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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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세르조 레오네 제작, 토니노 발레리[1] 감독, 헨리 폰다, 테런스 힐[2] 주연 스파게티 웨스턴. 1973년작으로 국내 개봉명은 무숙자(無宿者)[3], 원제는 Il Mio Nome è Nessuno,영어는 My name is Nobody.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주제곡. 모 개그맨모 개그 덕분에 무척 귀에 익으실 듯



본 영화의 대미를 장식하는 음악인 Mucchio Selvaggio(영어로는 The wild horde). 의외로 명장면에 삽입되었음에도 메인 테마곡에 가려져서 사실상 숨겨진 명곡으로 취급되며, 묘하게 비장미넘치는 휘파람 소리가 매우 인상적. 중간중간에 <발키리의 기행(The Ride Of The Valkyries)>의 그 곡조가 나오는데...이때까지만해도 발키리의 기행이 6년 뒤에 어떤 이미지를 가지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진중한 정통 서부극이나 피도 눈물도 없는 스파게티 웨스턴과 달리, 무척 코믹한 작품이다. 1976년 국내 극장 개봉시 국내 관객들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서울관객 26만을 거두며 당시 흥행도 성공하고 TV에서도 몇 번이나 재방송한 인기작이다.

블루레이가 국내 정발되었는데 자막이 쓰레기다. go fuck yourself(좆이나 까라, 직역하면 가서 자위나 해라)가 "조심해서 가게"가 되고 네바다 키드(Nevada Kid)를 네바릭 키드라고 쓰는 걸 보면(심지어 이 대사가 끝난 후에 묘지 이름에 네바다 키드의 이름이 스펠링까지 나온다!) 영문 스크립트도 없이 청해만으로 번역하고 못 알아듣는 건 대충 끼워넣은 수준의 발번역이다. 절대로 사지 말자.

2 줄거리

서부개척시대도 이미 끝물에 다달을 무렵, 무법자들은 전설의 총잡이 잭 보러가드(헨리 폰다 분)를 물리치고 천하제일 명성을 떨칠 야망에 불탄다. 하지만 늙은 잭은 지긋지긋한 총잡이 세계를 은퇴하고 유럽으로 떠날 생각뿐이다.

한편 어릴 적부터 잭을 우상으로 여기던 갑툭튀 또라이 총잡이 Nobody(테런스 힐 분)는 잭과 마주치게 된다. 끝없이 목숨을 노리고 달려드는 무법자들을 처리하기도 버거워하는 잭을 보면서, Nobody는 잭이 마지막으로 영웅다운 업적을 이루기를 꿈꾸며 갈구거나 돕거나 하길 반복한다.

결국 잭은 은퇴할 결심을 굳히고 마지막으로 금광 살인사건에 개입하는데, 덕분에 악당 150명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Nobody가 지켜보는 가운데 150:1의 대결을 승리로 이끌어 전설은 아니고 레전드급임을 만천하에 인증한 잭이었지만, Nobody는 죽지 않고서는 서부를 떠날 수 없다고 충고하고 마침내 신구 총잡이 두 사람은 만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일대일 결투를 벌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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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은 Nobody에게 패해 죽는데......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사실 두 사람은 가짜 결투를 벌인 것이다. 합법적(?)으로 죽은 사람이 된 잭은 유유히 유럽으로 떠났고, Nobody는 잭 대신 자신을 노리고 덤비는 무법자들과 맞서싸우며 새로운 전설을 써나간다. 어디까지나 자기 방식대로 똘끼를 풀풀 풍기면서(...)

3 평가

작품 자체는 코미디지만 서부영화 팬들에겐 한가닥 애상을 자아내는 영화다. 잭이 노안 때문에 안경을 쓰고나서야 겨우 저격을 하고, 말 달리는 무법자를 조롱하듯 개그와 마지막 반전에 쓰이는 기차, 그리고 사진기 앞에서 결투를 벌이고 그 결과가 신문을 통해 전국에 퍼진다든지......

작품의 플롯 자체는 늙은 정통파 총잡이과 젊은 사파(?) 총잡이의 세대교체를 희극적으로 그리고 있지만, 서부영화 전체에 대입해 본다면 일세를 풍미했던 서부영화도 서서히 유행이 지나면서 작별을 고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작품 도입부와 결말에 똑같은 이발소 암살 장면으로 수미상관을 노린 연출이 재미있다.

잭이 가짜 이발사와 그 패거리를 순식간에 쏴 죽이는 장면을 보고 진짜 이발사는 "Faster than him? Nobody!(저 사람보다 빠르게 쏘는 사람? 없어!)"라고 말한다. 여기서 Nobody는 극중인물인 "Nobody"을 뜻하기도 하는 이중적 의미이다.
  1. 레오네 감독 밑에서 조감독을 맡아 《황야의 무법자》와 《석양의 건맨》 제작에 참여했다.이 《무숙자》로 알려지긴 했으나 이후로 잊혀졌고 1986년에 한국에 개봉한 레이디 인 블랙이란 영화가 개봉한 게 그의 영화로 (한국에서 알려진 게) 마지막이다.
  2. 튜니티 (My Name is Trinity) 시리즈로 알려진 이탈리아 배우. 본명은 마리오 지로티(Mario Girotti).
  3. 일본 개봉 당시의 번역명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다. 같은 제목의 한국영화도 있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