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욱 찾기

1 뮤지컬

1.1 개요

2006년 초연한 뮤지컬해븐 제작의 대한민국 창작 뮤지컬. 장유정 작사, 극본, 연출. 김혜성 작곡.

소극장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의 본좌급이며 한국 뮤지컬 중 유일하게 영화화가 이루어지기도 한 작품. 희곡이나 시나리오집이 아닌 뮤지컬 각본집이 출판된 것 역시 유일하다. 영화의 감독 역시 장유정 연출.[1] 장유정 연출은 김종욱 찾기, 오! 당신이 잠든 사이, 형제는 용감했다, 그날들, 멜로드라마[2] 등 창작하는 작품마다 성공하며 한국 창작뮤지컬의 입지를 다졌다. 대부분 재연, 삼연은 기본.

배우들의 실명을 그대로 쓰는 게 특징이며, 현재 한국 소극장 작품의 필수요소에 가까운 1인 다역 배우, 즉 멀티맨 캐릭터 유행의 선두주자 격. 최초라고 하기는 어려우나, 한 명의 배우가 1인 다역을 맡는 것을 작품의 캐릭터성으로 밀고 나가는 경향이 시작된 것은 본작이 흥행을 하면서라고 볼 수 있다. '멀티맨이 끊임없이 다른 인물로 등장'하는 것 자체가 개그 요소인 작품은 이 작품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극을 이끌어가는 배우는 단 세 명으로, 남자 주인공(김종욱 역을 겸한다), 여자 주인공, 멀티맨. 멀티맨의 경우 시즌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인 25역 정도.[3]

소극장 뮤지컬의 묘미를 살린 작품으로, 실제 무대를 보면 존재감을 최대한 지운 추상적인 의자와 책상 등을 제외하면 거의 세트가 없다. 또한 음악이 중심이 되는 전통적인 뮤지컬이라기보다는 연극에 노래가 중간중간 나오는 형태로 분석하는 견해도 많았고, 대극장용 뮤지컬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낯설어하는 경우도 많았다.[4] 실제로 약 1시간 반 정도의 공연에 넘버는 30분 정도에 불과하다.

큰 성공을 거두며 오픈런과 재연 시스템의 절충안 정도인 '시즌제' 공연으로 약 8년간 진행되었다. 시즌이 바뀔 때마다 깨알같이 수정되는 디테일들을 찾는 것도 하나의 묘미. 시즌 중간중간에 남자배우들 중심으로 훈남파티(...)라는 낯뜨거운 갈라쇼를 정기적으로 올리기도 했다. 김동욱, 오만석, 엄기준, 원기준, 오나라(배우), 김재범 등 유명 뮤지컬 배우들이 거쳐간 작품. 2014년 제작사 뮤지컬해븐이 문을 닫으며 김종욱찾기 역시 자연스럽게 막을 내리게 되었다. (다만 워낙 잘 나가는 작품인지라 재연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많다.) 그 목소리에 화답해 2015년 대구공연에 이어 2016년 다시 돌아온다고 한다.

스윙재즈를 기반으로 한 넘버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넘버의 경우 남자 주인공의 넘버는 최고음이 기껏해야 파#(2옥파#) 정도로 땅을 기어다니는데 비해 여자 주인공은 도(3옥도)~레(3옥레) 정도의 음을 계속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부담이 높다. 잘생기고 연기를 웬만큼 하면 노래 부담 없이 출연할 수 있었다. 시즌에 따라 반주MR로 진행한 경우도 있었고 밴드 편성인 경우도 있었다. 당연히 제작사가 적자를 내기 시작한 후기 시즌에서는 MR(...)

1.2 스토리

특이하게도 등장인물의 이름이 정해져 있지 않고, 배우의 실명을 그대로 따라간다. 그래서 OST에는 곡 제목이 초연 배우들의 이름으로 되어 있다.

7년 전, 운명의 사랑을 만나기 위해 떠난 인도여행에서 스물둘의 여주인공은 턱 선의 각도가 외로우며, 콧날에 날카로운 지성이 흐르는 운명男, “김종욱”을 만난다. 비행기 안에서 시작된 운명적인 세 번의 인연으로[5] 둘은 사랑에 빠지고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6] 두 사람은 다시 만나지 못한다. 그 후 여주인공은 시간이 지나도, 어떤 남자를 만나도, 여전히 첫사랑 “김종욱”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현재. 선자리에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여자로 소문난 여주인공으로 인해 아버지는 딸의 손을 잡고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찾기에 이르고 그곳에서 여주인공은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인도에서 만났던, 지금은 서른 초반이 되었을 추억 속의 김종욱을 찾아 나서기 시작한다. 물론 이후의 전개는 다들 예상하시는 대로.

