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리

1 소개

名乗り

중세 일본에서 전쟁터에 나간 무사가 자신의 이름을 상대에게 밝히는 행동. 정확히 말하면 아군이나 적을 향해 자신의 성명, 신분, 가계 같은 인적사항과 전공, 싸움에 대한 자신의 주장과 정당성을 큰 소리로 외치며 상대방의 불의를 비판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이 때는 아군이든 적이든 나노리를 하는 도중에 공격하는 것은 예법에 어긋난 것으로 여겨졌으며 묵묵히 다 듣고난 후에는 그제서야 싸움의 신호인 카부라야(鏑矢)를 쏘는 것으로 싸움이 벌어진다.

헤이안 시대 말기부터 성행한 유서깊은 전통으로 자신의 용맹함과 전공을 선전하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아군의 사기를 올리거나 적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도발을 위해서도 사용되었다. 나노리는 전공의 증명으로서 논공행상에도 반영되었으며 이름이 드높은 상대라고 판단되면 반드시 상대의 이름을 물어보는 것이 상례였고, 자신의 전공을 증명하기 위해 주위의 사람들을 증인으로 삼는 것도 유효했다.

간단하게 말하면 자기소개지만, 단순히 자신의 인적사항을 읊는 것을 떠나서 자신이 곧 정의라는 점을 강조하여 상대의 불의를 지적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은 디스에 가까웠다. 그러나 몽골 침입 당시에는 나노리를 하다가 몽골 측에서 무시하고 공격하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2 창작물에서의 나노리

일본의 서브컬처에서는 능력자 배틀물을 위시한 애니메이션이나 실사 특촬물에서는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상징적인 문구이다. 소위 말하는 단체로 자기소개하고 폼 잡기. 그 전까지는 그저 그런 분위기이다가도 갑자기 나노리 장면에만 들어서면 정 반대로 열정적인 주인공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매력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물론 호불호는 무지하게 갈린다. 쇼와 시절과 달리, 나노리가 극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방영시간 25분을 기준으로 1분 남짓 되는데다 변신장면까지 합치면 1분 30초는 그냥 찍는다. 거기다 뱅크씬을 쓰지 않는 작품의 경우까지 더하면 나노리는 해가 갈 수록 길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나노리를 싫어하는 쪽에서는 오글거리는 분위기로 간다면서 쇼와 시절처럼 간결하게 가지 왜 그렇게 길게 하면서 분량 잡아먹느냐고 극딜을 퍼붓는다. 반대로 나노리를 좋아하는 쪽은 이 때부터 재밌어진다, 뜨거운 열정이 느껴지지 않느냐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2.1 나노리로 유명한 작품

2.2 나노리와 상극인 작품

  • 울트라 시리즈 - 나노리와는 인연이 전혀 없다. 3분이라는 전투제한시간 때문에 일일이 나노리를 할 여유도 없고, 매 화마다 적들이 바뀌는데다 그나마도 침략자들이 애초부터 주인공들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굳이 1분 남짓한 시간을 할애해가면서 나노리를 해야할 필요성이 전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