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의 날(무한의 마법사)

(미로의 월 프로젝트에서 넘어옴)
20인의 위원회
삼황계종교토르미아 왕국
카샨 제국구스타프 제국진천 제국라미교요르교알페아스 마법학교토르미아 교사회국왕
아돌프
왕비
여황
테라제 미스트라
황제
구스타프 하비츠 16세
황제교황요라
아미움
교장
미르히 알페아스
회장
올리비아
사회인문역사철학예술제1급 사신들
?
"어째서……."

가올드는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어째서 그런 제약을 받아들인 거야!"
"내가 하지 않으면 모두가 죽어. 내가 누군가의 후계자가 되어 이 세계를 지킬 거야. 영광스러운 일이야."
"아니, 미친 짓이야! 그렇게 해서 너에게 남는 게 뭔데?"
"후후, 요르 교단의 신자께서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좋잖아, 세상 모두에게 내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게."
-<무한의 마법사> 19권 中

1 개요

심판의 날이란 판타지 소설 <무한의 마법사>에서 나오는 사건을 일컫는 말이다. 마법사 아드리아스 미로를 천국이 계획하는 땅의 나라 침공을 막는 것을 목적으로 희생시킬지, 아니면 반려하고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인지 20인의 투표가 치뤄진 날이다.

2 소개

거핀 말소 이후 땅의 나라를 침공하기 위해 천국의 군대들이 새로 군세를 모으자 이를 눈치챈 인류는 대(對)천국 조직인 성전을 조직하는 한편 성전의 지휘 아래서 여러가지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크게 두가지로 작중 알페아스의 언급으로 나온 씽크탱크, 그리고 삼황계 중 카샨 제국의 테라제 황제가 주축이 되는 발키리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씽크탱크의 주요골자는 알 수 없으나 발키리 프로젝트는 인류의 강자들과 기술을 모아 훗날에 침공할 천국의 군대들을 격파할 군단 '발키리'를 육성하는 것이었다.[1]

그러던 와중 시로네가 졸업반에 입학한 시점을 기준으로 19년전, 인류가 마법을 익히기 시작한 이래로 모든 한계점을 돌파한 최강, 최고의 천재 스케일 마법사 아드리아스 미로가 성전측의 눈에 띄게 되었다.[2] 아드리아스 미로는 클래스 스리에 입학하고 처음 맞이한 생존 테스트에서 최고 단계인 7단계 공겁을 알페아스 마법학교 건립 이래로 최초로 통과하게 되었는데, 그 같은 점에 성전측에서 주목했던 것이다. 생존단계는 매우 가혹한 시험 중 하나로, 단계별로 자연 현상을 변화시켜 마법사들의 인내심과 끈기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아드리아스 미로가 공겁을 통과하고 19년동안 숱한 알페아스 졸업반 학생들 중 그 누구도 7단계까지 통과한 학생은 없었다. 심지어 독실한 요르 교 신자이자 훗날 인류 최강자의 자리에 올라서는 가올드는 6단계에서 떨어졌다. 가올드의 친구이자 미로의 연인으로 이스타스를 공동 설계한 서번트이며 마찬가지로 훗날 블랙 라인의 정신계 마법사 최강 자리에 올라서는 세인도 5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 즉 생존 경쟁은 5대 명문교 졸업생들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시험이었지만, 통달하는 것은 불가능 그 자체였던 시험이었던 것이다.[3]

곧 미로는 1년 뒤 카스트로 세인과 미케아 가올드가 클래스 스리로 졸업반에 입학하고 그 후까지 성전측과 계속 교류하며 천국에 다녀오는 등 인류의 생존이 등불 앞에 놓여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오로지 자신의 스케일 마법으로 만든 차원의 시공만이 인류가 천국에 대적할 수 있을때까지의 시간을 버는 것이 가능하다는 성전측의 의견을 따르기로 한다. 이 같은 작업을 위해 미로의 스케일 마법의 극의인 '미로의 시공'의 필요했고, 미로의 시공을 시전하는 미로가 거주할 누구의 접근도 불가능한 고정점이 필요하게 되었다. 이것이 미로의 월 프로젝트였다.

