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테스 남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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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면?"

"아니면 뒷면?"

Lutece[1] Siblings

바이오쇼크 인피니트에 등장하는 기묘한 천재 양자 물리학자 남매. 왼쪽이 로버트 루테스, 오른쪽이 로잘린드 루테스이다. 등장할 때마다 경쾌하고도 기이한 테마음악을 깔고 나온다. 언뜻 보면 조연 같지만 줄거리가 진행될수록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1 로잘린드 루테스

Rosalind Lutece

20세기 초라는 시대배경에 비교해 몇 배를 앞서나가 컬럼비아를 공중에 떠다니면서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도시가 될 수 있게 만든 일등공신이다. 양자역학, 평행세계 등에 관한 연구와 논문을 집필했다. 매우 어렸을 때부터 자신이자 자신이 아닌 사람에 대해 꿈꾸었다고 한다. 성우는 매스 이펙트 여성 셰퍼드 등을 연기한 제니퍼 헤일.

2 로버트 루테스

Robert Lutece

로잘린드 루테스와 마찬가지로 양자역학, 평행세계 등에 권위가 있는 물리학자로 소개된다. 로잘린드를 따라 컬럼비아에 입국했다고 알려져 있다. 성우는 올리버 바퀘어 (Oliver Vaquer).

3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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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이제 그만 노젓는데만 집중하면 안될까?(Can we get back to rowing?)

로잘린드: 안 그러면 그곳에 도착하질 못 할테니 그러는 게 좋겠어.(I suggest you do or we're never going to get there.)
로버트: 아니. 내 말은 네가 좀 도와주면 무척 고맙겠단 얘기야.(No. I mean I'd greatly appreciate it if you would assist.)
로잘린드: 저 남자한테 부탁하는 건 어때? 나보다는 저 남자가 더 그곳에 가고 싶어할 텐데.(Perhaps you should ask him? I imagine he has a greater interest in getting there than I do.)
로버트: 아마도 그렇겠지. 하지만 그래봤자 소용없어.(I suppose he does. But there's no point in asking.)
로잘린드: 왜 소용없는데?(Why not?)
로버트: 왜냐면 노를 안 저으니까.(Because he doesn't row.)
로잘린드: 노를 안 젓는다고?(He doesn't ROW?)
로버트: 그래. 저 사람은 노를 젓는다고.(No. He DOESN'T row.)
로잘린드: 아. 무슨 말인지 알겠어.(Ah. I see what you mean.)[2]

게임 초반부터 주어지는 장대한 떡밥. 위 사진에 나온 동전 던지기와 함께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이야기가 평행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진다는 것을 알려준다.

사실 게임 시작부에 부커 드윗과 함께 보트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로버트와 로잘린드이다.

루테스 남매는 사실 평행우주에서 성별만 서로 다른 동일인물이다. 평행우주에 무한하게 존재하는 루테스라는 물리학자 중 두 명으로, 로잘린드 루테스는 재커리 헤일 컴스탁의 세계에서 그를 도와 컬럼비아를 세운 인물이고 로버트 루테스는 부커 드윗의 세계의 루테스로 안나 드윗을 컴스탁에게 넘기는 데 관여한다.

하지만 이 '평행우주 쌍둥이'는 엘리자베스가 컴스탁의 생물학적인 자식이[3] 아니라는 사실을 증명하여 컴스탁 신격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기 때문에, 컴스탁과 제레마이어 핑크는 이들을 암살할 계획을 세우지만 루테스 쌍둥이는 양자 단위로 쪼개져서 평행세계의 모든 시간대에 존재하게 된다.[4] 이들은 후에 컴스탁이 부커 드윗에게서 딸을 빼앗아 무한한 평행우주에 전세계적 재앙을 선사할 군주가 되는 것에 일조했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껴, 부커 드윗을 컴스탁의 세계로 불러와 엘리자베스를 해방시키고 이 미친 비극적인 무한 루프의 근원을 제거하도록 돕는다. 사실 이것을 먼저 제안한 건 로버트이다. 로잘린드의 복소폰들 중 후반부에 나오는 것 하나에 로버트가 우리들이 한 일을 되돌리는 걸 돕지 않겠다면 너와 더 이상 함께 있을 수 없다고 말한 것. 청천벽력 로잘린드는 그 말에 이 일이 해피엔딩으로 끝나지 않으리라는걸 알면서도 결국 로버트를 돕는다.

