起承轉結
1 의미
한시(漢詩)를 지을 때 자주 사용되는 내용 구성 방법의 일종이다. 특히 절구체에서 많이 사용되는데, 시상을 불러일으키는 기구(起句), 그것을 더욱 발전시키는 승구(承句), 급작스럽게 시상을 전환하는 전구(轉句), 기승구와 전구의 서로 다른 시상을 연결시키면서 더욱 강한 효과를 일으키며 여운을 남기는 결구(結句)로 끝맺는 방식을 사용한다.
논설문에서도 사용된다. 근데 어째 한국에선 소설이나 영화 등 서사문학의 내용 구성 방법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쪽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5단식 구성을 많이 쓴다. 일본연극에는 서-파-급 구조가 있다.
2 예시
정지상의 송인(送人, 임을 보내며)을 예로 들자면 다음과 같다.
雨歇長堤草色多 비 갠 긴 강둑에 풀빛 파릇한데, 비 개인 강변의 정경을 묘사한다. 시상을 불러일으킨다. <承句(승구)> 送君南浦動悲歌 남포에서 임 보내며 구슬픈 노래 부르네. 님을 보내는 슬픈 노래를 부르며 이별의 슬픔에 젖는다. 시상을 이어받는다. <轉句(전구)> 大同江水何時盡 대동강의 물은 언제 마르리오? 문득 강물에 대한 애꿎은 원망을 가지고 대동강물이 언제 마르냐는 질문을 던진다. 시상을 전환한다. <結句(결구)> 別淚年年添綠波 이별 눈물이 해마다 푸른 물결에 보태지네. 해마다 이별의 눈물이 강물에 보태어져 마를 날이 없을 것이라고 답하며 여운을 남긴다. 시상을 끝맺는다. |
다른 예로 고구려 유리왕의 황조가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翩翩黃鳥 펄펄 나는 저 꾀꼬리 눈 앞에서 날아다니는 꾀꼬리를 묘사한다. 시상을 불러일으킨다. <承句> 雌雄相依 암수 서로 정답구나. 서로 정다운 암컷과 수컷을 묘사한다. 앞의 꾀꼬리를 더욱 상세하게 묘사한 것. <轉句> 念我之獨 외로워라 이 내 몸은 갑자기 앞의 내용과는 관계없이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호소한다. 시상을 전환한다. <結句> 誰其與歸 뉘와 함께 돌아갈고. 누구와 함께 돌아갈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며 자신의 처지를 앞의 꾀꼬리와 간접비교함으로써 승구의 내용과 전구의 내용을 연결시키면서 여운을 남긴다. |
3 서양의 사례
서양에서 내러티브는 기초적으로 도입(introduction), 전개(development), 결말(conclusion)을 따르지만 도입부가 기여야 한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도입부가 클라이맥스고 전개가 왜 클라이맥스가 됐는지 설명하는 등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실제로 할리우드가 아닌 쪽에서는 그런 류의 작품이 굉장히 많이 실시되고 있기도 하고.
다만 이걸 동서양 문학의 차이라고 보기는 곤란하다. 운영전부터가 이미 클라이막스 시점에 있는 주인공에게서 사연 이야기를 듣는 액자식 구성인데다가, 실은 동양 문학에 액자식 구성으로 돼있는 작품이 되게 많다 (일단 구운몽, 금오신화[1] 등등...)
4 결론
기승전결은 한시나 논설문등 정확한 구성이 필요한 글에서 사용되는 기법이다.
언제부터인가 국내 웹에 떠돌아다니는 시나리오 작법, 그리고 몇몇 작법서에서 기승전결을 필수요소처럼 설명하는 경우가 보인다. 기승전결의 연관 검색어로 시나리오 등의 단어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기승전결을 이야기 작법에 굳이 끌어다 맞출 필요는 없다. 3단 구성이나 5단 구성도 마찬가지이다. 단계를 나눠서 생각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인 이야기 구성을 도와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