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 시간


1 개요

Proper time
상대성 이론에서의 고유 시간을 정의하기에 앞서 사건(event)의 정의를 먼저 내릴 필요가 있는데, 시간 [math] t [/math] 와 위치 [math] \displaystyle \vec{r} [/math] 을 부여할 수 있는 어떠한 것을 사건이라고 부를 수 있다. 무언가 아주 고차원적이고 복잡한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오전 10시 정각에 기차가 역에 도착하였다."는 식의 문장이 ([math] t = [/math] 오전 10시, [math] \vec{r} = [/math] 기차역의 좌표) 로 표현되는 하나의 사건을 구성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본 문서에서는 1차원적인 위치만을 고려하여 [math] \left(t, x \right) [/math] 의 형태로 각각의 사건을 기술할 것이다.

단, 상대론적인 해석에 있어 한가지 유의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그 사건을 인지하는 (예를 들어, 그 사건이 일어났다는 빛이 우리 눈에 도달한) 시간이 아니라, 실제로 그 사건이 일어난 시간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즉, 10만 광년 떨어진 곳에서 폭발한 초신성을 지금 ([math] t = 0 [/math]), 내가 있는 장소에서 ([math] x = 0 [/math]) 관측하였다면, 그 초신성 폭발 사건은 [math] \left(t, x \right) = [/math] ([math]-10[/math]만년, [math]10[/math]만광년) 의 시간과 위치에서 일어난 것이다.

2 고유 시간

위와 같은 엄격한 사건의 정의 후에, 상대성 이론에서의 고유 시간(proper time)을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만약 두 개의 사건이 어떤 관성좌표계에서 같은 장소에서 발생하였을 때, 그 관성좌표계에서의 두 사건의 시간차가 고유시간이다.

두 사건이 같은 장소에서 발생한 것처럼 보이는 관성좌표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경우에는 고유시간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유시간의 중요성은 웬만한 상대성 이론 문서에 등장하는 다음의 공식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다.

[math] \displaystyle t = \gamma t_0, \quad \gamma = {1 \over \sqrt{1-v^2/c^2}} [/math]

그런데 대체 무엇이 [math] t [/math] 이고, 무엇이 [math] t_0 [/math] 일까? 흔히 상대성 이론을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라는 피상적인 담론으로 이해하는 경우, 내가 보기엔 네가 느려져서 [math] t = \gamma t_0 [/math] 이고, 네가 보기엔 내가 느려져서 [math] t_0 = \gamma t [/math] 가 된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두 사건의 시간차를 무수히 많은 관성좌표계에서 잴 수 있지만, 고유시간을 주는 관성좌표계는 단 하나[1]이고, (편의의 문제이긴 하지만) 이 고유시간을 [math] t_0 [/math] 라고 부른다.

그리고 어떠한 다른 관성좌표계에서 이 시간차를 재더라도, [math] t = \gamma t_0 [/math] [2], 즉 [math] t_0 [/math] 보다 더 긴 시간차를 관측하게 된다. 이것이 시간 지연의 핵심인데, 안타깝게도 많은 교양서적들에서 이러한 고유 시간의 개념을 제대로 도입하지 않은 채로 시간 지연을 설명하여 많은 사람들을 혼란시키고 있다. 2015년 현재 고교 물리Ⅰ 수업에서부터 시간 지연과 길이수축이 등장하는데, 사건고유 시간에 대한 확실한 이해 없이 그냥 이러한 자연현상이 존재하니 암기하라는 식으로 기술되어 있는 형편이다.

3 세계선의 고유시간

한 물체가 시공간 상에서 움직이면서 세계선을 그릴 때, 물체 자신의 고유시간을 정의할 수 있는데, 물체가 꼭 등속운동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적용할 수 있다. 물체의 세계선이 시간의 함수([math]\vec{r}=\vec{r}(t)[/math])로 주어질 때, 관성좌표계의 짧은 시간 [math] dt [/math] 에 해당하는 물체의 고유시간 [math] dt_0 [/math] 는 다음과 같다.

[math]\displaystyle dt_0= \gamma^{-1}(t)dt,\ \ \ \ \ \gamma^{-1}(t) \equiv \sqrt{1-\frac{1}{c^2}\left|\frac{d\vec{r}}{dt}\right|^2} [/math]

즉, 로런츠 인자가 속도에 따라 달라지므로 시간의 함수가 된다. 그러면 관성좌표계 기준 특정 시간간격 [math][t_1,\ t_2][/math] 동안의 물체의 고유시간은 아래와 같이 계산된다.

[math]\displaystyle t_0 = \int^{t_2}_{t_1} dt_0 = \int^{t_2}_{t_1} \gamma^{-1}(t)dt = \int^{t_2}_{t_1} \sqrt{(dt)^2-\left|\frac{d\vec{r}}{c}\right|^2} \leq \int^{t_2}_{t_1}dt = t_2-t_1[/math]

관성좌표계에서 [math] t_2 - t_1 [/math]의 시간이 흐른 동안 임의의 경로로 가는 물체에서 흐른 시간이 더 적으므로 시간이 더 천천히 흐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서브컬쳐에서 얘기하는 우라시마 효과이다. 그리고 물체가 좌표계에 대해 정지해 있을 때 물체의 고유시간과 좌표계의 시간은 같아진다.
  1. 회전변환이나 원점을 옮기는 변환을 무시하는 경우
  2. 당연히 [math] \gamma [/math] 는 두 좌표계간의 상대속도로부터 정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