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en años de soledad
1 개요
백년의 고독. 또는 백년동안의 고독. 콜롬비아의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대하소설. 제목 그대로 백년 동안 한 가문의 고독이 넘치는 흥망성쇠를 다루고 있다. 중남미 문학의 마술적 리얼리즘을 선구적으로 구현한 소설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작가 마르케스는 이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책은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둬 세계적으로 5000만부라는 어마한 판매고를 기록했다. 비평적으로도, 대중적으로도 인정받는 명작이다.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사진.
2 등장인물
주로 소설의 초기에는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후기에는 그의 이름과 성격을 물려받은 고독한 청년 아우렐리아노를 중심으로 조명하는 편. 거시적인 흐름은 저 둘을 중심으로 흘러가는 한편 중간 중간에 백년의 고독에서 빼놓을 수 없는 '마술적 리얼리즘' 요소가 잘 드러나는, 집안의 인물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나온다.
-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
- 우르술라의 남편으로, 사촌 간[1] 결혼을 하면 돼지꼬리가 나온다는 풍문 때문에 우르술라가 정조대를 차고 있어 잠자리를 한동안 같이 하지 못한다. 이를 가지고 비아냥거리는 친구 푸르덴시오 아길라르를 죽였다가, 죽은 푸르덴치오의 유령에 계속 시달리게 되자 원래 마을을 떠나 우르술라와 새로운 마을 '마콘도'를 개척하고 마을의 실질적 지도자가 된다. 아주 패기 넘치는 인물. 초기에는 정상인이다 못해 매우 근면하고 성실한 인물이었지만, 집시들이 방문해서 온갖 과학의 산물을 보여주고, 멜키아데스라는 집시와 친구가 된 걸 계기로 과학적 실험과 철학의 세계에 너무 빠져 들어가 종국에는 미쳐서 밤나무에 매달린다. 저 매달린다는 게 죽는 게 아니라 그냥 밤나무에 묶인 채로 24시간 자고 먹고 싸고 생활하는 것. 그리고 그는 자기만의 정신적 세계에 빠져 들어간 나머지 그대로 죽음을 맞는다. 죽은 후에는 유령이 되어서 종종 우르술라가 호세 아르카디오의 유령에게 신세한탄을 하는데, 다른 가족들은 다 유령을 볼 수 있는데 아우렐리아노 대령만은 아버지 유령의 모습을 못 본다는 걸로 그의 냉혹한 마음에 대해 암시. 아우렐리아노 대령이 밤나무 밑에 아버지 유령이 있는 걸 못 보고 오줌을 눠서 호세 아르카디오의 유령이 불평하는 장면도 있다.
- 우르술라
-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의 아내. 마콘도의 이브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남편이 실험에 미쳐서 집안의 돈을 탕진할 때나 차남 아우렐리아노가 대령이 돼서 전쟁을 벌이느라 사정이 어려울 때도 동물과자를 팔아서 집안을 지탱한다. 실질적으로 부엔디아 가문을 하드캐리한 인물. 금전적인 것뿐만이 아니라 남에 대한 인간적인 예우를 지키는 것에도 충실해, 아우렐리아노 대령이 친구를 사형시키려 할 때도 적극적으로 그를 말리고, 그의 사생아가(본인은 자신을 우르술라의 아들로 암) 아버지의 이름을 팔아 권력을 누릴 때도 최대한 손자의 만행을 막으려 한다. 또한 집에 알 수 없는 금화 보따리가 생겼을 때는 그것을 꽁꽁 감춰두고 주인이 올 때까지 함부로 쓰지 못하게 다른 가족을 막기도 한다. 양딸인 레베카의 결혼을 지나치게 뒤로 미뤘다가, 그녀가 양 오빠인 호세 아르카디오와 눈이 맞게 만드는
개족보결과를 낳기도 했다. 늙어서도 끝까지 집안을 지키려 하나 결국 치매에 걸리고, 실명하고, 몸이 쪼그라 들어서(별 이유는 없고 그냥 마술적 리얼리즘 묘사) 고독하게 죽는다. 이 집안에서 가장 장수한 인물.