1.3 등장인물

  • 첫사랑을 찾아주는 남자 : 31세.[7] 일문학 전공. 전 광고회사 직원. 어디 나다니는 걸 싫어하는 안방 체질. 보수적이고 원칙과 약속을 중요시하는 성격. 차분하나 소심함. 융통성이 없고 지나치게 성실한 게 흠이라면 흠. 주말마다 맞선을 봄. 개미인생. 대중가요를 좋아하는 현실주의자. 꼼꼼한 성격이어서 남의 물건을 잘 찾아줌. 자신의 일에 대한 집요한 노력. 한 때는 뭔가 될 수 있을 거라는 꿈을 꾸기도 했지만 현재는 밥 안 굶고 남 등쳐먹지 않고 사는 게 최고라고 믿고 있음. 단정한 머리와 고지식한 옷차림.
  • 첫사랑을 찾는 여자 : 29세. 인도철학 전공. 전 불교 신문사 기자. 끈임 없이 쏘다녀야 하는 도시유목민. 개방적이고 진취적인 사고의 소유자. 현실에 안주하지 못하는 게 흠이라면 흠. 독서를 좋아하고 여행을 사랑하는 몽상가. 염세적인 감상주의자. 여성스러운 데라곤 없이 덜렁거림. 의심이 많고 고집이 셈. 다른 것들은 적극적인 편인데 유독 사랑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방어적임. 거기에 비하면 김종욱에 대한 집착은 가히 놀랄 만 함. 자유로운 삶을 사랑하기는 함.
  • 김종욱[8] : 숨이 막힐 만큼 수려한 외모에 깊고도 낭만적인 목소리. '콧날에 날카로운 지성이 떨어지고 턱선의 각도가 외롭다'고 표현되며,[9] 다정하지만 느끼하지 않은 표현과 몸에 배인 배려, 어딘지 모르게 외로워 보이는 분위기까지 세상에 다시없을 환상적인 남자. 힌디어, 영어, 독일어 등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만 5 가지이고 집 짓기, 물리치료 등 못하는 게 없지만 초지일관 겸손함. 하지만 낙타를 타면 멀미를 한다.
  • 멀티맨(multi-man) : 공연의 시작을 열어주고 끝을 맺는 일종의 해설자. 뜻풀이 그대로 1인 多역의 결정체. 극 안에서의 다양한 역할을 통해 사건에 끼어들기도 하고, 멀찌기 지켜보기도 하는 등 참으로 바쁘고, 그래서 중요한 인물이다. 점쟁이, 택시운전기사, 집주인 아줌아, 여주인공의 아버지, 커피숍에 나타난 여러 얼굴의 김종욱들[10], 다방레지, 바텐더, 노인, 스튜어디스, 인도 현지 가이드 등 그가 맡은 역할을 나열하자면 숨이 찰 정도. 시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1인 25역 정도. 그의 뻔뻔하고도 능청스러운 연기는 멀고도 험한 김종욱 찾기 길에 흥겨운 리듬을 타게 한다.

1.4 넘버

OST는 초연배우인 오나라, 엄기준, 전병욱이 녹음했으며 보너스 트랙으로 오나라와 오만석이 녹음한 '이젠 정말 만나야 할 때'가 들어 있다. OST 앨범에 수록되지 않은 곡의 경우 †표시.

  • My Song I, II†[11]
  • Destiny[12]
  •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
  • 점쟁이의 말†[13]
  • 김종욱 Song I
  • Come on India / 아차 아차 인디아†[14]
  • 김종욱 Song II
  • 종욱과 나라의 Love Theme
  • 한양서 김 서방 찾기
  • 이젠 정말 만나야 할 때
  • 기준의 첫사랑
  • 이끌림
  • 좋은 사람[15]
  • 왜 그런 거야
  • 나라의 결심
  • 그 사람은 어떨까†[16]
  • 나라와 기준의 Love Theme
  • Bonus Track 이젠 정말 만나야 할 때

1.5 출신 배우

추가바람

1.6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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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종욱을 다시 만나지 못한 것은 여자 주인공이 한국으로 돌아온 뒤에 연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김종욱에게 주민등록증까지 받았지만 여자는 끝까지 김종욱에게 자신의 이름조차 알려주지 않았고, 인도의 기차역에서 작별한 뒤 '시간이 지나면 사랑이 식을 것이 두려워서' 김종욱을 만나지 않기로 결심한다. (이때 부르는 곡이 여자 주인공의 메인 넘버인 '나라의 결심'이다.) 즉, 첫사랑을 못 잊는다는 것은 그냥 사랑이 두려웠던 여자의 구라(...)

