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캐릭터 소개
Roland Deschain.
다크 타워 시리즈의 주인공. 이름의 경우 황금가지 판 기준으로 3부까지는 롤랜드 데스체인으로 표기했지만, 4부에서 번역자가 이름 표기를 롤랜드 디셰인으로 바꾸었다. 롤랜드의 성인 Deschain은 사실 프랑스식 이름이므로 "드셰인"이나 "데셰인" 정도로 발음하는 게 보통인데, 롤랜드의 경우 원작자 본인이 데스체인이라 발음하므로 사실 데스체인이 올바른 표기다. [1]
2017년 2월 개봉 예정인 다크 타워 실사영화에서의 배우는 이드리스 엘바
길리아드의 마지막 "총잡이(건슬링어)"이며, 나이는 불명이나 40-50대 정도로 추정되는 외모를 갖고 있다.[2]
얼굴은 긴 세월동안 풍파에 시달려 마치 "화강암을 깎아 만든듯한" 면상이라고 하며, 차디찬 눈에서는 일반인이 마주보기 힘들 정도의 강렬한 안광이 뿜어져 나온다고 한다. 6피트가 넘는 장신이며 원래는 건장했지만 오랜 고생으로 이젠 말라 비틀어졌다고.
원래는 양손잡이 총잡이로 두 자루의 리볼버를 넣은 탄띠를 허리에 차고 있었으나, 2권에서 가재 괴물한테 오른손 검지와 중지를 잃어버리면서 한손잡이가 된다. (왼손도 손가락을 좀 잃었으나 총을 제대로 쏠 수는 있는 정도.)
애용하는 쌍권총은 백단향으로 손잡이를 댄 아름다운 6연발 리볼버라고 한다. 겉보기엔 콜트 SAA 같지만 장전방식은 스윙아웃이다. 롤랜드가 지구에 왔을 때 총포상에서 이 총에 쓸 탄환을 샀는데, 그게 .45 롱콜트 탄이라고 하니 롤랜드의 권총은 .45구경인 셈이다.[3] 그런데 .45구경 치고도 매우 큰 모양이라, 에디 딘이 보고서 "내가 본중에 가장 큰 권총"이라고 기가 막혀 하는 장면이 있다. 물론 다른 총과 비교하면 파괴력은 매우 월등하다.[4]
길리아드가 있는 세계에서는 총잡이는 일종의 기사 같은 것으로, 혹독한 훈련을 통해 백발백중의 총솜씨를 체득할 뿐 아니라 평생동안 총잡이로서의 법도를 지킬 것이 요구된다.[5] 실제로 롤랜드는 아서 엘드의 30대손으로, 아서 엘드는 다름 아닌 아서 펜드래곤의 길리아드 버전이다. 다시 말해 총잡이들은 원탁의 기사의 서부판인 셈. 작중에선 총잡이들의 본산인 길리아드 왕국이 멸망해버린 관계로 총잡이들도 거의 전멸했으며, 이 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총잡이들은 옛 이야기에나 나오는 환상적인 존재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롤랜드 역시 실력있는 총잡이며, 머리가 생각하지 않아도 양손이 저절로 발총(發銃)->사격->재장전 과정을 번개같이 해낸다. 1권에서는 이 때문에 무고한 여성(앨리스)을 죽이고 말았다. 2권부터는 손이 심각한 부상을 입은 관계로 속사능력은 훨씬 떨어졌지만(한손으로 재장전하기가 힘들기 때문), 그래도 백발백중의 사격실력은 건재하다.
"시간에게 버림받은" 세계를 되살리기 위해 정체조차도 모르는 "검은 탑"을 향해 영원히 끝나지 않을 듯한 기나긴 여행을 계속하고 있다.
검은 탑을 향한 여정을 시작했을 처음 당시엔 알레인 존스와 쿠스버트 올굿이라는 두 명의 동료 총잡이들이 함께 동행했는데, 도중에 다 죽고 한참동안 롤랜드 혼자서 황야를 헤매다가 다른 세계(우리가 사는 지구)에서 건너온 동료들인 제이크, 에디, 수잔나 등이 합류하게 된다.
롤랜드는 일곱 권의 장편 소설으로 구성된 다크 타워 연작 내내 끝없는 고난과 비극을 겪는 캐릭터이며, 극중에서 롤랜드에게 좋은 일이 있었던 것은 손에 꼽을 정도인 반면 괴롭거나 슬픈 일은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까발리기이므로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지만, 사랑하던 여인도, 목숨처럼 소중한 동료조차도 모두 다 잃고 자신의 어머니조차도 자기 손으로 죽이고 만 비극의 주인공이다.