- 호세 아르카디오
- 호세 아르카디오-우르술라 부부의 장남. 어릴 때 집시 소녀에게 반해 마을을 떠난 후 어쩌다 세계여행까지 하고 돌아왔다. 엄청난 거근(...)을 이용해서 창녀들과 같이 자고 돈을 받는다. 피 안 섞인 여동생 레베카가
넘치는 마초성에 반해약혼자 피에트로를 홀랑 버리고 그와 결혼한 이후로, 사냥을 하면서 레베카랑 오손도손 평범하게 산다. 그러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모를 죽음을 맞는다. (마술적 리얼리즘 묘사)
-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
- 전반부의 실질적 주인공으로 볼 수 있다. 원래는 금물고기를 만드는 취미가 있는 내성적인 청년으로, 마을에 부임한 시장의 막내딸(5살...)에게 한눈에 반해 결국 그녀가 초경을 시작하자마자 결혼한 대단한 로리콘. 필라르와의 사이에 아우렐리아노 호세라는 사생아가 있었지만 총 맞아 죽었다. 아내가 요절한 이후 내성적이기만 했던 성격이 무뚝뚝하고 차가운 성격으로 변하고, 참전 이후 한층 더 냉혹해진다. 그의 장인이 불법 선거를 하는 것에 반발해서 반정부 활동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수많은 전투를 벌이고, 전쟁 중에 18명의 아들을 낳는 매우 파란만장한 삶을 살게 된다. 묘한 예지능력과 비범한 패기, 상당한 카리스마를 지닌 초인. 부엔디아 집안에서 대외적으로 가장 유명한 인물이며, 마르께스의 다른 작품에서도 종종 언급된다. 수많은 싸움을 벌였다가 결국 보수파에게 일방적으로 항복하여, 장기적으로는 마콘도의 파멸에 한 몫 한다. 훗날 우르술라는 아우렐리아노가 본디 타인에게 애정을 품을 줄 모르는 사람이었으며, 그 성정 탓에 수많은 전쟁을 일으켰다고 평가한다. 나중에 자신이 항복한 것이 잘못된 일임을 자각하고 부패한 정부에 반기를 들려고 했으나, 그의 전우들은 모두 정부에 흡수당하거나 제거당해 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아우렐리아노 대령은 다시 금물고기를 만드는 생활로 돌아가고, 어린 시절의 향수를 찾으며 아버지가 죽은 밤나무 아래에서 고독하게 죽는다.
- 아마란타
- 호세 아르카디오-아우렐리아노 대령 밑의 여동생. 레베카와 피에트로 크레스피의 결혼을 질투하며 갖가지 방법으로 결혼을 방해한다. 레베카의 결혼을 방해할 무서운 일이 일어나기를 기도한것이 어린 레메디오스의 죽음의 원인이라 생각해서 깊은 죄의식에 빠진다. 뜻밖에도 호세 아르카디오와 레베카가 결혼을 하게 된 후, 아마란타는 그토록 바라던 크레스피의 구혼을 받지만 칼 같이 그를 거절한다. 크레스피는 결국 자살을 하고 아마란타는 죄의식과 회한으로 스스로 아궁이에 손을 넣고 화상을 입는다. 남은 평생 동안 아마란타는 손에 검은 붕대를 감은 채,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았다.
- 레베카
- 호세 아르카디오와 우르술라의 '자칭' 친척이 보낸 여자아이. 친부모의 편지를 들고 부엔디아 부부를 찾아왔으나, 편지에 쓰인 친부모의 이름은 부엔디아 부부가 전혀 모르는 이름이었다. 두 사람은 고민 끝에 레베카를 양딸로 받아들였다. 어릴 때는 말을 제대로 안하거나 흙을 주워먹는 등 기행을 보여 집안의 골칫덩이로 여겨지지만, 크면서 미인으로 성장하고 흙 먹는 습관도 고쳐서 나름 집안에 잘 동화된다. 그러나 피에트로 크레스피라는 남자를 두고 아마란타와 캣파이트를 벌이면서 흙 먹는 버릇이 재발해버린다. 크레스피가 레베카를 선택하면서 문제는 일단락 되는듯 보였으나, 아우렐리아노 대령의 어린 아내 레메디오스가 쌍둥이를 가진 채 죽는 바람에 크레스피와의 결혼이 장례 후로 연기된다. 그리고 그 사이에 양 오빠 호세 아르카디오와 눈이 맞아 집을 홀랑 떠난다 (...) 호세 아르카디오가 죽은 이후로는 세상과 단절한 채 평생을 홀로 살다가 깊은 고독 속에서 죽는다.
