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만 신는 사람이 아니다
1 중국 전설에 등장하는 요괴
이름의 뜻은 '머리 아홉 달린 짐승'[1]. 실제로 머리 아홉 달린 새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산해경>의 묘사에 따르면 "머리 아홉 달리고 사람의 얼굴에 새의 몸뚱이를 지닌 구봉(九鳳)"이라고 하고, 귀차라고도 한다. <현중기>와 <제동이어>라는 책에서는 본래 천제의 딸로 털옷을 입으면 새가 되고 벗으면 여자가 되며 밤에만 날아다닌다고 한다. 본래 새끼가 없어 남의 자식을 훔쳐다 제 새끼로 삼는데 이때는 목덜미에서 피를 짜내어 아이의 옷에 떨어뜨려 표시를 해 두고 나중에 훔쳐간다고.
본래는 머리가 열 개였으나 그 중 하나를 사냥개에게 물어뜯겨 아홉 개만 남은 후로는 그 상처에서 떨어지는 피를 맞으면 죽게 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구두충이 날아오는 소리를 들으면 개를 짖게 하여 쫓아버렸다는 전설이 있다. 근데 그럼 원래 이름은 십두충아닌가.
2 1을 모티브로 한, 서유기의 등장 요괴
1번 항목에서는 본래 암컷으로 나온 요괴였으나, 여기에서는 수컷으로 등장한다. 이름 그대로 머리가 9개가 달려있고 잠자리와 같은 두 쌍의 날개가 달려있는 거대한 파충류처럼 생긴걸로 나온다. 인간으로 변한 모습도 머리는 9개인 듯. 여담으로 위의 설명처럼 사람의 머리 아홉 달린 새의 모습, 즉 구인두조(九人頭鳥)으로 나오기도 하고, 그냥 거대한 머리 아홉인 새로 나오기도 한다.
작중에서는 만성용왕[2]의 딸과 결혼한 상태이기에 구두부마(九頭駙馬)라고도 불리운다. 장인인 용왕을 부추겨서 제새국이라 불리는 나라의 금광사라는 절의 불탑에 있던 언제나 밝은 빛을 내뿜는 진귀한 사리자 보배를 훔치기 위해 피의 비를 내리게 만들었다. 이때문에 제새국에서는 불탑을 지키던 승려들을 보배를 빼앗겼다는 죄목으로 학대받고 있었는데 마침 삼장법사 일행이 재세국에 머물게 되면서 사실을 알게 된다.
손오공은 불탑을 깨끗이 청소하며 올라가던 도중 그곳에 숨어있던 졸개 요괴들을 발견하고[3] 그들의 입에서 보배를 훔쳐간 장본인이 구두충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여기서 졸개 요괴들이 말하길 제새국의 보배뿐만 아니라 천계에서 서왕모가 기르던 구엽영지초까지 훔쳤다고 한다. 미쳤구나 진짜) 이에 손오공과 저팔계는 보배를 되찾아올겸 구두충을 없애기 위해서 만성용왕의 거처로 쳐들어간다. 깽판 부리고 구두충을 밖으로 유인, 이때 인간의 모습으로 둔갑하고[4] 애용병기인 월아삽을 들고 손오공과 저팔계를 동시에 상대한다. 눈이 많으니 시야가 넓어서 상대가 어렵다는듯. 결국 승부를 못 내고 구두충은 후퇴, 나오지 않아서 결국 수중전 뿐이였는데, 다만 손오공은 물 속에 들어갈 수는 있지만 수중전은 영 젬병이라 저팔계 혼자 싸워야 했다. 일단 저팔계의 유인으로 선두로 쫒던 만성용왕을 손오공이 일격에 머리를 부셔서 죽여버렸는데 이때 유인책도 써버린데다 계락이 들통나서 다시는 물밖으로 나오지 않아서 둘이 끙끙대다가 도중에 사냥을 하고 돌아가던 이랑진군을 만나서 설득한 끝에 이랑진군 본인과 휘하의 매산 6형제의 도움을 받게 된다.
손오공과 저팔계의 활약에 우선 만성용왕이 사망했으니. 그 뒤 용왕 제사 지내는데 쳐들어가 아들 손자 할 것 없이 죄다 때려잡는다.[5] 구두충 본인은 이랑진군이 쏜 금탄궁의 은탄환에 맞은 상태에서도 마지막까지 발악하지만 이랑진군이 데리고 온 천견에게 한쪽 머리를 물리자 고통에 몸부림치며 북쪽으로 달아나버린다. 손오공은 구두충으로 변장한 상태로 만성용왕의 딸(구두충의 부인)에게 가서 보배와 영지초를 되찾고 이 딸도 저팔계한테 끔살. 결국 만성용왕의 아내(구두부마의 장모)만 겨우 살아남지만 누구 짓인지 증거로 삼기 위해 제새국으로 끌려간다.