미로는 클래스 스리로 새로 입학한 서번트인 세인에게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고 그의 협조를 받아 난제에 가까운 방정식을 적용한 마법 창고 이스타스를 설계하는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를 조직하는 한편, 최종적으로 미로의 월 프로젝트를 실행할 것인지 말것인지를 결정할 인류의 정상 20인이 모인 투표를 기다리게 된다. 바로 이 투표일을 심판의 날이라고 칭하며, 거핀 리셋과 앙케 라 말소기의 세계를 다룬 본작에서 모든 사건들의 중심이 된다.

투표에는 인류의 대사를 결정하고 이끄는 삼황계, 종교 지도자 두명, 토르미아 왕국 인사 네명, 그리고 제1급 사신들 및 사회, 인문, 역사, 철학, 예술 등 세계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 열한명 도합 스무명이 모여 진행하였다. 다만, 이는 역사에 아무런 오점이 없이 남기기 위한 방침으로 미로나 하비츠와 아미움의 태도를 보건데 이미 정세는 찬성으로 모여졌던 것으로 보인다. 토르미아 왕국이 왕국중에선 구왕국에 들 정도로 어느정도 힘을 갖춘 나라이긴 하나 네명이나 투표권자가 포함되었던 것은 순전히 토르미아 국적을 가지고 있는 미로에 대한 처분을 타국가들이 멋대로 결정했다는 모양새를 후세들에게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당시 토르미아 왕국에서 알페아스보다 뛰어난 마법사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알페아스에게 투표권을 준 건 알페아스가 아드리아스 미로의 스승이며 그녀가 다니는 학교의 교장이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올리비아는 공인 2급의 뛰어난 마법사이기도 했지만 다른 5대 명문 중 한 곳이자 토르미아 왕국의 수도에 있는 왕립 마법 학교의 교장이었던 점도 작용했다.[4] 이 둘은 학생으로서의 신분을 가진 미로에 대한 처분을 대표할 수 있는 이들이었던 것이다.

투표는 기명 투표로 치뤄졌다. 개표 결과는 찬성 16표, 반대 1표, 기권 3표로 반대표는 알페아스 하나였으며 기권표 중 하나는 교사회의 올리비아였다. 나머지 표는 밝혀진 바 없다. 이렇게 과반수가 찬성하여 미로의 월 프로젝트는 통과하기로 결정되었다. 투표가 치뤄지기 전, 아드리아스 미로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 구스타프 하비츠가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가 결성된 직후 시기부터 미로에게 자신만의 인형이 되라는 조건으로 미로의 월 프로젝트를 취소시켜 주겠다고 끊임없이 구애를 하거나, 자신을 사랑했던 가올드의 진심어린 만류가 있었으나 아드리아스 미로는 모든 것을 뿌리치고 스스로를 인류를 위해 희생하기로 결정한다.[5] 이것을 가올드는 미로의 희생 위에 인류가 살아있어, 모든 인류는 이 시점부터 미로로부터 원죄를 짊어지고 살아간다고 말했다. 또한 유일한 반대표 투표자였던 알페아스는 이루말할 수 없는 잔악한 폭력행위라고 표현했다. 20인의 투표에 참가한 것은 아니나 가올드와 미로의 친구인 세인은 서번트답게 한 명의 인생이 철저하게 파괴됨으로서 수많은 인류가 구원받으므로 더할나위 없이 이득을 보니 궁극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결과라고 판단하였다. 올리비아는 마찬가지로 마법사로서의 이지로는 이득을 본다고 판단하였으나,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도덕심 때문에 찬성표를 던지지는 못하고 결국 기권표를 던진다.