- 아르카디오
- 호세 아르카디오와 점쟁이 창녀 필라르 테르네라 사이에서 태어났다. 본인은 자신이 호세 아르카디오의 동생이자 우르술라의 아들이라고 알고 있다. 그 때문에 필라르 테르네라가 친모인 것도 모른 채 그녀와 잠자리를 같이 하려고 들었다. 그러나 필라르는 아르카디오가 자신의 친아들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요구에 응하는 대신 산타 소피아 데 라 피에다를 소개시켜 주었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혁명군으로 반란을 일으키고 마을을 떠난후 시장겸 사령관으로 마콘도를 지배하였는데, 필요 이상의 잔악무도한 통치로 악명을 높였다. 결국 정부군이 다시 마콘도를 점령했을때 용감히 저항하다 붙잡혀 총살당한다. 산타 소피아 데 라 피에다와의 사이에서 미녀 레메디오스와 쌍둥이 형제인 아우렐리아노 세군도,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를 얻었다.
- 산타소피아 데 라 피에다
- 필라르 테르네라의 유곽에 있던 여자. 아르카디오의 아내. 미인이고 매우 순종적이고 착하고 겸손하고 인내력 있고 근면하고 헛간의 짚더미에서 잠을 잘 만큼 욕심도 없다.
이름처럼 진짜 성녀며느리인 페르난다에게 종종 하녀로 오해받을 만큼 조용하고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부엔디아 집안을 위해 평생을 다해 헌신적으로 일한 후 다 늙어서 조용히 떠나고 만다. 부엔디아 사람이지만 부엔디아 혈통이 아니어서인지 죽음에 대한 묘사가 없는 유일한 인물. 사실 이름이 나오는 등장인물 중에서는 비중이 거의 없다시피 한다.
- 미녀 레메디오스
- 아르카디오의 장녀. 책에서는 지상 최고의 미녀로 묘사되어 미녀 레메디오스로 불린다. 미녀 레메디오스는 인간세계의 모든 형식, 틀, 관습, 인습을 초월한 인물로 전혀 남을 의식하지 않은채 알몸으로 집안을 돌아다니고 식사도 맨손으로 하는 등 거의 백치에 가까운 행동을 한다. 어떤 남자든지 미녀 레메디오스를 한번 보면 죽음을 느낄만큼 깊은 매력에 빠지게 되고 실제로 미녀 레메디오스에게 연정을 품은 남자는 모두 죽는다. 하지만 정작 그녀 자신은 남자에 전혀 관심이 없다. [2] 어느 날 미녀 레메디오스는 아마란타, 페르난다와 마당에서 홑이불을 정리하던 중 말 그대로 이불에 감싸여 승천한다. 레메디오스의 승천(또는 죽음)은 마술적 리얼리즘 묘사의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 쌍둥이 아우렐리아노 세군도/ 호세 아르카디오 세군도
-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닮은 쌍둥이로, 소년기에 둘이 서로를 뒤바꾸는 장난을 자주 쳤다가 진짜로 서로가 뒤바뀌게 되었다. 부엔디아 집안에서 이름이 같은 사람들은 비슷한 운명을 맞는 경향이 있는데, 이 쌍둥이의 경우는 서로가 뒤바뀐 탓에 각각 자기 형제의 이름이 부르는 운명을 살게 된다. 청년이 된 이후로는 생김새가 달라진 탓인지 바꾸는 장난을 하지 않게 되었다. 호세 아르카디오(의 모습을 한 아우렐리아노)는 바나나 농장의 노동자들이 파업을 일으켰다가 집단 살해당하고, 정부의 언론통제에 의해 수많은 사람들의 시체가 쥐도 새도 모르게 처리되는 가운데 살아있는 채로 섞였다가 탈출한 후 트라우마를 얻어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 이쪽은 그래도 다른 가족들이 보살펴주니까 좀 낫지만.. 일평생을 초대 호세 아르카디오의 친구 집시가 남긴, 수수께끼의 예언이 담긴 양피지를 해독하면서 보내다가 아우렐리아노(속의 호세 아르카디오)가 죽자 같은 순간에 그도 죽음을 맞이한다. 아우렐리아노는 한편 페트라 코테스라는 여자의 정부가 되었다가 카니발을 계기로 미녀인 페르난다에게 반해 결혼한다. 그러나 페르난다가 중증의 또라이였기 때문에 결국 그는 다시 페트라에게로 돌아가고, 때마침 페트라의 집에선 가축들이 이유없이 불어나서 큰 부를 쌓았기 때문에 흥청망청 놀고먹으면서 온 집안을 돈으로 바르거나 푸드파이터 대회를 벌이거나 하는 기행을 벌이면서 산다. 그러나 홍수 때문에 온 재산이 날아가고, 이유 없는 가축의 증식이 멈추면서 그는 처음으로 가장으로서 돈 버는 게 어렵다는 것을 느낀다. 그리고 병에 걸려 시한부까지 되면서 마지막으로 딸인 아마란타 우르술라를 브뤼셀로 유학보내기 위해 가축 경매에 매달리며, 그 과정에서 온갖 고생을 하면서 뚱뚱했던 체형이 살이 빠져서 호세 아르카디오와 비슷한 외모가 된다. 그리고 아마란타 우르술라를 브뤼셀로 보내고 쌍둥이는 동시에 죽음을 맞이하며, 아우렐리아노의 놀던 시절 친구들이 장례식에서 소동을 벌여 관이 서로 뒤바뀐다.
