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기

1 일반적인 의미

冷氣(COOL AIR)

찬 기운, 찬 공기.

2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의 단편 소설

대한민국에서는 동서문화사황금가지[1]에서 같은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한마디로 줄이자면 본격 냉동인간 이야기.

1926년 3월에 쓰여졌지만 <위어드 테일즈>지로부터 원고를 거절당해[2] 2년 뒤인 1928년에 <테일즈 오브 매직 앤 미스터리>에 최초로 실렸다.
러브크래프트는 두 달간 뉴욕에 체류할 당시 맨해튼의 한 낡은 아파트에서 이 작품을 집필했는데, 실제로 러브크래프트 본인도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냉기에 민감했다고 한다. 영하 5도 정도만 되어도 호흡 곤란과 구토증세를 보였고, 영하 10도 정도의 기온에서는 정신을 잃었다고 하니... 뭐, 이런 약골이 다 있어?

2.1 줄거리

싸구려 하숙집[3]에 머물던 주인공은 어느 날 갑자기 심장발작에 걸렸다가 위층에 '뮤노즈'라는 이름의 의사[4]가 살고 있었다는 걸 기억해내서 겨우 요단강 익스프레스를 탈 뻔한 위기에서 한발짝 물러나게 되고 이를 계기로 뮤노즈 박사와 친해지게 된다. 냉각기를 틀어 항상 차갑게 유지하는 방과 납색 같은 뮤노즈 박사의 얼굴, 그의 기벽을 신기하게 느끼며 그의 친구 겸 조수가 된 주인공은 점점 그와 친해지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뮤노즈 박사의 냉각기가 고장나게 되고. 냉각기가 고쳐지기를 기다리는 동안 계속 얼음을 가져오라는 박사의 재촉, 그러다 갑자기 조용해진 박사의 태도에 이상함을 느낀 주인공은 뮤노즈 박사의 방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그런 그가 보게 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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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뮤노즈 박사는 생각도 하고 행동도 하지만 18년 전에 이미 죽은 몸이었다. 방을 저온 상태로 유지하려고 한 것도 자신의 몸이 썩어 녹아내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이었던 것. 그런데 냉각기도 고장나고, 얼음도 다 떨어졌으니...[5]

결국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야 할 모습으로 변해버린 뮤노즈 박사의 시신과 그가 죽기 전 유서에 남긴 고백을 주인공이 발견함으로써 소설은 끝이 난다.

단 냉각기가 고장나기 훨씬 전부터 점점 그가 쇠약해지고 몰골도 망가져간다는 묘사가 있었으며, 냉각 온도도 갈 수록 낮추고 있었다는 언급, 그리고 박사가 남긴 편지의 내용을 고려해보면 그의 생명 유지는 처음부터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후로 주인공은 냉기를 무서워하게 된다. 야! 신난다~ 다른 소설의 주인공은 죽거나 혹은 미치거나 하는데 그 정도면 가벼운 거지...
  1. 2009년에 번역 출간된 <러브크래프트 전집> 2권에 실려 있다.
  2. 이유는 불분명. 나름대로 어른의 사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3. 히스패닉 계통의 하숙집 주인이 운영했다
  4. 역시 히스패닉 계열인데 러브크래프트가 앵글로색슨을 제외하면 전부 혐오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의사에 대한 평가는 매우 좋다. 처음이야 다소 불쾌한 인상이었지만 점차 알게되면서 친해진다
  5. 하숙집의 얼음이 바닥난지라 주인공이 부랑자에게 알바를 시켜서 계속해서 얼음을 가져오라고 시켰으나 부랑자가 도망갔다는 묘사를 보아 방안의 꼴을 보고 도망간 것으로 추정된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