보배를 되찾고 오자 제새국은 매우 기뻐하면서 삼장 일행을 극진하게 대접하고 용왕의 아내는 불탑에 가두어서 보배를 지키는 감시역으로 둔다. 그리고 삼장 일행은 다시금 서천으로 향하는 길을 떠난다.
참고로 원래 손오공은 단숨에 십만팔천리를 날아갈 수 있을 정도라 도망친 구두충을 쫓아가 죽이려했지만 이랑진군이 남은 요괴들을 처치하고 보배를 되찾는 게 더 급하다며 말렸다. 손오공은 마지못해 동의하지만 완전히 뿌리를 뽑지 않으면 후환이 생길 것이라며 안타까워했고, 이 말대로 구두충은 계속 요괴로 살면서 해악을 끼쳤다고 한다. 혹은 피를 흘리며 달아나던 구두충의 피를 뒤집어쓴 벌레가 이 구두충의 후손이 되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위의 설명과는 달리 처음부터 머리가 아홉개였다가 하나를 물렸다. 팔두충? 물리긴 했는데 덜뜯겼나보지.
3 2차 창작물
이말년 서유기 117화에서도 등장. 원작 서유기처럼 만성용왕의 부하로 등장하며 머리가 9개라서 뛰어난 지능의 소유자이자 천재 지략가라고 한다. 제세국의 건강볼을 훔쳐 용궁 병사들을 강하게 만들어 제세국을 정복할 계획을 짜고 있었으며 이를 알고 찾아온 저팔계와 사오정은[6] 만성용왕을 미끼로 삼아 붙잡아버린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같이 붙잡힌 만성용왕은 버려진다(...).
이후 육지로 올라와 제세국을 공격하지만 손오공과 홍해아에게 자기 부하들이 불고기가 되어 순식간에 관광당하자[7] 본인이 직접 나서게 된다. 손오공의 머리에 점선을 그어 원숭이골요리를 연상케 하는 방법으로 삼장이 손오공을 공격하게 함으로써 자멸하게 만드는 무섭도록 치밀한 전략을 쓰지만 그 손오공은 분신술이었고, 눈앞에서 먹거리가 사라진 삼장이 폭주하면서 회복한 자기 부하들까지 세트로 털려나간다.
그러던 도중 나타가 찾아오자 본인이 직접 나서서 상대한다. 나타의 참요검에 대항해 IQ 540에서 나오는 절륜한 개그와 나타의 개그를 해설하는 잔악무도한 방법으로 나타를 간단히 역관광시켰으나 손오공이 지원군으로 데려온 혜안행자와 나타가 합체한 4두 나타의 강화된[8] 참요검 108계단 컴보를 당하고 사망한다. 물론 귀가 2개라고 딱히 안전한건 아니어서, 나타 개그를 같이 들은 제세국 백성들도 덩달아 사망하면서 제세국도 멸망했다(...)- ↑ 충(蟲)이라는 한자는 일반적으로는 '벌레'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그냥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다. 한자로 호랑이를 부르는 이름들 중 하나가 대충(大蟲)인 것도 이 때문.
- ↑ 참고로 이 에피소드(?) 전에 한 번 등장한다. 무려 우마왕을 초청해 잔치를 벌인다. 이 때는 그냥 우마왕이 용왕이랑 친구먹을 정도로 대단하다는 걸 보여주고 그냥 지나가는 듯 했으나 결국 손오공 일행의 앞길을 막아선 셈. 손오공은 용왕씩이나 되는 양반이 요괴랑 어울린다며 그냥 죽여버리기로 마음먹는다.
- ↑ 숨어있던것도 아니고 거기서 술판 벌이고 있었다(...)
- ↑ 이 둔갑모습의 묘사가 참 끔찍한데, 머리는 하나이나 눈이 18개 달려서 머리 이리 저리에 달려있다고 한다. 즉 사각이 없다.
- ↑ 이렇게만 보면 이 쪽이 악당같지만 원래 서유기에서 요괴는 악이기에 가차없이 죽인다. 실제로 다른 요괴들은 약탈은 기본옵션이고(...) 심하면 학살, 식인 등의 악행을 저지른다. 만성용왕네도 요괴인 우마왕과 어울린데다가 요괴 사위까지 둘 정도라 요괴랑 같은 취급.
- ↑ 손오공은 수중전이 젬병이라 지상에 남았다.
- ↑ 이후 건강볼로 회복되어 건강한 불고기가 되었다. 건강에도 좋고 맛도 좋은 바른 먹거리라는 듯.
- ↑ 물론 머리가 늘었어도 상대보다 스펙이 좀 뒤떨어지는터라 건강볼로 지능을 좀 더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