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램팩

1 개요

한때 MSX유저들의 필수품이었던 주변 기기. 또는 '램카드'라고도 한다.

2 상세

1986년 이후 그라디우스를 필두로 하여 1메가비트(...)[1] 이상의 대용량 게임이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롬팩을 그대로 복제하여 한국에 들여오기에는 너무 가격이 비싸다는 문제가 있었다. 참고로 80년대 후반 당시 1메가 롬팩의 가격은 대략 25000~30000원선. 짜장면 한 그릇이 500~700원선이었다는걸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가격이다.

해결책은 롬팩의 데이터를 매퍼에 맞추어 분할하여 디스켓이나 카세트 테이프에 옮긴 뒤 그 데이터를 MSX 컴퓨터에서 램팩으로 읽어들여 램팩을 롬팩처럼 사용하는 것이었다. 다만 롬팩에 내장된 SCC음원칩이나 SRAM과 같은 특수 부품은 그대로 옮길 수가 없었으니 음악이 허전해진다거나 게임 중 세이브기능을 사용할수 없게 된다거나 하는 문제가 종종 생기기도 했었다.

해외의 경우에는 본체의 메모리 확장으로 인식하는 램카드를 이용하거나 직접 본체의 메모리를 확장하는 방식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국내에서 사용된 램카드는 말 그대로 롬팩의 롬 대신에 D램을 박아놓은 것. 따라서 본체의 메모리 확장으로는 이용할수 없었고 별도로 제작한 로더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롬팩과 동일한 매퍼로 분할된 파일을 적재하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램이 비쌌던 시절이라 램카드의 가격은 롬팩보다 훨씬 비싸서 차후 4메가까지 확장 가능한 1메가 램 내장 모델인 골든박스를 기준으로 5만원 선. 메가 롬팩 두개 값이다. 하지만 한번 사두면 롬팩 대신 카세트나 디스켓에 복사를 하면 되기 때문에[2] 게임 유지비는 적게 들어서 제법 인기가 좋았다.

재미나에서 블랙박스(1메가 비트/확장불가), 골든박스(1메가 비트/4메가까지 확장가능), 딜럭스박스(2메가 비트/4메가까지 확장가능), 딜럭스 IV카드(4메가 비트)등의 명칭으로 제조, 판매하였으며 뒤에 스크린소프트, FA소프트등의 다른 회사에서도 같은 종류의 기기가 출시되었다. 재미나의 경우에는 MSX 말년에 '바이오카드'(SRAM 2메가비트/확장불가)[3]라는 제품을 내놓았는데, SRAM을 채용하여 한번 로드한 게임을 전원을 꺼도 계속해서 즐길수 있도록 한 꽤 획기적인 물건이었으나 가격이 매우 비쌌고 바로 문교부의 16비트 교육용 컴퓨터 지정 크리를 맞아버리는 바람에 망했다.

MSX판 R-TYPE의 경우 3메가 비트 용량으로 발매되었는데 2메가 램팩 용량에 맞추려고 하다 보니 국내에 유입된 것은 2메가로 절단되어 5스테이지부터 게임을 할 수 없게 되는 일도 있었다.(원래는 8스테이지) 4메가 램카드에 적재할 수 있도록 3메가 버전도 함께 유통되긴 했으나 3,4메가급 게임의 수가 꽤 희소한데[4] 비해 램값이 비싸 확장비용이 비싸다보니 가격대 성능비가 채산이 안맞아 4메가까지 확장을 안하는 사람이 많다보니 램카드로 R-Type을 해본 사람들은 대개 뒷부분이 잘린 2메가 버전을 해본 사람들이 많다.

쉽게 말해서 닥터의 원조. 슈퍼패미컴으로도 UFO같은 유사한 기기가 나왔다.

3 기타

메가롬팩과는 관계 없다. 이쪽은 말 그대로 메가비트급 용량을 한 롬팩. 굳이 따지자면 메가롬팩의 게임을 덤프해서 즐기기 위해 메가롬팩의 구조를 복제해서 롬 대신 램을 올렸기 때문에 아주 관계가 없지는 않겠지만...
  1. 바이트로 환산하면 128KB. 적어보이지만 Z80, 6502와 같은 8비트 프로세서가 매퍼 없이 한번에 액세스 할수 있는 용량이 64KB였다는 걸 생각하면 당시에는 제법 큰 용량이었다. 1986년에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1메가 D램을 개발했다는 뉴스로 온 나라가 떠들석했던 것을 기억하는 이도 있을 텐데 저 1메가 D램의 용량도 비트 단위로 계산하기 때문에 128KB.
  2. 당연히 불법복제다! 하지만 유통되는 롬팩도 99%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불법복제품이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크게 다른 점은 없을지도 모른다.
  3. 지금도 그렇지만 SRAM은 DRAM에 비해서 훨씬 고속이고 리플레쉬 회로가 필요없이 전원만 공급하면 기억 내용이 유지되지만 집적도가 낮고 가격이 비싸다. 바이오카드가 2메가 비트에서 확장이 불가능했던 이유도 집적도가 발목을 잡아서였다고 한다.
  4. 네임드 작품이라고 할만한게 4메가에 하이드라이드 3, 3메가에 R-TYPE 뿐이었다! 이거 두개 하자고 당시로서는 꽤 큰돈인 수만원을 추가로 지불하기는 웬만큼 경제적으로 여유있지 않고는 어려웠다. 코에이 게임 중에 4메가 롬으로 나온게 몇 있었지만 카트리지 내에 SRAM에 세이브를 해야하는 점이 걸림돌이었고 결정적으로 코에이는 같은 타이틀을 친절하게도 롬과 디스크로 모두 발매했다보니 메가램팩의 의미가 없었다. 꽤 나중에 메탈기어 2 솔리드 스네이크가 나오긴 했지만 이쪽은 SCC 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