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워먼

The Woman.

럭키 맥키가 감독한 2011년작 호러영화. 보통 우먼이라고 쓸 것을 굳이 워먼이라고 쓴 이유는 평이한 제목이니 검색할 때 튀라는 수입/배급사의 배려가 아닌가 싶다.

현대를 배경으로 산 속에 숨어사는 야만인들의 식인 행각을 그린 Offspring(2009)이라는 영화의 속편...이긴 한데 스토리 상 큰 관련이 있는 건 아니고 전작에서 혼자 살아남은 야만인 여자가 출연한다는 정도로만 이어진다.

더 정확한 계보를 따져보자면, 잭 켓첨 Jack Ketchum 이 쓴 소설 offspring이 영화화 되었고 후에 럭키 맥키 감독과 잭 켓첨이 같이 더 워먼을 집필하면서 이를 영화로 만들었다.

사냥을 하던 중 전작의 이름없는 야생녀를 우연히 발견한 변호사 크리스가 그녀를 생포, 집에 끌고와 감금한 후 길들이려 하는 이야기. 문명에 교화되어가는 야생 여인과 크리스의 훈훈한 사랑...은 개뿔, 사실 크리스는 친딸을 강간하는가 하면 무안구증으로 태어난 기형아 딸을 개 우리에 처넣고 짐승처럼 사육하던 개쌍놈이었다. 그 가족 또한 아버지와 똑 닮은 사이코 아들놈, 남편의 막장 행각을 보고도 감히 찍소리 못하는 소심한 부인, 아버지한테 강간당하고 임신해서 폐인화되어가는 딸, 아직 어려서 순진하기만 한 막내딸로 이루어진 뭔가 건전함과는 매우 동떨어진 가족. 야생 여인을 창고에 묶어두고 부자끼리 학대와 강간을 하던 중, 제자(딸)의 임신을 눈치챈 학교 선생님이 집에 찾아오면서 갑자기 스토리가 물살을 타는데...

왠지 심심한 일상적 이야기가 이어지다가 갑자기 뜬금없는 고어씬이 작렬하며 장기자랑이 펼쳐지는 급전개가 서로 대비되며 강렬한 인상을 주는 게 특징. 럭키 맥키는 "메이", 마스터즈 오브 호러의 "식걸" 등에서 볼 수 있듯 여성성이라는 주제에 유난히 매달리는 감독인데 이 영화 또한 그러하며, 그냥 육편이 날리는 고어씬을 보여주는 게 목적이 아니라 그러한 표현을 통해 현대사회에서의 여성에 대한 폭력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를 만드는 영화이다.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감상하기도 어렵고, 엔터테인먼트적으로 그리 재미있는 영화도 아니다.

주연을 맡은 폴리아나 매킨토시가 이래저래 밀라 요보비치와 좀 닮게 나온다. 부인 역의 안젤라 베티스는 "메이"의 주인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