가 그의 말을 일축했다.

" 이번 싸움은 천황의 자리를 다투는 중차대한 싸움이다. 촌뜨기 무사들의 장난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

한편, 천황 측의 작전회의 에서도 요시토모가 야습을 제의하자 모슨 사람들이 동조하였다. 작전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1156년 7월 11일 새벽 상황이 잇는 시라카와 궁으로 공격했다.

교토의 가모 강 연변에 있는 시라카와 궁 주위에서 갑자기 '와!' 하는 병사들의 외침이 울리면서 말발굽 소리가 들려왔다. 시라카와 궁을 포위한 군사는 기요모리(타이라씨)를 비롯하여 요시토모(미나모토씨), 요리마사(미나모토씨)가 거느린 1천 700여기 였고, 이에 맞서는 스토쿠 상황군은 좌대신 요리나가, 미나모토 다메요시, 그의 아들 다메터머(이상 모두 후지와라씨), 타다마사(타이라씨)가 거느리는 1천 기 엿으나 불의의 야습을 받자 혼란스러웠다. 그 가운데 서문을 지키고 있던 다메토모는 강궁으로 사정없이 화살을 쏘아 전황을 뒤집어놨으며 적장 기요모리는 일시적으로 군을 물린다.

날이 샐 무렵 공격군의 요시토모는 승패를 결정짓기 위하여 시라카와 궁에 화공을 감행했으며 때마침 불어오는 서푸은 삽시간에 사라카와 궁을 불바다로 만들었다. 상황군은 불과 화살, 그리고 칼날에 포위된 채 패하고 말았다. 이 사건을 '호겐의 난' 이라고 한다.

불과 하루동안 일어났던 이 싸움은 귀족의 시대가 끝나고 무사의 시대를 여는 대전환의 계기로써 역사학적으로 중요한 파트이다. 이후 스토쿠 상황은 사누키로 유배되었고 요리나가는 자결, 다메요시, 타다마사 등 상황 측에 가담했던 많은 무사들이 참수되었고, 요리나가 등이 소유하고 있던 많은 장원은 원청에 압수되었다. 다메토모는 이즈의 오지마로 유배된 후에도 여전히 힘을 과시해 토벌대를 파견하여 제거하였다.

이때에 이르어서는 무사는 정권의 향방을 결정하는 세력으로 성장되었다. 타이라 키요모리와 미나모토 요시토모는 무사 세력을 대표하는 두 세력으로써 서로를 견제하게 되었는데, 호겐의 난이 일어난 2년 후, 고시라카와 천황은 니죠 천황에게 양위하고 원정을 시작하였다. 그러자 고시라카와 상황을 측근에서 섬기며 세력을 확장한 소납언 뉴도와 노부요리가 있었는데 니죠 천황 측근인 권대납언 쓰네무네, 중납언 고레카타등의 천황 친정파와도 긴밀한 유대관계를 가지면서 노부요리는 뉴도를 제거하려 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나머지 무사는 두 파의 한쪽에 가담하여 세력을 형성하게 되었다.

호겐의 난 당시 요시토모는 그의 일족을 배반하면서까지 고시라카와 천황에 가담하여 혁혁한 무공을 세웠으나 그 포상은 겨우 종오위 이하인 좌두마에 불과하였다. 이와는 반대로 기요모리는 별다른 무공이 없었는데도 하리마 국수에 정사위로 임명되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이에 불만을 품은 요시토모는 반뉴도파인 노부요리와 긴밀한 유대관계를 맺고 뉴도와 기요모리의 타도를 꾀하였다.

3.2 헤이지의 난

1159년 12월, 요시토모와 노부요리는 기요모리가 쿠마노로 참배를 떠난 틈을 노려 쿠데타를 일으켜 상황과 천황을 궁궐에 유폐시켰다. 뉴도는 급히 도망쳤으나 체포되어 결국 참수되고 말았고, 여행길에서 급보를 전해들은 기요모리는 급히 교토로 돌아와 군대를 소집했다.

이윽고 타이라씨 일족의 군대가 속속 집결하게 되자 기요모리의 사기는 충천하였고 이 소문을 들은 무사들이 기요모리 쪽에 몰려오게 되었다. 이와는 반대로 요시토모의 군세는 상황에게도 패퇴하여 점점 사기가 떨어지고 있었다.

12월 26일 아침, 궁궐의 뜰에는 채 녹지 않은 눈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고 잇었다. 기요모리의 장남 시게모리는 궁궐을 가득히 메운 군사들에게 다음과 같은 고시를 내렸는데,

"연호는 헤이지, 수도는 헤이안, 우리들은 타이라씨, 이 삼평이 합치되었으니 적을 쳐부수는 것쯤은 이제 문제될 것이 없다!"