앙케 라 말소기에서, 미로가 세상을 떠나게 되는 날 대초열지옥과 통각에 따른 마법의 증폭을 익힌 가올드가 미로를 막아서기 위해 나타났으나 만일을 위해 대비하고 있던 율법사들과 안티매직을 시전한 마법사들에게 저지당하고 미로는 이스타스 안으로 들어가 미로의 시공을 가동한다. 미로는 18년 뒤 아리안 시로네가 이모탈 펑션을 개방하여 오버 플로우에 걸려 자신에게 도달하기까지 맨정신을 유지하며 그 누구와도 접촉하지 못했고, 다시 1년 뒤 대천사 키리엘이 파괴의 유리엘에게 도움을 받아 천축을 이용한 시공의 직접 타격으로 시공이 위험해지자 스스로 삼매경에 빠져들어 완전히 모든 의식을 스스로 끊어버린다. 그러나 이때 발생한 시공의 틈새로 천국의 옵트러스가 침입해 정신정보를 남겨 카리엘에게 추적당하고 납치되어 시공에서 이탈하게 된다.

미로의 시공은 미로가 카리엘에게 납치 당해 천국으로 끌려나온 뒤로도 유지되었고 설령 그 상태에서 카리엘이 미로를 죽인다해도 풀 수가 없었다. 그래서 카리엘은 현생하고 있는 인류중 가장 인간의 정신을 잘 이해하는 블랙 라인의 마법사 아리우스를 소환한다. 아포토시스로 자기 자신의 정신으로 도망쳐있던 아리우스는 카리엘이 소환한 정보를 담당하는 3각 마라 브라흐마와 대동하여 트라우마 키워드를 일깨워 삼매경에서 강제로 깨어나게 하며 부숴진다.[6]

3 영향

미로가 아무리 쾌활하고 숙명을 받아들이는 대의를 우선하는 성격이라곤 하나, 결국 한 사람이기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공겁의 시간에 자신을 맡긴다는 것은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시공 마법을 시전하기 전날밤 가올드가 최후의 수단으로 자신과 함께 성전으로부터 도주하자고 하자 처음엔 장난스럽게 응해주다가 진지해지고, 나중에는 울면서 이렇게 말한다.

"이야, 정말 다행이네.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심심해 죽는 줄 알았는데. 세인 그 녀석, 진짜 무심하다니까."
"너는 약하니까. 그러니 내가 해야 돼. 가올드, 이해해 줘."
"대체 나한테 왜 이래!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으면서!"
"그럼…… 구해 주든가……."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말과 마지막 저 한마디 때문에 가올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오로지 미로를 시공으로부터 구출하기 위한 강함만을 추구하며 전문적인 전투 마법사로 진로를 잡는다. 그 전까지 가올드는 독실한 요르 교 신자로, 요르 교의 교리를 따라 공격 마법은 살아생전 단 한번도 시전해본적이 없으며, 화단에 꽃을 가꾸는 것을 좋아하던 순박한 청년이었다. 또한 가올드는 요르 교를 대표하며 동시에 요르의 聖을 상징하는 아미움에게 거절당한 것과 마지막 미로가 세상을 떠나던 날 요르 교의 정복을 입고 신에게 한 기도마저 묵살되자 모든 요르 교와 신에 대한 믿음을 버리고 환속해버린다.

가올드는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기 위해 항상 자신에게 일반적인 통각 수준의 1000배를 느끼게 하는 저주를 걸었고, 덕분에 19년동안 단기기억이 쉬도없이 날라가난 아픔을 겪게 되지만 초열지옥이라는 극기와 시로네의 아타락시아를 통과한 포토 캐논 마저 아무렇지 않게 막아내는 그야말로 바람 마법의 극의에 다다른 경지를 이룬다.[7] 그리고 가올드는 공인 1급 마법사라는 직함과 토르미아 마법협회의 협회장 자리를 거머쥐어 미로의 시공에 침투하여 미로를 빼올 준비를 갖추기 시작한다.

서번트인 세인은 냉정하게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손익을 계산하므로 절대로 블랙 라인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취급되는 이들이나 협회의 눈을 피해 그림자 속에서 가올드의 계획을 돕기 위해 스스로 블랙 라인에 들어간다.

