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민주당(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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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zia Cristiana (DC)

1943년부터 1994년까지 반세기동안 이탈리아의 정계를 좌지우지했던 가톨릭계 정당.

1919년 기독교사회주의 계열의 루이지 스트루초가 인민당(PPI)을 창당하면서 생겨났다. 1919년 선거에서 농촌지역의 지지를 기반으로 100석을 확보했다. 이후 파시스트와 손을 잡으라는 교황의 요구에 머뭇거렸고, 결국 1926년 다를 야당들과 함께 강제로 해체되었다. 이후 기독교민주당으로 부활, 반파시스트 운동에 가담하다가 1948년 이탈리아가 공화정으로 전환하자 총선에서 48%의 득표를 얻어 압승을 거두어 헤게모니를 장악한 뒤에 공산당 외의 야당들과 연정을 꾸리면서[1] 알치데 데 가스파리가 수상으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해체될때까지 계속 장기집권했었다. 종교정당이라는 점과 공산당과 대립하는 특성상 반공주의적, 보수적 가치를 추구했으며 공식적으로는 중도우익 정당을 표방했지만 거대 집권정당이 흔히들 그렇듯 여러 파벌이 존재했었고 이는 90년대 당이 해체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다만 DC가 오랫동안 집권정당이 될 수 있었던 이유들 중에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까지 가톨릭 교도들이라면 무조건 이 정당을 지지하고 투표해야 한다는 의무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이 정당이 아닌 다른 정당에 투표하는 것은 파문대상까지는 아니라도 상당히 불순분자 비슷하게 간주되곤 했었다. 그리고 1970년대 이전만 해도 이탈리아인의 대다수는 가톨릭 교도였으므로 당연히 넓은 지지기반으로 오랫동안 집권하는것이 가능할수밖에 없었다. 1976년 총선에서에 이탈리아 공산당의 득표율이 기민당의 득표율을 넘겨 정권을 내주리라는 예측도 나왔고[2] 1980년대 초중반에도 공산당이 온건좌파정당과 연정을 구성해 기민당 정부를 무너트린다는 예상도 나왔으며 1987년 총선에서도 기민당이 공산당에 뒤쳐져 정권이 교체될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결국에 야당간의 오랜반목관계나 숨은표 크리로 계속 기독민주당이 집권하였다.

1992년 줄리오 안드레오티 전 수상이 마피아와 연루된 사건이 터지고, 이탈리아 검찰들에 의한 부정부패 수사가 폭넓게 이뤄지자 당 지도부 대부분이 입건되었고,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았다.[3] 당의 핵심이 나가떨어지고, 때마침 선거제도가 바뀌는 바람에 결국 2년 뒤인 1994년 1월 당은 해체되고 당내 좌익파가 주도권을 잡아 이탈리아 인민당(PPI)을 만들어 활동했다. 이후 2002년 '데이지당'을 거쳐 최종적으로는 이탈리아 민주당(Partito Democratico)에 흡수되면서 사라졌다. 한 가지 웃긴 점은 민주당이 90년대 이전까지 기독교민주당과 그렇게 반목해왔던 공산당의 후신이라는 점이다.[4] 한편 우익에 가까운 파벌은 당시 신생정당이었던 포르자 이탈리아(문제의 그 베를루스코니로 유명한 정당)등의 우익 정당으로 합류했다.

역대 선거결과

1946 207/556 35.7%
1948 상원 131/237 48.1% 하원 305/574 48,5%
1953 상원 116/237 40.7% 하원 263/590 40,1%
1958 상원 123/246 41.2% 하원 273/596 39,1%
1963 상원 129/315 36.6% 하원 260/630 38,7%
1968 상원 135/315 38.3% 하원 266/630 38,7%
1972 상원 135/315 38.1% 하원 266/630 38,3%
1976 상원 135/315 38.9% 하원 263/630 38,7%
1979 상원 138/315 38.3% 하원 262/630 38,3%
1983 상원 120/315 32.4% 하원 225/630 32,7%
1987 상원 125/315 33.6% 하원 234/630 32,9%

1992 상원 107/315 27.3% 하원 207/630 29,7%
  1. 이탈리아 공산당(PCI)가 제1야당으로, 기민당은 "이탈리아 자유당"이나 "이탈리아 공화당"은 물론이고 "이탈리아 사회당"이나 "민주사회당"등의 온건좌파들이 공산당과 껄끄러운 상대라는 점을 이용해서 연정을 구성했다. (이후 공산당이 이탈리아 좌파민주당으로 명칭을 바꾸고, '재건공산당' 등이 등장하기도 했다.)
  2. 물론 1968년 이후로는 가톨릭과 개신교를 막론하고 유럽사회에서 종교적 영향력이 약화되기 시작했으므로 이러한 예측이 나오는 것은 당연했다.
  3. 인체 비누 항목에도 나와있는 '마니 풀리테(깨끗한 손)'이라는 반부패 운동이 이 시기에 있었다.
  4. 지금도 이탈리아 민주당의 주류권을 구 공산당 출신의 정치인들이 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