컬럼비아에 들어선 이후 부커가 한 어린아이에게 전보를 받는 장면이 있는데, 그 전보를 보낸 이의 성이 루테스이다. 이 때부터 '루테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또한 전보를 받고 난 이후 왼편에 있는 망원경을 사용하여 여신의 조각상을 볼 수 있는데, 거기서 시선을 내리면 플레이어 바로 앞의 난간 아래에서 공으로 저글링을 하는 루테스 쌍둥이를 볼 수 있다. 물론 이 때는 이 플레이어가 이 둘의 얼굴을 모르는 상태이므로 지나가는 엑스트라라고 생각하게 된다. 여담으로 플레이어가 이 부분의 망원경 시야에서 벗어나면, 그 짧은 시간에 루테스 쌍둥이는 사라지고 없다.

또한 이 망원경 이벤트가 지나고 더 진행해보면, 로잘린드 루테스의 거대한 조각상을 보게 되는데, 이 조각상을 유심히 보고 있으면 조각상에 잡음 효과가 일어나더니 이내 조각상의 발치에 새겨진 로잘린드 루테스의 이름은 로버트 루테스로 바뀌고, 모습도 로버트의 모습으로 바뀐다.[5]

본격적으로 부커에게 대화를 거는 것은 위 사진에 동전의 앞면과 뒷면을 맞추는 게임을 권하는 것이다. 이 이후부터 엘리자베스에서 새장 또는 새 문양이 들어간 브로치형 목걸이를 선물하고, 컬럼비아에서 부커 드윗이 활약하는 내내 따라다니며 부커 드윗과 유저들을 경악하게 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신이 아닌가 싶은 초현실적인 능력들을 보여주며 부커 드윗을 올바른 결말로 이끈다. 실제로 이들은 텔레파시로 통하는 듯 서로의 문장을 완벽하게 이어 끝맺기도 하며 여러 장소에 존재하거나 사라지는 능력을 보여준다. 여담이지만 이런 능력을 선보이는 장면을 보고 있으면 가끔씩 은근한 개그가 터진다. 로잘린드는 화폭 너머에서 열심히 포즈를 취하고 있는데 잘 보면 로버트는 그냥 자기 초상화를 그리고 있다든가, [6] 둘이서 어설픈 폼으로 야구를 한다든가 등등.

참고로 동전 던지기에 대해서는, 로버트 루테스가 목에 달고 있는 점수판을 보면 앞면(head)이 12번 연속으로 나오고 뒷면(Tail)은 하나도 없는 것을 볼 수 있다. 좀 신기하다고 생각하며 루테스가 목에 달고 있는 점수판의 뒤를 보면 122번의 시도에서 모조리 앞면만 나왔다고 기록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여기부터 비범한 인물들임을 직감할 수 있다. 사실 좀 더 깊이 생각해보면, 이는 이미 예정된 결말에 대한 복선이라고도 볼 수 있다. 잘 생각해보자. 이 둘은 무한한 평행우주 속을 떠돌고 있는 중이다. 그 말인 즉슨, 이 둘의 정체를 알고 나서 돌이켜보면 저 122번의 시도는 컬럼비아의 그 광장에 있던 사람들에게 동전 던지기를 시켜서 나온 결과가 아니라 전부 드윗에게 시킨 것이고 드윗은 122번 전부 앞면을 띄웠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후 무기를 얻고 나서 술집에서 만나 방어막을 받을 때는 공격이 가능한데, 아무리 공격해도 데미지를 입지 않으며 총탄은 모두 빗나간다. 공격을 계속하면 탄약 낭비하지 말라고 한다. 뭐 이쯤 오면 이미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 쯤은 누구나 눈치 챘겠지만.사실 모른다. 그냥 죽일 수 없는 NPC인 줄 알테니