- 페르난다 델 카르피오
- 쌍둥이 중 아우렐리아노의 아내. 독보적인 미녀로, 아우렐리아노는 그 전까지 잘 사귀고 있던 페트라 코테스를 제껴두고 그녀와 결혼해버렸다. 폐쇄적인 카톨릭 집안에서 (문자 그대로) 여왕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고고하게 자랐다. 그랬는데 정작 남편이 된 사람은 고귀한 왕족이기는 커녕 천박한 인간이라 신혼 초에 충격을 크게 받은 듯 (...) 기독교적 보수성과는 거리가 먼 부엔디아 가문을 평생 경멸했으며, 부엔디아 가문의 분위기를 철저히 보수적이고 폐쇄적으로 변화시키는데 일조했다. 딸 레난타 레메디오스(메메)가 천한 남자와 사귀는 것을 알고는 그녀를 수도원에 강제로 처박기도 했다. 보수적인 동시에 아주 속물적인 인물이다. 마술적인 성향으로 가득 찬 부엔디아 집안에서 유일하게 현실에 천착한 악역. 미녀 레메디오스가 하늘로 날아가자 그녀가 몸에 감고 간 이불은 어쩌냐며 짜증을 낼 정도(...) 금요강을 쓴다던가, 성인의 생일이라거나 하는 이유로 대부분의 날 동안 남편과의 관계를 거부하는 등 기행을 선보이지만 또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무지하게 신경 써서 부인병에 걸렸을 때도 병원에 안가고 버틴다든가 딸 메메를 '좋은 아이'로 만들려고 지나치게 억압하는 등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부엔디아 가문의 누구도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하거나 존경하지 않았으며 그녀 역시 가문의 모든 사람들을 멸시했다. 자기 자식조차도 말을 듣지 않으면 잔인하게 대했고, 집안의 최고 웃어른인 우르술라의 말도 페르난다에게는 먹히지 않았다. 남편의 고모뻘 되는 아마란타와는 기질이 상극이라 아예 드러내놓고 대판 싸웠다. 아마란타는 페르난다의 고고하고 엄격한 태도를 비꼬았고, 페르난다는 아마란타의 처녀성을 믿을 수 없다고 비난. 결국 페르난다는 자신이 만들어낸 집안의 고독 속에서, 타인의 존재가 얼마나 절실한지를 느끼며 죽음을 맞이한다.
- 아마란타 우르술라
- 페르난다와 아우렐리아노 사이의 막내딸. 아우렐리아노의 이모로, 이름의 기원처럼 엄마(우르술라)와 누이(아마란타)의 중간적 포지션. 성격은 정상적이던 시절의 아마란타의 활발함과 우르술라의 의지와 생명력을 이어받은 것처럼 나오며, 마콘도에 알수 없는 향수를 느껴 다 망해가던 마을을 다시 일으켜보려 시도한다. 홍수 시절 동안 아우렐리아노와 그녀는 치매 걸린 우르술라를 괴롭히며 매우 즐겁게 놀았는 데 아마도 그런 유년의 향수가 크게 관여한 듯. 그러나 같이 데려온 부자 남편이 아내와 아우렐리아노와의 관계를 알고 떠나가 버리자, 그녀는 돈도 도와줄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임신을 했다가 출산 후 과다출혈로 사망. 아마란타 우르술라와 아우렐리아노 사이의 아들은 근친의 증거인 돼지꼬리를 달고 태어났다. 그는 부엔디아 집안 내에서 '진정한 사랑에 의해 태어난 유일한 인간'이자 집안에 뿌리박힌 고독을 없앨 수 있는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나 아우렐리아노가 아내의 사망 이후 창녀 집과 술집을 전전하는 사이 이 아들은 개미에게 뜯어 먹혀 죽는다.
