儀助
1 설명
제 1장 '오우츠 고개'의 남주인공. 딱히 정해진 직업도 거처도 없이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는 낭인으로, 꽤 뛰어난 검술 실력을 지니고 있어 다수의 적과의 싸움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상대측을 전멸시켜버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그 검술 실력을 이용해 그가 하는 일은 선행이라기보다는 악행으로, 산고개에 숨어 있다가 지나가는 행인을 발견하면 무차별적으로 참살하고 식량을 빼앗아 먹는 것.
표적으로 삼은 자는 절대로 살려주지 않고 말 한마디 꺼낼 틈도 없이 칼을 내리치며, 설령 상대가 저항할 힘이 없는 아녀자라도 거리낌없이 살해하고는 사체를 대충 발로 차서 버린다. 이 세상에 신뢰나 정 따윈 필요없으며, 오직 강한 자가 살고 약한 자가 죽는다는 극단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기에 저런 잔혹한 짓을 생계의 수단으로 삼고 있는 것.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살아가는 것은 애초에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기에 죽인 사람에게서는 오직 먹을 것만 뜯어내고, 돈이나 다른 물건들은 그에게 필요가 없기에 거들떠보지 않는다. 살아가려는 이유나 의지 같은 것도 없고, 그저 자신이 자신보다 더 강한 자에게 죽을 때만을 기다리며 그저 흘러가는 인생을 살고 있다.
오우츠 고개에서 그렇게 강도짓을 하던 중, 사창가에서 걸어나와 산길에 잠들어 있던 이름없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먹을 것도 갖고있지 않고 약해빠져서 곧 죽을 것이 당연할 소녀를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그녀가 보여주는 삶과 죽음을 초월한 이해할 수 없는 언동이 점점 신경쓰이기 시작하고, 뱀에 물린 자신을 그녀가 약초로 살려주는 등의 사건들을 거쳐 결국 소녀와 같이 다니기 시작한다.
네코네코 소프트의 꽤 초기시절 주인공 중 하나이면서도 이후의 작품들에서 이만큼 어둡고 비참한 분위기의 주인공은 나오지 않았다. 본편 내용이 내용인것도 해서 은색 이후로 다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고, 네코네코 팬디스크에 들어있던 1장의 사이드스토리에서 나오거나 개그 시나리오 '스피드원 박스 재단/아야메의 기묘한 모험'에서 이름없는 소녀의 스탠드로 나오는 정도. 네코네코 팬디스크 2에 들어있는 발드 네코 포스에서는 소녀와 같이 메카화되어 그녀가 근접공격을 할때만 갑자기 나타나 칼을 휘두른다.
2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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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믿지 않게 된 것은 어릴 때 겪었던 배신 때문. 어느날 갑자기 부모가 역병에 걸리자 기스케는 마을의 부유한 친구에게 '부모가 역병에 걸렸으니 좀 도와달라, 그리고 다른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아달라'라고 부탁한다. 도움은 필요한데 마을에 역병에 걸린 자가 있다는 사실이 퍼지면 대번 그대로 매장당하기 때문.
그러나 친구는 도와주기는 커녕 기스케의 부모가 역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그대로 마을에 퍼뜨렸고, 결국 몰려온 마을 사람들에 의해 죽은 어머니와 아직 숨이 붙어있던 아버지를 자기 손으로 매장하는 비참한 상황을 맞는다. 그걸로 모자라 자신과 두 동생도 집 안에 갇힌 채 불태워지게 된다. 불타는 집 안에서 가까스로 살아난 기스케였지만 결국 친구의 배신으로 가족들은 몽땅 살해당하고 자신은 큰 화상을 입었다. 그날 이후 극중에서와 같은 사고방식을 갖게 된 것.
그런 기스케였지만 이름도 없고 살아있다는 감각도 느끼지 못하는 자신과 닮은 소녀를 만나 그녀를 지키며 함께 다니는 과정에서 삶에 대한 의지를 조금씩 되찾고, 타인을 전혀 믿지 않던 태도도 조금씩 누그러뜨려간다. 그러던 어느 날, 마침내는 식량을 빼앗은 사람을 죽이지 않고 놓아주기까지 하게 된다. 그리고 피 한방울 묻지 않은 밥을 먹으며 기뻐하는 소녀의 모습을 본다. 어느새인가 기스케는 소녀와 함께 계속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통행인이 줄어든 오우츠 고개에서 어느날 벌어진 싸움 속에 소녀는 등에 참격을 당하고, 안그래도 쇠약했던 그녀의 몸 상태는 점점 악화되어만 간다. 눈 내리는 어느 겨울날 죽어가는 소녀를 보다못한 기스케는 마을로 나가 약을 훔쳐오지만, 어느 부유해보이는 집에서 약을 훔쳐 나오다가 그 집에 살던 처녀에게 들키게 된다. 예전같았다면 가차없이 죽였을 상황이었지만, 마음의 변화를 겪은 기스케는 그저 절대로 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내고 처녀를 그냥 보내준다.
그러나 얼마 안 가 기스케가 들은 것은 놓아준 처녀가 다른 사람들을 부르는 소리. 결국 쫒아온 마을 사람들이 휘두른 칼에 베이게 된다. 칼에 베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스케는 소녀를 그대로 놔둘수 없다는 일념으로 버티며 달려나가 결국 마을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달려온 기스케의 눈 앞에 있던 것은 이미 숨을 거둔 소녀의 모습이었다. 소녀처럼 약한 자가 죽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고 또 지금까지 많이 봐왔다며 스스로를 달래보려는 기스케였지만, 끓어오르는 슬픔과 허무함을 지울 수는 없었다.
소녀가 생전에 좋아하던 장소에 그녀를 묻어주려던 기스케는 그녀에게 묘자리에 써줄 이름조차 없었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리고 폭설 속에서 소녀가 살아있을 때 좋아했던 꽃 한송이가 이상하게도 피어있는 것을 보고, 그 꽃의 이름을 따 죽은 소녀에게 '아야메'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아무도 봐주지는 않을지언정 그래도 아야메와 함께 열심히 살아보려던 그였지만, 이제 그럴 수도 없는 기스케는 눈 위에 그대로 쓰러진다.
일단 멀티엔딩인지라 약을 훔치러 갔다가 마을 처녀에게 발견되었을 때 처녀를 믿지 않고 그냥 참살해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마을 사람들에게 붙잡히는 것은 똑같으며, 여기서는 아야메에게 가지도 못하고 그자리에서 바로 죽는 배드엔딩이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이러나저러나 꿈도 희망도 없다.(…)
먼 훗날 제 4장에서 시노자키 아야메와 미츠이 신야 앞에서 은색 실이 소멸할 때, 아야메와 함께 쌀을 잔뜩 가지고 행복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것이 은색 실의 소멸로 인해 과거가 변한 것인지, 그냥 환상인지에 대해서는 설명된 바가 없지만 2장과 3장의 히로인들이 행복해진 모습도 나오는 것으로 보아 단순한 환상은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