결론적으로 남자 주인공을 데리고 다니며 가지고 논 꼴 밖에 안 되는 셈. 남자 주인공과 술을 마시다가, 남자 주인공의 고백에도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며 황급히 도망가다가, 우연히 지갑에서 김종욱의 주민등록증을 떨어트린다.[17] 주민등록증을 본 남자 주인공은 사실을 알게 되고, 여자 주인공은 '사랑이 변하는게 무서웠다'고 고백한다. 이후 김종욱을 실제로 만나게 된 여자 주인공. 남자 주인공은 전전긍긍하며 기다리지만('그 사람은 어떨까') 의외로 담담하게 돌아온 여자 주인공은, 남자 주인공과 해피엔딩을 암시하는 노래를 함께 한다.('기준과 나라의 Love Theme')

에필로그. 7년 전 일본 오사카의 공항으로 돌아가, 여자가 서울로 가는 트랜스퍼 표를 남자에게 양도해서 남자 주인공이 서울로 첫사랑을 만나러 갈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첨밀밀을 패러디한 장면으로 즉, 이미 칠 년 전부터 그들은 만날 운명이었던 것. 따지고 보면 여자 주인공은 어마어마한 썅년이고 남자 주인공은 호구도 이런 호구가 없다.

2 영화

김종욱 찾기(영화) 문서로.
  1. 단, 시나리오는 다른 사람이 썼다.
  2. 이쪽은 연극.
  3. 어떻게 이렇게 금방금방 등장하나 싶지만, 대본을 보면 깨알같이 의상 체인지 시간이 있다. 미친 듯이 빡빡하긴 하지만 단련된 배우라면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을 정도. 웃길려고 대놓고 뜬금없이 화장실이 급하다며 나가는 장면 등을 제외하면 멀티맨의 입퇴장의 맥락이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4. 한편 이것은 장유정 연출가 작품의 공통적인 특징이기도 하다.
  5. 여주인공은 계속 '진짜 운명이라면 다시 만날 거야'라며 김종욱을 두 번이나 그냥 보내버린다.
  6. 시즌에 따라 다르지만 원나잇을 암시하는 장면이 보통 들어간다. 대본에도 있다!
  7. 작중에서 대사로 설정상 남녀 주인공의 띠와 출생년도가 나오는데, 이 나이를 지키기 위해 해가 바뀔때 마다 띠와 출생년도가 바뀐다. 첫사랑을 찾는 여자도 동일.
  8. '첫사랑 찾아주는 남자'의 배우가 1인 2역을 한다. 보통은 안경을 낀다. 영화에서도 한기준(첫사랑 찾아주는 남자)의 상상 속에서 등장하는 김종욱은 한기준 역의 공유가 1인 2역으로 소화했다. 진짜 김종욱도 맨 후반부에 등장. 배우는 뮤지컬에서 김종욱을 맡았던 배우 중 하나였다.
  9. 참고로 이 표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공연 시절 남주인공/김종욱 역을 맡았던 배우 강필석을 모델로 탄생했다고 한다. 강필석은 후일 본 공연에서 실제로 남주인공/김종욱 역을 맡기도 했다.
  10. 시즌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은 마초(혹은 락커) 김종욱, 여성스러운 게이 김종욱, 멀쩡한 김종욱이다. 멀쩡한 김종욱은 알고 보니 소매치기(...) 한편 여성스러운 김종욱 (대본에는 '여성 김'으로 되어 있다)의 경우 게이/오해를 집약시켜놓은 듯한 인물로 상당히 강도 높은 비판을 받았다.
  11. 오프닝 레치타티보 넘버로, 남자 주인공은 회사에서 짤리고, 여자친구에게 차이고,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를 연다. (My Song I) 여자 주인공은 종군기자에 뽑히지 않자 홧김에 신문사에 사표를 낸다. (My Song II)
  12. 보통 세 번 부른다. 극이 시작되기 전 멀티맨 역 배우가 한 번, 극중의 택시 장면에서 한 번, 커튼 콜로 한 번.
  13. 운명의 남자를 찾으려면 인도로 가야 한다는 점쟁이의 말.
  14. 시즌에 따라 다르다.
  15. 전형적으로 대놓고 여심을 노린 고백 송(...)으로, 남자 주인공 역 배우가 악기 연주가 가능한 경우 건반이나 기타를 연주하며 부르기도 한다. 진성으로 2옥 파#이 딱 한 번 등장하는 넘버로 남자 주인공 넘버 중에 가장 어렵다(...) (보통 뮤지컬에서 남자 주인공 넘버는 2옥라에서 2옥시, 높으면 3옥도 정도다.)
  16. 김종욱을 만나는 여자 주인공을 기다리는 남자 주인공이 부르는 레치타티보.
  17. 가장 전개에서 비판을 많이 받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