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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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 무전유죄
작가 말에 따르면 조선일보에서 전화가 왔는데, '이 만화는 너무 솔직한 것 같아서' 실어 줄 수 없었다고 한다.

1 개요

박광수가 1997년부터 2002년까지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만화. 주인공으로 신뽀리가 있지만 등장 분량은 의외로 많지 않다. 위 이미지에서 질문하는 아들이 신뽀리. 캐릭터 디자인은 있지만 특별한 설정은 없고 그때그때 역할이 바뀐다.

2 설명

"극도의 허무주의"적인 스타일이 특징인 작품이다. 한국 문화와 관련한 다양한 이슈를 다루지만, 여기에 대해 깊은 고찰을 하거나 고찰을 드러내기보다는 정곡을 찌르는 촌철살인 같은 말 한두마디나 아리송한 말 한두마디를 남기고 화를 끝내버린다. 일부 에피소드는 그림보다 글이 더 많기도 하다. 일부 에피소드는 내용이 좀 길어지기도 하는데 온정주의적인 느낌을 강하게 주기도 하며 깊은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그림체 때문인지 감정 이입을 크게 불러일으키지는 않는다. 광수생각 고유의 스타일은 분명히 있으나 틀에 묶여버린 작품은 아니다.

못생긴 여자는 공부를 잘해도 욕을 먹는다는 식의 내용이 있어서 이를 두고 작가의 관점을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잘 보면 이런 사회 풍토에 대해 냉소주의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이므로 좀 지나친 감이 없잖아 있다. 비만 여성이 약을 먹으면서 비만을 해결하려 하길래 코멘트로 일침을 가하는 내용의 만화가 있었는데, 이걸 두고 비만 여성을 희화화하는게 아니냐는 비판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당시는 정말로 다이어트 약으로 살을 빼려는 열풍이 일기 시작하던 때였다. 로저 이버트 말마따나 PC 경찰들이 문제다.

"허무주의"나 "냉소주의"적 태도는 광수생각이라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스타일이므로 애초에 왈가왈부할게 아니다. 다만 광수생각 단행본의 만화 해설에서 작가가 "나는 예쁜 여자가 좋다"거나 "동성애자로 추정되는 사람에게 당한 성추행 경험을 적는 등" 지나치게 솔직한 스탠스를 취하기도 했다.

광수생각의 코멘트에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고 옹호하는 입장도 있지만, 사실 광수생각의 코멘트는 어떤 심도있는 해설이라기 보다는 아리송한 느낌을 주는 말에 가깝다. 이걸 두고 작가의 의중을 해석하는건 힘든 일.

광수생각 때문에 PC통신 등에서 글 끝마다 서명으로 --XX생각. 을 덧붙이는 것도 유행했다. 광수생각의 연재가 끝나자 그 유행은 곧 사라졌는데, 이는 애초에 광수생각이 사회적으로 깊은 고찰을 이끌어내는 작품이라기 보다는 다양한 소재를 다루되 그걸 작가 특유의 스타일로 수렴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연재되었던 내용은 단행본으로도 출간되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2002년까지 연재되었던 만화 중 내용을 추려서 총 4권까지 나왔다. 이미 발표된 만화를 추린 것 뿐만 아니라 위의 스샷처럼 외압이 우려될 정도의 파격적인 내용인 탓[1]에 신문에 발표되지 못하였던 에피소드도 X-file이라는 이름으로 단행본 내에 싣는 전략을 취했다. 그와 같은 출판 방식은 이후 웹툰 작가들의 단행본 출간시에도 큰 영향을 주었다.

3 비판

  • 창작이 아닌 다른 유머를 가져다 붙인 게 많다는 비판이 있으나, 여기에 대해서는 광수생각이 일종의 짤막짤막한 에세이툰이기 때문에 스토리 만화와 같은 식의 비교는 불공정하다는 의견도 있다. 사실, 떠도는 유머를 만화화하는 것 자체는 저작권법에도 어긋나지 않고 표절이라고도 볼 수 없다. 다만 그런 에피소드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것은 작가의 아이디어 빈곤이라는 점에서 비판받을 수 있다.
  • 안티조선일보 진영으로부터도 신문과 같이 묶여서 비난을 받았다. 광수생각이란 만화의 스타일은 "정치성을 고의로 거세하려는 음모"라는 것. 박무직씨네21에서 그나마 인기를 끄는 만화로써, 만화에 대하여 느낌을 좋게 한다는 것 빼고는 나머지는 볼게 없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그래서 안티조선 운동 사이트인 '우리모두'에서는 광수생각의 말풍선 내용을 지우거나 포토샵으로 수정해서 '꽁수생각'이라는 일종의 Spoof물 패러디 만화를 만들기도 했다.
  • 실제 에피소드를 보면 조선일보에 연재할만한 줄거리도 있다. 전경인 형 앞에 시위대인 동생을 두고 형은 이해하는 성격으로 나오는 반면 동생은 문제가 많다는 투로 그린 게 좋은 예. 그러나 이것도 알고 보면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정치적인 해석을 한 경향이 없잖다. 실제 에피소드에서는 동생이 어렸을 때부터 돌팔매질 놀이를 좋아했다는 것 외에 형과 동생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묘사는 없다. 시위라는 소재를 다룸에 있어 시위의 원인에 대한 고찰이 없다는 점에서 위에 언급한 탈정치성을 비판할 수도 있지만, 해당 에피소드의 주제는 "시위로 인해 원치 않게 대치하게 된 형제의 비극"임이 명확하므로 시위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정치적 상황의 안타까움을 그 나름대로 표현한 것일 뿐, 이를 탈정치적이라거나 보수주의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 외 외모 지상주의 적인 내용은 여성계에게 엄청나게 비난을 당했다.
  • 연재 후반에 들어서 작가 특유의 건조무미한 스타일이 매너리즘에 봉착했다는 비판이 있었다.
  • 작가 사생활에 문제가 있었다는 이유로, 광수생각이란 작품은 결국 그런 작가의 시각이 담긴 문제작이 아니냐라는 시각도 있다. 다만 여기에는 작가의 사생활과 작품의 내용을 구분못하고 싸잡아 비난하는 것이라는 반박이 있다.
  1. 당시 연재처인 조선일보 성향 자체가 보수적인 언론이다 보니 신문사의 논조와 대치되는 점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