이 말이 떨어지자 3천의 군사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요시토모-노부요리의 군사가 지키고 있는 대현문으로 돌진하기 시작했다. 한편 요시토모의 장남 요시하라는 아직 19세밖에 되지 않았으나 자신전 앞의 벚나무와 귤나무 사이를 치달리면서 시게모리와 용맹히 싸우고 잇었다. 그러나 요시토모의 군대는 패배하고 말았다. 요시토모는 미나모토씨의 근거지인 토우고쿠로 도망치던 도중 오와리 에서 피살되었고 노부요리도 참수당했다.
당시 13세 였던 요시토모의 아들 요리토모도 체포되었으나 이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져 이즈로 유배되었다. 이대 겨우 두 살이었던 우시카와(후에 요시츠네)는 어머니의 품에 안겨 어린 형 이마카와, 오토와카와 함께 눈 속을 헤매다가 기요모리에게 발각되어 승려가 되었다.

이렇게 해서 미나모토씨는 호겐의 난에서 희생을 당한 이래 또 헤이지의 난에서 대장을 비롯한 많은 무사들을 잃고 몰락하게 되었다. 호겐-헤이지의 난을 거친 기요모리는 종일위 태정대신이 되어 지금까지 후지와라씨가 독점해 오던 최고의 지위를 차지하였고 일족에서 공경이 16명, 전상인 30여 명, 국사와 관료 60여 명이 배출되어 전성기를 이루었다.

기요모리는 교토 5조와 가모 강 동쪽 로쿠하라 에 저택을 짓고 정치를 하였다. 그의 저택은 170호에 달하였으며 다시 그의 일족과 부하를 수용하는 저택이 그 북쪽에 늘어 서 있었고 그의 세력은 천황과 상황도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정점에 달하였다. 황실과의 유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하여 기요모리는 둘재 딸 도쿠코를 다카쿠라 천황의 중궁으로 삼았다. 이때 낳은 황자가 후에 안토쿠 천황이 되어 기요모리는 천황의 외조부가 되는 셈이었다. 기요모리는 중국과의 무역에도 관심을 기울여 규슈 하카타 에 항구를 만들어 송나라와의 무역거점으로 삼았다.(여담으로 히로시마 현, 미야 섬에 있는 붉은 색의 도리이를 장식한 이쓰쿠시마 신사는 기요모리가 무역과 안정 항해를 기원하며 세운것이다) 효고의 항구를 대대적으로 확장하여 출입에 편리를 제공하고, 후쿠하라에 별장을 세워 이익을 독점하였다. 수입된 송나라의 동전도 일본 국내에서 통용하게 함으로써 상품의 거래가 활발해졌다.

기요모리는 무사로써의 최고의 지위에 올랐고 귀족의 대열에도 서게 됨으로써 귀족들은 그에게 적대감을 가졌다.

3.3 타이라씨의 독재

당시 교토에서는 단발머리에 빨간 옷을 걸친 14~15세 가량의 소년과는 말을 걸지도 말고 행여나 딴지를 잡히지 말고 빨리 도망치라는 풍문이 나돌아 다녔다. 이 소년들은 타이라씨에게 불만을 품는 자들을 색출하는 스파이였고 이와 같이 타이라씨는 사실상의 독재를 누렸을뿐만이 아니라 세간의 평판은 차츰 나빠지고 잇었다. 심지어 기요모리의 편에 섰던 고시라카와 법황마저도 타이라씨를 견제하게 되었다.

교토 히가시야마의 골짜기의 산장에서 비밀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이들은 모두 타이라씨의 전횡에 불만을 품고 타이라씨 제거 모의를 하고 있었는데 모의에 가담한 사람은 이 산장의 주지승을 비롯한 홋쇼지의 순칸, 고도바 우너청의 측근 나리치카, 사이코, 타다 등이었다. 이들 중 셋쓰의 미나모토씨인 타다가 동료들을 배반하고 음모를 기요모리에게 밀고하였다. 이들은 모두 체포되어 참수되거나 유배형에 처해지고 되었다.

그러나 고시라카와 법황은 타이라씨의 횡포를 그대로 묵과할 수 없어 기요모리의 아들 시게모리가 죽자 그의 지행국인 에치젠국을 몰수하였다. 또한 당시의 관백 모노후사(후지와라씨)도 원청과 동조하여 타이라씨의 세력을 제거하였다. 이때 강력한 승병을 거느리고 있엇던 엔랴쿠지의 천태주지 묘운은 기요모리의 지지 세력이었던 엔랴쿠지의 학생파를 규합하여 당중파를 지원하는 고시라카와원과 맞서고 잇었다. 이에 기요모리는 호기라 생각하고 조정에 자신의 세력을 강화시키려 하였다. 기요모리의 세력에 눌린 고시라카와원은 정치에 대하여 일체 함구하겠다고 맹세하였으나 고도바원이 도바원에 우폐되고 도쿠코와 황태자가 기요모리의 집에 억류되었다.

그 결과 1180년, 다카쿠라 천황은 황태자에게 양위하고 기요모리의 외손자는 안토쿠 천황이 즉위하게 되면서 후쿠하라로 천도 게획을 세웠다. 400년 동안 헤이안에서 태평성대를 구가했던 귀족들은 천도 계획에 경악했고 끝까지 천도에 반대하였으나 마침내 후쿠하라로 천도외엇다.