로잘린드가 로버트에게 권유하여 자신의 우주로 데려왔지만, 로버트가 그 결과로 기억의 혼선, 코피 등의 평행세계에서의 존재의 모호함에 따른 부작용을 겪게 되자 이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을 한 경험이 있다. [7] 또 이 둘은 성별의 차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상면에서도 미묘하게 다른 부분이 있는데, 로잘린드는 '이미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과거의 잘못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경향이 있지만 [8] 로버트는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강하다. 또, 로잘린드가 평행세계의 상수적인 면을 강조한다면 로버트는 변수적인 면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인피니트 이후로 부커 드윗과 엘리자베스가 평행우주의 분기를 수정하면서 아마도 루테스 쌍둥이가 시공을 초월하는 능력을 얻을 기회도 없어져 평범하게 살아갈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지만, Burial at Sea Episode 1,2 모두 루테스 남매가 재등장한다. 아직도 이 둘은 시공간을 초월 할 수 있는 힘을 가졌으나, 한 복소폰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로버트 루테스는 현재의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일반" 몸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특히, 자식을 남기고 싶어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전지전능한 그들의 능력을 소중히 여기는 로잘린드는 이에 슬퍼하는 듯 하다.

Burial at Sea 두번째 에피소드에서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깊숙한 흑막(!)이었음이 드러났다. 엘리자베스가 민중의 목소리의 리더 데이지 핏츠로이를 찔러 죽인 일이 이들의 계획이었던 것. 플레이 중 콜롬비아에서 환풍구를 지나다 들리는 말소리에 따라 옆을 보면, 핏츠로이와 루테스 남매가 대화하는 장면이 보인다. '한 소녀가 올것이다, 그 소녀는 여자가 되어 이곳을 떠나야 한다. 소녀와 여자의 차이점이 무엇인가?' 라고 묻는 루테스 남매의 말에, 데이지는 '피.'라고 대답하고, 루테스 남매는 콤스탁의 독재를 진정 멈추려면 엘리자베스가 핏츠로이를 죽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라고 지시한다.

상당한 반전이다! 인피니트에서 데이지 핏츠로이가 아버지의 속죄를 어린 아들에게 종용하는 실망스러운 인물로 변한 데 대한 이유가 제대로 드러난 것. 실은 핏츠로이는 소년을 해칠 마음이 전혀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루테스 남매가 없었다면 세상은 한결 평화로웠을지도 모르는 일이다(...)[9]

여러가지를 따지고 보면, 루테스 남매도 엘리자베스의 성공을 위하여 물불 가리지 않고 그녀를 전적으로 밀어준 인물이다. 위에 나왔듯이 핏츠로이와 합작하여 엘리자베스를 한 명의 "여자"로 거듭나게 한 것도 그렇고, Burial At Sea Ep. 2 에서 엘리자베스가 랩쳐로 돌아가고 싶어하자 루테스 본인은 상당히 맘에 안 들어했지만 결국 그녀를 다시 랩쳐로 보내준다. 게다가 BaS Ep. 2 플레이 도중 엘리자베스(플레이어)가 죽었을 때 가끔 루테스의 만담을 들을 수 있는데, 그 중 몇 개의 대화는 엘리자베스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하는 내용이다. 항상 냉담한 외관 치고는 꽤 많은 도움을 주는 편.

플레이 도중 "사후" 루테스 만담 번역본.


