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갑(甲)
한자 | 甲 | 이체자 | (추가 바람) | 간체자 | (동일) |
뜻 | 갑옷 | 소리 | 갑 | 田부 0획 | 총획수 5획 |
유니코드 | 56E7 | 급수 | 4급 | 중학교 교육용 | 인명용 한자 |
한어병음 | jiǎ | 주음부호 | ㄐㄧㄚˇ | 창힐수입법 | WL(田中) |
일본어 음독 | コウ, カン | 훈독 | (きのえ) | 일본어 상용 한자 | 중학교 |
베트남어 | giáp | 광동어 | gaap3 |
甲
파리채같이 보이는 것은 기분 탓이다
1.1 개요
자형은 씨앗의 모양에서 유래되었다. 갑은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은 의미로 활용되는 단음절어로, 한마디로 특정하여 정의 내리기 곤란하다. 구태여 개념을 정립하자면 순서상 첫째 혹은 서열상 으뜸, 그리고 갑옷이라는 두 가지 의미로 통용된다.
중국어에서는 탄소가 1개 있는 화합물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ex> 甲醇
1.2 첫째
십간 | ||
갑 | ▷ | 을 |
본디 갑은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등으로 이루어진 십간의 첫 번째 단위로, 십이지와 함께 갑자를 구성한다.
위에서 언급된 십간의 순서에서 따서, 한국의 법학계에서는 무기명의 법적 주체를 갑, 을, 병 식으로 부른다. 그래서 갑남을녀라는 말은 흔히 있는 평범한 사람, 어중이떠중이의 순화된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데 개중에서도 순서상 제일 첫째인 갑이 가장 1차적이고 능동적인 법적 주체를 담당하기에, 결과적으로 갑은 수많은 사례와 판례의 홍수 속에서 실로 천의 얼굴을 가진 괴인이 되었다.(...)
그 비범한 면모는 빠르면 수능 사회탐구 영역의 법과 정치 과목에서부터 엿볼 수 있다. 보통 죽거나 실종되어 수험생에게 재산 분배를 맡기고는 하고, 인터넷 게시판에서 답변을 달기도 하며, 학생으로서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물론 사기를 치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고 몹쓸 부모로 나와서 친권이 있네 없네 다투거나 몹쓸 자식으로 나와서 상속권이 있네 없네 다투기도 하거나 자기 땅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못 지나가게 하는 모습도 보이기도 한다. 법학은 아니지만 사회문화에서도 갑의 일생이 서술되거나 갑이 사회 이론을 주장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고, 윤리와 사상에서도 동서양의 여러 사상가들을 흉내내고 다닌다. 한국지리와 세계지리에도 갑이 등장해서 자기가 살거나 방문 중인 동네의 모습을 말하고 선생님의 질문에 답하기도 한다.
법대에 진학해서 조금 더 본격적으로 법학을 공부하면 점입가경이다. 미성년자인 주제에 겁도 없이 계약을 체결하고, 하나의 재산을 각자 다른 두 사람에게 이중매매를 하기도 하며, 살인·강도·강간·폭행·사기·배임·횡령·명예훼손·모독 등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더군다나 툭하면 자신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징징 주장하면서 헌법재판소로 달려가는 바람에 익혀야 할 판례의 양이 늘어나서 법대생에게 원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오죽하면 법대생은 이 세상에서 갑이 제일 나쁜 놈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겠는가. 다만 법대생이 사법연수원생으로 전직하면 갑과 을보다는 김갑동과 이을동을 보게 된다. 아무래도 이게 본명인 듯. 실수로 김을동이라고 말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그의 아내이자 친구이자 자식이자 상해를 입는 점원이자 하여튼 갑의 영원한 호구파트너는 을이다. 그리고 갑의 아내가 을인 경우에는 갑과 내연의 관계에 있거나 자식인 병이 등장하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가끔 갑이 을에게 발리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예컨대 물권의 취득시효 파트에서는 왠지 갑 소유의 부동산을 을이 20년동안 공연·평온한 상태로 점유하다가 소유권을 주장하고는 한다. 또한 갑이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을에게 명의신탁해 놓았더니, 을이 그 재산이 자신 명의로 되어 있다는 점을 악용하여 병에게 팔아먹는 짓 등으로 뒤통수를 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갑이 악의 축인 경우가 절대 다수를 차지한다!
다만, 이런 갑에게도 최악의 천적이 있으니 바로 국가. 행정법(공법)을 공부하게 되면 역시 천하의 갑이라도 국가에게는 상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행정청 말만 믿고 건물을 짓기 위해 덜컥 땅을 샀는데 건축허가가 거부되거나, 음주운전을 했다가 3년 지나도록 처벌이 없어 안심하고 있었는데 덜컥 면허취소처분이 날아오는 등... 사실, 행정법은 국가를 상대로 어떻게 소시민 갑(...)이 보호받을 수 있는가 배우는 파트다.
국회의원 선거 때에도 갑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노원갑, 중랑갑, 고양갑, 수원갑, 마포갑 등등. 이는 국회의원 선거구를 갑을병 순으로 구분하기 때문이다. 참고로 광역의원은 123순으로, 기초의원은 가나다 순으로 선거구를 구분한다.