게다가 "검은 탑"이라는 목적을 위해서는 어떠한 희생도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으며, 실제로 검은 탑과 소년 제이크의 목숨 중 택일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제이크를 어쩔 수 없이 버리고 간다.
이처럼 목적 달성을 위한 맹목적 헌신/끈기/집착이 롤랜드의 최대 강점이자 저주다. 롤랜드보다 더 능력이 뛰어난 총잡이들도 결국 도달하지 못한 검은 탑에 롤랜드만이 도달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맹목성과 끈기 덕분.
그러나....
2 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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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탑은 롤랜드의 마지막 종착지인 동시에, 탑에 이르는 과정에서 그가 행한 수많은 행위에 대한 형벌이기도 했다.
검은 탑의 각 층에는 롤랜드가 사랑한 유일한 여인이었지만 비참한 죽음을 지켜봐야만 했던 수잔 델가도, 마녀의 저주 때문에 실수로 죽이고 만 자신의 어머니, 검은 탑에 이르기 위해 희생시킨 동료들, 그 외에 롤랜드의 기나긴 여정에서 그가 해하거나 돕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들이 각종 심볼을 통해 전시되어 있었다.
롤랜드가 이들을 해치거나 희생시킨 것은 개인적인 악의나 롤랜드 스스로의 영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오로지 "검은 탑을찾아내 세상을 구원한다"는 숭고한 목적을 위해서였음에도, 롤랜드의 업장은 용서받기엔 너무나 어둡고 무거운 것이었다.
탑의 최상층에서 마침내 롤랜드는 자신의 여행의 본질은 끝없이 되풀이되는 무간지옥이며 그는 여태까지 저지른 행위들을 다시 무수히 반복하며 다시 한번 벌을 받기 위해 검은 탑을 향해 애초부터 목표조차 없었던 여행을 반복해야 하는 운명임을 기억해내고 절규한다.
그러나 등 뒤에서 검은 탑 최상층의 문이 허망하게 닫히고 눈앞에 끝없는 사막이 펼쳐지는 순간, 롤랜드는 또다시 모든 기억을 잃고 "검은 옷을 입은 남자를 쫓아 다시 사막을 가로지르게" 된다.
3 해설
스티븐 킹의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주제로, "괴로운 경험을 끝없이 (되풀이해) 경험하는 것이 바로 지옥의 본질이다"라는 것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롤랜드는 지옥에 빠진 캐릭터이며, 그가 그토록 갈구하는 검은 탑은 구원이 아니라 롤랜드의 끝없는 고통의 상징이다.
롤랜드 데스체인이라는 캐릭터는 아더왕의 먼 후손으로 길리아드의 왕의 아들이며, 지극히 고귀한 품성을 가진 인물이다. 또한 그가 검은 탑을 찾는 이유는 개인적인 영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멸망해가는 세상을 구한다"는, 다소 추상적이지만 반론의 여지가 없이 선하고 대승적인 목적을 위해서이다.
인간적인 정이나 나약함 때문에 결국 중도에 탈락한 다른 총잡이들과는 달리, 롤랜드는 검은 탑이라는 지고한 목적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였고, 그 결과 그의 여정에는 그의 총에 쓰러진 수많은 사람들이 남았다.롤랜드에게 희생된 이들 중 몇몇은 그가 가장 사랑하던 사람들이었지만, 그럼에도 롤랜드는 절망하지 않고 검은 탑을 향한 발걸음을 옮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롤랜드의 피폐한 정신에는 절망이라는 인간적인 감정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이 항목의 이전 버전에서 롤랜드를 "목적을 위해서는 어떤 (타인의) 희생도 서슴치 않는 다크 히어로"로 평가한 적이 있을 정도다.[6]
그러나 롤랜드가 그토록 갈구하던 검은 탑은 세계나 롤랜드의 구원은 커녕 롤랜드의 업장을 보여주고 그에 따른 벌을 내리는 처형대였으며, 롤랜드는 목적의 숭고함이나 내면의 고결함과는 관계없이 오로지 행위(타인의 희생, 살인 등등)의 결과에 따른 처벌을 받는다.
롤랜드의 고뇌를 3인칭 전지적 시점에서 함께 해온 독자들로서는 좀 너무하지 않나 싶을 정도인데, 작가인 스티븐 킹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해설하고 있다.
작중에서 여러번 언급되었듯, 롤랜드가 도달한 검은 탑은 롤랜드만의 탑이며 만약 (예를 들어) 쿠스버트나 에디가 검은 탑에 도착했다면 그 안에는 롤랜드의 탑과는 전혀 다른 것이 있었을 것이다.