이건 여담이지만, "음악"과 묘한 연관성을 지녔다. 둘이 함께 왈츠를 추질 않나, 피아노를 치지 않나, 심지어 Clash in the Clouds DLC에서 그들의 집을 돌아다녀 보면 축음기가 많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10]

여담으로 이 둘은 햄릿을 재해석한 체코 출신 영국 극작가 톰 스토파드(Tom Stoppard)의 희곡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은 죽었다' 의 두 주인공 로젠크란츠와 길덴스턴에서 모티브를 따온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동전을 몇 번이고 던져도 계속 같은 면이 나온다거나, 말장난을 하고, 성격의 차이점도 비슷할 뿐더러 어디까지나 한정되어 있는 그들의 역할과 정체성도 상당히 유사하다.

BaS Ep. 2에서 이들이 엘리자베스를 배에 태우고 어두운 등대에 데려다준 후, 배가 저 멀리 멀어지고 어두워져도 진행하지 말고 기다리면, 둘이 먼발치에서 노래를 부르는 이스터 에그가 있다. 누구나 들으면 알 만한 동요인데, 가사는 다음과 같다.

Row, row, row your boat, gently down the stream
저어라, 저어라, 배를 저어라, 강물을 따라 부드럽게

Merrily, Merrily, Merrily, Merrily, life is but a dream.
즐겁게, 즐겁게, 즐겁게, 즐겁게, 인생은 그저 꿈이라네.

로잘린드 루테스의 복소폰 Part 1

로잘린드 루테스의 복소폰 Part 2
  1. 루테스는 프랑스 파리의 옛 지명.
  2. 122번의 평행 세계를 겪을 동안 몇 번이고 부탁해 봤지만 단 한 번도 같이 노를 저어주지 않았다는 얘기. 플레이어가 겪는 평행 세계는 123번째. 이런 사실을 모르는 걸로 볼 때 로잘린드는 이번에 처음으로 배에 탄 것 같다.
  3. 실제로 컴스탁은 무정자증을 갖고 있어서 컴스탁 부인 사이에서 태어난 친자식이 아니다. 하지만 결국 생물학적인 자식이 맞기도 하다. 부커 드윗 문서 참고.
  4. 왓치맨닥터 맨하탄을 생각하면 된다.
  5. 이 모습이 바뀌는 것은 랜덤으로, 로버트가 로잘린드로 바뀌는 경우도 있다. 게임 속 평행세계라는 것을 잘 살린 부분.
  6. 사실 이 장면은 둘이 동일인물이라는 떡밥이다
  7. 로잘린드가 본인의 피를 로버트에게 수혈해 주고, 음악을 들려주어 신경을 진정시키는 등 작중에서는 볼 수 없던 부드러움과 지극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8. Burial at Sea Episode 2에서 발췌된 대화에 따르면, 로잘린드는 "과거를 바꿀 수는 있겠지만, 결국에는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이에 로버트는 "넌 운명론자야." 라고 답한다.
  9. 물론, 핏츠로이 자신이 아이를 죽이기를 거부했더라면 루테스 남매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핏츠로이, 루테스, 그리고 엘리자베스 모두 컴스탁을 무찔러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 움직인 듯 하다. 또한 루테스 남매가 그 장면에서 말한 대사도 매우 의미심장하다: "It's up to you what matters most; your part in the play, or the play itself.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는 당신이 결정해: 당신이 맡은 배역인지, 아니면 연극인지.)"
  10. 이 이유는 CitC에서의 루테스 저택에 있는 복소폰중 하나인 "The Constancy of Music"에 나와있다. 로버트도 컬럼비아에 왔을 당시 부커 드윗과 마찬가지로 다른 세계 간의 기억혼란을 겪었고, 이를 안정화하고 기억을 정착시키기 위해 로잘린드가 사용한 방법 중 효과적이었던 것이 음악이였던 것이다. 로잘린드는 어느 세계에서든 음계의 음은 동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