4 기타

  • 18년정도 홀로 시공속에서 살게되자 그 고매했던 정신의 미로도 외로움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시로네가 우연찮게 미로의 시공에 돌입하자 미로는 시로네를 붙잡고 영원히 시로네를 원래의 세계로 보내지 않으려고 하기까지 한다. 결국 시로네와의 대화속에서 시로네의 의지를 찾고 다시 원래 세계로 갈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지만. 이후 미로가 삼매경에 빠져들도록 결심한 것이나 납치 직후 다리우스에 의해 강제로 깨어난 뒤의 반응을 보면 학생 시절때보다 한층 더 까칠해졌지만 어느정도는 정상으로 돌아온 듯.
  • 이 희생의 난제는 인류사에서 수도없이 반복된 딜레마인데, 작가의 사상을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올드가 간도의 배신으로 반역자로 몰리게 되고, 국가정보원의 요원들로부터 쫓기다가 알페아스의 패닉룸에 도착한 뒤 그를 찾아온 올리비아에게 비열하게 기권표를 던지고선도 19년동안 편하게 살아왔느냐고 추궁하자 작가는 텍스트를 이렇게 붙인다. '찬성표도, 반대표도 던지지 않은 올리비아의 기권표는…… 선을 추구하는 양심있는 지성인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1. 사실 씽크탱크는 시로네가 천국에서 돌아온 직후의 9권에서 딱 한 번 언급되고 천국 파괴 편인 17 - 21권이 출판될때까지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것을 보면 작가의 천국 관련 설정이 제대로 잡히기 전 '성전'의 명칭일 확률이 높다.
  2. 미로는 학생 시절에 시간에 간섭하는 스케일 마법을 활용하여 유기질에서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기염을 토해내기까지 한다. <무한의 마법사>에서 인위적으로 생명체를 창조하는 이는 천국의 창조의 대천사 카리엘과 아카식 레코드의 앙케 라, 땅의 나라의 아드리아스 미로 단 셋뿐이다. 또한 미로는 이미 학생 시절때 심적초월인 반야의 경지를 이뤄냈다.
  3. 사실 가올드는 6단계에서 미로를 향한 고백이 차이지만 않았어도(...) 통과했을지도 모른다. 세인은 서번트라 논리의 영역을 넘어서는 4단계 접사를 통과하고 5단계까지 도달한 것만 해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규정외식자들 중 정신계통에 영향을 끼치는 학생들도 7단계는 금침의 영역이었는데, 결국 금강태이자 이모탈 펑션의 소유자인 아리안 시로네가 본작에서 미로의 19년 전설의 기록을 깨버린다.
  4. 알페아스는 폐인생활 탓에 4급 마법사에 불과했다. 당시에도 올리비아가 교사회의 회장이었는지에 대해선 추가바람.
  5. 아미움은 요르 교단의 聖으로 추앙받을 정도로 종교 단체들의 고위 인사들 중 가장 인격적으로 뛰어나다는 평이 자자했다. 가올드는 아미움에게 무릎을 끓으며 자신의 영혼을 거둬가도 좋으니 미로를 구해달라고 간청하나 아미움의 "신께서도 용서해주실 것이다."라는 입바른 소리와 함께 단번에 거절당하고 만다.
  6. 물론, 이 둘은 깨어난 미로의 보복까지 피해진 못했다. 이때 침입했던 브라흐마는 미로의 정신속에서 압사당하여 사망했고 아리우스는 정신의 세례를 받아 완전히 정신이 붕괴, 스스로의 눈을 뽑고 미로의 노예가 되어버린다.
  7. <무한의 마법사>의 세계관에선 육체는 정신을 따르며, 정신은 마음을 따른다. 따라서 육체의 고통은 곧 정신의 고통이고, 정신의 고통은 마음의 고통이다. 마법사는 정신과 마음을 통해 마법을 구사한다. 즉 임계점을 초월한 고통을 마음으로 승화시켜 마법이 작용하는 메커니즘에 기여할 수 있다면 마법의 위력이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