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즐리 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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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헤어조크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2005년작.

이 되고 싶었던 남자 티머시 트레드웰의 이야기를 다뤘다. 트레드웰은 13년간 알래스카 국립공원에서 곰들과 정기적으로 같이 살았고 5년간 비디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곰들의 생활사를 촬영하기도 했다.

무료봉사로 곰에 대한 강연회도 열었고, 책도 쓰며 데이비드 레터먼 쇼까지 출연하면서 미국에서 꽤 유명한 인물이 되었었다. 레터먼 쇼에서 레터먼이 농담조로 "앞으로 언젠가 당신이 곰에 잡아먹혔다는 뉴스를 보게 되는거 아니냐"라고 말했었는데...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2003년 티머시 트레드웰은 곰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연인 에이미 휴그나드도 같이 잡아먹혔다.[1] [2] 그의 비디오 카메라는 당시 뚜껑은 닫혀있었으나 녹화버튼이 눌려있는 상태였고 그들의 마지막 단말마는 고스란히 그 카메라에 담겨있다.[3][4]

이 소재를 가지고 트레드웰이 남긴 영상물들과, 그의 삶이 실제로 어떠했는지를 추적하는게 영화의 기본 골자이다. 근데 이 트레드웰이란 인물 자체가 기존의 헤어조크 감독이 찍어왔던 수많은 실화영화들의 광기어린 주인공들(아귀레, 피츠카랄도)과 비슷하다.

실제로 트레드웰이 나오는 영상클립들을 보면 어딘가 정상이 아닌 인물이라는 걸 알 수가 있다. 애초에 곰을 보호하는걸 기본으로 하는 국립공원에서 공원관리인들을 적으로 삼아 혼자 전쟁을 벌여왔고, 그들에게 욕을 퍼붓기도 하면서 투쟁하였다. 가끔 알 수 없는 이유로 분노에 빠지고 눈물을 보이기도 하는등...

다큐멘터리긴 하지만 사건 자체가 비극적이어서 슬픈 정서가 짙게 배어잍다. 특히 절정은 헤어조크 감독 본인이 실제로 주인공들의 마지막 음성을 들으면서 눈물짓는 장면.
  1. 그가 여러번 반복했던 "곰들을 위해 죽을거야"라는 말과 그가 남긴 일기들을 종합해보면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가 단순히 잡아먹혔다고 보기에는 모순점들이 많다. 보통 티모시는 매년 여름 곰들이 있는 알래스카 주 카트마이 국립공원에서 지내고 곰들이 동면 준비를 하는 8월이면 캘리포니아로 돌아갔다.
  2. 그러나 마지막 2003년에는 공항까지 갔다가 다시 곰들에게 돌아왔고 곰을 확인할 수 있는 탁 트인 해안가가 아닌 위험한 숲속에 텐트를 쳤다. 그리고 10월에 들어서 그와 안면이 있던 곰들은 동면에 든 상황이였고 그도 이를 알고 있었다. 그러다 보다 사납고 동면 준비에 굶주린 늙은 회색곰에게 공격당했다.
  3. 그리즐리 맨을 보면 헤어조크 감독은 이 녹음을 듣고 녹음 테잎을 가지고 있던 유족에게 진지하게 이 녹음 테잎을 없애버리는 게 좋겠다고 말을 했었다. 하지만 결국..
  4. 인터넷에 트레드웰의 마지막 음성이라고 떠돌아다니는 자료는 가짜다. 음성의 원본은 저 카메라의 녹음 테이프 하나인데, 그것을 유족이 소장하고 있(었)기 때문. 만약 저것이 타인에 의해 유출되었다면 벌써 떠들썩한 고소판이 벌어졌을 것이다. 그리고 끔찍한 이야기지만, 트레드웰 혼자 잡아먹힌 게 아니라 여자친구도 같이 있다 잡아먹혔기 때문에 원본이라면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의 비명도 같이 들려야 한다. 영화에서 이 소리를 들은 사람들에 의하면 곰에게 습격당한 두 명의 비명, 여자친구가 먼저 습격당한 트레드웰을 구하려고 곰을 프라이팬으로 내려치는 소리, 트레드웰이 그녀에게 빨리 도망가라고 말한 것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