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Leverage. 사전적 의미는 지렛대이다.

1 금융에서

금융에서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비율이라는 의미로 많이 사용한다. 즉 자기 돈이 10억일 때 1억을 빌렸으면 레버리지비율 10%.

결론은 단순하다. 빚내서 돈벌기.

B라는 주식회사를 예로 들어보자. 주식회사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주식회사가 투자를 받는 방법은 두 가지인데 하나는 투자자를 주주로 끌어들여 자본금을 늘리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위에서 본 대로 채권자를 구해서 돈을 빌리는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투자자에게 이자를 안 지불해도 되는 대신에 수익이 날 경우 그 수익을 투자자와 주식수에 비례해서 배당해야한다. 반면에 후자의 경우는 이자비용을 매번 내야 하는 대신에 수익을 배당하지 않아도 된다.
A라는 사람 1명만 소유한 B라는 주식회사가 10억원의 자본금이 있고 좋은 사업 아이템이 있어서 매년 수익률이 30%나 된다고 치자. 이때 A는 더 투자금을 유치해서 수익을 더 뽑아내고 싶어진다. 이때 전자의 방법을 써서 주주로 10억을 투자하는 C를 끌어들인다고 하면 -> 다음 해에는 20억으로 6억을 벌어들이게 되고, 6억 수익금은 출자비율이 1:1인 A와 C가 3억씩 나눠갖게 된다. 이 경우에는 A는 C를 끌어들이기 전이든 후든 수익에 변화가 없다. 반면에 후자의 방법을 써서 C가 10억을 연 10% 이율로 빌려준다 치면 -> 다음해에는 20억으로 6억을 벌어들이게 되고, 6억 수익금 중 A는 이자비용 1억만 주면 되고 나머지 5억의 수익금을 독식한다. 이때는 A는 C를 끌어들인 덕분에 수익이 3억에서 5억으로 뛰었다. 아마 C뿐만 아니라 D,E등 다른 채권자를 능력껏 더 모을 수 있었다면 독식하는 수입은 더 늘어날 것이다. 아주 극단적으로 A가 1000억을 같은 조건으로 여러 채권자들에게 차입할 수 있었다 치면 203억원(303억원 - 이자비용 100억)의 순익을 A혼자 독식한다. 아아. 좋지 아니한가.

레버리지가 가능한 건 수익이 나왔을 때 판관비 등을 뺀 영업이익(EBIT)에서 가장 먼저 빠지는 게 이자비용이기 때문이다. 이자비용을 뺀 다음에 EBT로 법인세를 계산하게 되는데 이자비용이 많이 나갈수록 절세 효과가 생긴다. 누진세제를 취하는 나라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비용이 더 인식되면, 고율의 세율구간을 피할 수 있는 것이다. 만일 다른 신규 주주 출자로 자금을 모집했다면 그와 같은 누진세 회피 효과도 누릴 수 없을 것이다. 즉,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이상적인 상황이라면 돈을 빌리는 것이 무조건 유리하다.

물론 잘 쓰면 아주 좋은 단백질 공급원수익원이다.

어느 정도까지 빚을 내서 쓰는 게 합리적인가 하는 기준이 없다는 게 문제다. 리스크를 줄이려면 100% 이내, 즉 자기 돈으로 갚을 수 있는 비율이지만, 보통 레버리지라는 단어를 쓰는 산업군에서 사용하는 레버리지 비율은 10배 이상이고,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30배(3000%)를 예사로 찍었다.

물론 시장이 잘 풀리면 참 좋겠지만, 현실은 언제나 녹록치 않기 때문에... 각종 버블과 금융위기를 불러오는 주범 중 하나. 갑작스럽게 시장에 변화가 와서 예상만큼 수익을 못 얻으면 헬게이트가 일어난다. 기대수익률 100%인 상품에 1억의 자산과 30억원의 빚으로 투자해서 종합 31억원의 수익을 얻으려고 했는데 시장에 문제가 생겨서 도리어 원금조차 반밖에 회수하지 못 했다면? 바로15억 빚+이자라는 엄청난 빚더미 위에 앉는 것이다. 게다가 본인 자산도 5천만원 손해봤으니 정말 총체적 난국에 빠지는 셈이다. 이런 바보같은 경우가 얼마나 많을까 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모든 경제주체가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빚잔치를 벌이다가, 정말 전세계적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당장 2008년 9월 세계금융위기도 따지고 보면 이와 같은 무분별한 레버리지+예상치 못한 수익 악화가 가장 핵심적인 원인이 된 것이다. 은행도 못믿는데 이제 어디다 돈을 맡기나

2 그 외의 곳에서

검술에서 사용하기도 하고, 야구에서도 쓰이는 모양이다.

야구에서 사용할때는 세이버매트릭스 기록으로 활용한다. 불펜투수가 등판했을 당시의 실점 확률과 경기 승패가 바뀔 확률을 종합해서 매기는 상황을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위기 상황의 정도. 불펜투수의 경우 표본이 적고, 팀의 승패와 직결되는 상황에 등판하며, 마운드에 있을때 실점이 자기책임이 아닌 경우가 선발투수보다 많이 존재하기 때문에(이를 승계주자 실점이라고 따로 정리한다.)개인 방어율만으로 선수의 질을 판단하기 어렵다. 이때 불펜투수의 레버리지가 높을 경우는 개인 스탯에 보이지 않는 팀 공헌도와 위기관리 능력을 볼 수 있다. 반면 레버리지가 낮을 경우는 쉬운 상황에만 등판했기 때문에 개인 스탯 관리 의혹을 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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