- 참조 : 홍길동, 김철수, John Smith, John Doe
1.2.1 업계 은어
법학계의 이 같은 용법은 비즈니스 현장의 언어로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니까 사법적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업상의 각종 계약서에서 계약의 주체를 편의상 법률가에게 익숙한 표현인 갑, 을 식으로 표기하던 것이 어느 순간부터 비즈니스 은어로 정착한 것.
예컨대 갑은 판매계약에서는 "판매자", 근로계약에서는 "사업장" 등을 의미한다. 막말로 칼자루 쥐고 있는 쪽. 근로계약서를 쓸 경우에는 갑이 주로 고용인, 사장, 기타 등등 하여튼 우위에 있는 측이고 을이 꿀리는 측이다. 그래서 갑을관계라는 말이 나오면 이는 상하관계라는 말과 동일시된다. 근로계약서 상 원청, 즉 일거리를 제공하는 주체를 의미하기도 하며, 이 경우 하청은 을, 재하청은 (십간의 순서대로) 병, 정 식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재하청만 받아서 먹고 사는 경우를 '병정놀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이런식으로 만들어진 갑과 을의 관계에서 갑이 유리한 위치를 이용하여 을측에게 무리한 압력, 요구를 하는 경우에는 '갑질한다'라고 하기도 한다. 자세한 사항은 갑의 횡포, 갑과 을 문서를 보자.
그리하여 특정에서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거나 파워가 있는 사람을 가리킬 때 간단히 갑이라고 일컫게 되었다. 이는 뉴스에서도 심심찮게 등장하는 대중적 표현이다. 사회 나가서 직장 생활 좀 하다보면 어느 순간 인생의 목표가 갑이 되는 것으로 바뀔 정도. 그런데 분야를 막론하고 공통적인 갑은 전문직과[1] 공무원. 그러니까 수많은 고시생이 갑이 되려고 공부하는 것이여...
쌉니다 천리마마트의 등장인물 '김갑'의 이름이 이 갑에서 유래했다.
물론 세상에서는 예외도 있는 법. 이따금씩 갑보다 을 쪽이 깡패스러운 경우도 있다. 슈퍼 을 참조.
1.2.2 야갤 은어
위에 통용되는 것 하고는 관계 없이 신(神)의 대체어로 사용되는 가짜동족어 인터넷 은어. 그러나 의미가 약간 통하는 부분이 있어서 연관되어 같이 쓰이기도 한다.
본디 야구 갤러리에서 유래되었는데, 근본을 살펴보면 실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양대 병크가 기막히게 맞물려서 만들어진 유행어라고 할 수 있다. 썰을 풀자면 어느 기아 팬이 용규신과 종범신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것이 야구 중계 중 카메라에 잡혔는데, 한자로 神(귀신 신)이라고 쓴다는 게 그만 示(보일 시)변을 빼먹어서 申(거듭 신)이라고 써 놓은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야갤러끼리 그 사람의 무식을 한창 낄낄거리면서 비웃던 와중으로 어느 갤러 자신만만하게 가라사대 갑(甲)이래ㅋㅋㅋㅋㅋㅋㅋㅋ 물론 申과 甲이 비슷하게 생기기는 했지만 망했어요... 성지
그런데 일본에서도 이것과 비슷한 사례가 있는 것 같다...
처음에는 이종범만을 종범갑이라고 칭하는 등 주로 부정적인 뉘앙스로 사용되었다. 이 경우 갑의 영원한 파트너인 을은 이종범과 이름이 같아서 짭종범이라고 불리는 채종범에게 사용한다. 종범乙이라고. (...)
그러나 점차적으로 쓰임새가 확장되면서 갑이라는 글자가 기존부터 가지고 있었던 첫째, 으뜸이라는 용법에서 착안하여, 아예 본좌나 느님 비슷하게 어느 분야에서 으뜸 가는 성과를 선보인 대상을 치켜세우는 용법으로 정착되었다. 이래저래 한국 사회는 갑이 되기 위해서 경쟁하는 사회인 듯...
그리고 야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타 갤러리에서도 사용하기 시작한다. 해외축구 갤러리의 경우 이바노비치에게 '이바갑'이라는 별명을 붙여 많이 언급한다. 심지어 야갤의 주적인 엠엘비파크에서도 애용할 정도. 이처럼 널리 쓰이니까 기사에서 언급되기도. #
종종 XX 종결자 비슷하게 XX류 甲 같은 형식으로도 응용한다. 야갤에서 이호성과 지역드립이 흥하면서 유행어 장사셨제를 갑이셨제 등으로 바꿔서 사용하기도 한다.
급기야 2012년 6월 모의고사에서까지 등장. 해당 문제는 사회문화 19번 문제다. 물론 여기서는 임의의 익명을 표현하는 용도이다... 노린거냐 교육과정평가원![2]
참고로 중국어에서는 甲을 진짜로 이 의미로 쓸 수 있다(...).
갓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면서 이 표현도 다소 대세가 바뀐듯하다.
1.2.2.1 파생어
1.3 갑옷
갑옷의 의미를 가지는 형태소. 예컨대 플레이트 앤 메일은 경번갑으로 부른다.
암드히비키의 이마에있는 갑자는 이 갑. 2번 항목의 갑과 연관되어 생각하면 곤란하다(...) 실제로 스펙은 갑이긴 하지만.
2 갑(匣)
물건을 담는 작은 상자를 의미한다. 보통 담배 한 갑, 휴지 한 갑 같은 단위로 쓰이기도 한다. 우유갑과 갑과자의 갑도 이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