롤랜드의 검은 탑 안에 있는 것들은 모두 롤랜드의 내면에서 나온 것이며, 롤랜드가 끝없이 반복되는 생지옥을 경험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자신이 그런 벌을 받아 마땅하다고 롤랜드 스스로가 믿고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검은 탑에서 또다시 벌을 받아 사막으로 되돌려진 롤랜드는 검은 옷의 남자를 쫓아 사막을 가로지르기 직전이므로, 다크 타워 시리즈 1권, 즉 "건슬링어"의 첫부분부터만 되풀이하면 되는 것이다. 시리즈 4권과 5권은 롤랜드의 일생에서 가장 괴로운 일들을 담고 있지만 그건 과거의 회상을 담은 것이므로 되풀이하지 않아도 된다.
롤랜드의 여정은 끝없이 반복되기는 하지만 매회 내용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때문에 롤랜드가 마음만 먹는다면 그 여정에서 인간적인 정에 이끌려 검은 탑을 포기하고 나름대로 행복한 여생을 보낼 수도 있다. 그러나 롤랜드는 절대로 그럴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 함정
또한, 7권의 에필로그에서 롤랜드는 발치에 "엘드의 나팔"이 떨어져 있음을 발견하고 주워서 챙긴다. 이 나팔은 이전 회차(...)에서는 제리코 언덕에서 잃어버렸기 때문에 사막 횡단시에는 갖고 있지 않았던 중요 아이템인데, 이번 회차에서는 나팔이 있다는 점이 "이번에야말로 다른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독자에게 준다(롤랜드 자신은 기억이 전부 지워져서, 이 작품이 루프물이라는 사실조차 전혀 모르니 희망이고 나발이고 없다.)
그러나...롤랜드는 스티븐 킹 우주(?)를 지탱하는 중심축과 같은 존재라고 하며 만약 롤랜드의 여행이 멈추면 길리아드가 있는 세계 뿐 아니라 스티븐 킹의 작품들의 배경이 되는 모든 세계가 붕괴한다고 한다. 때문에 킹의 다른 작품 중에는 롤랜드를 살리기 위해 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캐릭터가 고생을 하는 이야기도 있다. 전 우주가 롤랜드의 고통 위에 성립된 것이니, 롤랜드는 세계를 떠받들고 있다는 아틀라스에다 커다란 바위를 되풀이해서 밀어올려야 하는 시시포스를 합한 캐릭터인 셈이다.
영화 미스트에서 그의 모습이 그려진 포스터가 잠깐 나왔다.
- ↑ 이 문제는 외국에서도 마찬가지인듯 Frank Muller와 George Guidall이 나눠서 낭독한 The Dark Tower Series의 오디오북(Simon and Schuster 출판사 공식 판본)에서도 Deschain을 디셰인이라고 읽는다. 하지만 Cuthbert를 뮬러는 "큐스버트", 귀달은 "쿠스버트"로 발음하는 것만 봐도, 두 오디오북 낭독자 모두 캐릭터 이름의 발음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원작자인 스티브 킹 본인이 직접 낭독한 "The Wind Through the Keyhole: The Dark Tower (Unabridged)"의 오디오북을 들어보면, 제1부 제1장(Part 1, Chapter 1) 1분부터 스티븐 킹이 Deschain을 "데스체인"으로 발음하는 것을 분명히 들을 수 있다. 참고로 킹의 발음에 따르면 Cuthbert 는 "큐스버트," Alain 은 거의 "일레인"이라 한다. (뮬러/귀달 모두 "얼레인"으로 발음). 그렇기 때문에 디셰인은 분명한 오역이며, 데스체인이 맞다. 이것은 레이프 파인스를 랄프라고 부르지 않는 것과 같다.
- ↑ 끝없이 여행을 하도록 저주받은 몸이라, 늙어 죽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실제 나이는 340살 정도인데, 롤랜드 본인은 자기 실제 나이를 모른다. 이유는 아래 나와 있다.
- ↑ 완전판에선 윈체스터 45구경이라고 나온다.
- ↑ 마약조직과 총격전을 벌일때, 롤랜드가 총을 쏘니 조직원 몸에 아주 커다란 총상을 입혔고 조직원이 에디를 쏘려고 할때 권총을 터뜨려 망가뜨리는 수준이었다.
- ↑ 만약 이를 어길시 서쪽으로 추방당한다. 롤랜드의 세계에서는 잘못을 저질렀을때 '네 부모의 낯을 잊었느냐'라는 말을 쓰는데 총잡이의 법도 중에 '아버지의 낯'을 잊지말라는 구절이 있다.
- ↑ 에디랑 처음 만났을때 "댁도 탑을 위해서라면 내가 죽어도 버릴거지?"라고 묻자 롤랜드는 그렇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