3.4 우지 강 전투

타이라 씨의 지나친 횡포에 불만이 고조되고 새로운 수도에서는 포풍이 불어닥쳐 상당수 건물이 무너지고 사상자가 속출하자 민심이 흉흉해졌다. 불만을 가진 자들은 하늘이 타이라씨에게 노하고 있다는 증거로 보았으며 이렇게 타이라씨에 대한 불평이 노골화되는 가운데 '타이라씨 토멸'의 기치를 들고 일어난 것이 요리마사였다.

요리마사는 요리미쓰의 자손으로 미나모토씨이면서 헤이지의 난때는 기요모리를 도와 승전의 특권을 받기도 하였는데 타이라씨의 일족으로 가득찬 조정에서 미나모토씨가 살아날 길은 없었다. 요리마사는 도바 법황의 딸 하치죠인, 모치히토 왕과 함께 1180년 4월 9일 타이라씨 토멸의 화살을 당겼다. 요리마사는 고시라카와 법황의 제2 황자인 모치히토 왕을 추대하고, 모치히토 왕의 명의로 '타이라씨를 토멸하라'는 명령을 전국의 미나모토씨에게 전하였다. 이 명령은 다메요시의 막대나을 유키이에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하였다.

그러나 미나모토의 병력이 미처 집결하기도 전에 요리마사와 모치히토 왕은 우지 강의 싸움에서 패배하여 두 사람 모두 전사하고 말았는데 두 사람의 죽음으로 전국의 미나모토씨가 타이라씨 토멸의 깃발 하에 모이게 되었다. 일찍이 헤이지의 난때 가까스러 목숨을 보전한 요리토모는 30대로써 이즈 지방의 호족 호죠 도키마사의 장녀 마사코를 아내로 맞이하면서 동맹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수도에서 멀리 떨어져있는 이즈 지방에서는 유배자들이 많이 살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서 몬가쿠 상인은 북면의 무사로써 무예에 뛰어난 중이었다. 그는 자주 요리토모에게 타이라씨를 토멸하라고 권하였다.

미나모토씨의 명예를 게승해야 할 요리토모, 더욱이 그는 미나모토씨의 대를 이을 사람이었고 결국 참가를 결의하게 된다. 이럴 즈음 기요모리가 '모치히토 왕 사건'을 계기로 미나모토씨를 뿌리 뽑으려 한다는 소식이 요리토모에게 전해졌다.

'이쪽에서 공격하지 않으면 저쪽에서 먼저 공격해 올 것이다. 더 이상 망설일 수는 없다'

요리토모는 야마키관을 첫 번째 공격 목표로 삼았다. 1180년 8월 17일, 마침 이 날은 미시마 묘우진에게 제사를 지내는 날이라 야마키관에는 병사 몇 사람만이 남아있었다. 그는 도키마사와 함께 야마키관을 급습하여 그곳의 최고책임자인 야마키의 목을 베었다. 이때 요리토모의 부하는 겨우 300여 기에 불과하였다. 야마키관의 피격소식을 듣자, 기요모리의 동조 세력이었던 오바의 3천여 기와 이토의 300여 기가 합세하여 요리토모군을 포위하였다. 그리고 오바의 3천여기는 야습으로 요리토모군으 섬멸하였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요리토모는 겨우 7,8 여기 만을 거느린 채 산으로 도망쳤다.

추격해온 군사들은 요리토모의 목숨을 살려주었고 그는 바다를 건너 아와로 도망쳤다. 요리토모는 아와 지방의 안사이에게 타이라씨의 대관으로 중앙에서 파견된 목대를 토벌하라고 명령하였다. 요리토모의 명령에 호응하여 동쪽 지방의 무사들은 앞다투어 그에게 집결했다. 시모우사의 호족 지바노스케는 시모우사의 ㅁ고대를 타도한 후 300기를 거느리고 요리토모를 맞이하였다. 가즈사의 곤노스케도 요리토모에 압도되어 2만기를 거느리고 요리토모에 복속하였다.

그해 10월 6일, 요리토모는 미나모토씨의 상징인 흰색 깃발을 휘날리며 가마쿠라로 들어갔다. 삼면이 산으로 둘러싸이고 앞은 바다에 면한 군사상의 요충지일 뿐만이 아니라 요리토모를 적극적으로 후원하던 미우라씨의 키누가사 성이 인접해있었다. 그리고 그의 선조인 요리요시는 가마쿠라 해변에 하치만 궁을 세워 제사를 지냈었으며, 그의 아버지도 가마쿠라에 저택을 가지고 있음으로써 미나모토씨와 인연이 깊은 곳이었다. 따라서 요리토모는 이곳 가마쿠라르 근거지로 정하게 되었다.

요리토모가 가마쿠라에 들어온 얼마 지나지 않은 10월 20일, 멀리 후지 산을 바라보며 후지 강을 사이에 두고 동쪽에는 미나모토씨의 대군과 서쪽에는 타이라씨의 대군이 대치하고 잇었다.

3.5 후지강 전투

4 전투 목록

5 창작물

  1. ↑ 겐지와 헤이시는 모두 신적강하된 일본 황족 출신들이다.
  2. ↑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헤이케를 일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