이럴 거면 저런 히어로 설정은 왜 달아뒀나
- 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
- 페르난다의 딸 메메와 그녀의 애인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 출생의 비밀을 모른 채로 자랐기 때문에, 아마란타 우르술라가 자기 이모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우렐리아노 대령과 성격과 외모가 무척 닮은 걸로 나오며, 비범한 능력도 이어받아서 책에 있는 수많은 지식을 모두 알고 있으며 다른 나라의 정세라든가 하는 책에 없는 내용도 어쩐지 알 수 있는 듯. 사회적 교류 없이 반쯤 갇혀서 성장했기 때문에 다 자라서야 처음으로 상점에서 물건을 사며, 돈이 아닌 아우렐리아노 대령이 만든 금물고기를 책값으로 줘서 서점 주인이 미친놈이라 생각하고 그냥 공짜로 책을 주기도 한다. 청년이 된 후로 집시 멜키아데스가 쓴 후 다른 집안 청년들이 몇 번이고 해독하려고 한 예언의 양피지를 해독하는 데 시간을 보내며, 결국 아마란타 우르술라와 아들이 죽은 후에야 집안의 역사가 미리 쓰여 진 양피지를 해독해낼 수 있었다. 아우렐리아노 바빌로니아가 양피지의 내용을 해독을 마치고 진실을 깨닫는 순간 마콘도는 공중으로 날려가 소멸되며, 부엔디아 가문은 완전한 종말을 맞는다.
3 기타
백년간에 걸친 이야기인 만큼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지만, 등장인물의 이름이 거의 호세, 아우렐리아노, 레메디오스, 우르술라가 반복되므로, 주의하지 않으면 헷갈리기 쉽다. 다만 이런 혼동은 작가가 의도한 것이므로, 읽으면서 등장인물들 이름이 헷갈린다고 너무 절망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중남미에서는 정말로 사람 이름을 그 나물에 그 밥으로 짓기 때문에 나름 현실 반영이다. 콜롬비아에서는 3대의 이름이 같은 경우도 흔하다 카더라 작품 내에서 같은 이름을 지닌 등장인물들은 외형이나 성격도 대체로 비슷하다. 가령 레메디오스 세 명은 전부 미녀이고, 성격에 독특한 구석이 있으며 모두 요절한다.
3.1 부엔디아 가문의 가계(家系)
부엔디아 가문의 가계도.
처음 본 사람에게는 충격적인 가계도이지만 (저 안에 아우렐리아노만 몇 명인지 세어보자) 막상 책을 읽어보면 등장인물들이 심하게 헷갈리지는 않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등장인물들이 하나 둘 씩 죽기 때문이다.
3.2 작품의 배경 마콘도(Macondo)
배경인 마콘도는 초기에는 거의 무슨 신화속의 도시처럼 죽은 이도 없고 마을 사람들간의 반목이나 불화도 없으며 모든 사람들이 근면하고 열심히 일하는 유토피아와 같은 곳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국가에서 시장을 파견하고, 그로 인해 자유파와 보수파의 대립이 창궐되고 내성적인 청년이었던 아우렐리아노가 대령으로 나서서 일생동안 수많은 전쟁을 벌이며 자유파의 중요인물로 부각됨에 따라 마콘도는 수많은 불화에 휩싸이게 된다. 여담으로 백년의 고독이 남미의 역사 혹은 정치적 상황과 깊게 관련된 소설인 것을 생각하면 마콘도의 역사에서 작가의 역사관을 엿볼 수 있을 듯.
그리고 쌍둥이 호세 아르카디오와 아우렐리아노가 전철을 놓아서 바나나 농장이 설립되고 자본주의가 들어서면서, 부엔디아 집안 내적으로나 마콘도 자체로나 파멸을 향해 굴러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나나 농장에선 수많은 노동자를 고용했다가 낮은 임금과 대우로 파업이 일어나자 변호사를 고용해 노동자들을 조롱하고, 종국에는 정부와 결탁해 폭동을 일으키는 이들을 싹 죽이고 그 사실을 교과서에도 싣지 않고 역사적으로 없애버리는 등 현대 자본주의사회를 비꼬는 듯한 묘사가 많이 나온다. 종국에는 홍수로 초토화된 마을에서 바나나 농장이 아예 철수해 버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마콘도를 떠나간 끝에 결국 부엔디아 집안도, 마콘도도 망해버린다.
부엔디아 집안은 호세 아르카디오와 우르술라가 마을의 창립자이자 지도자였기도 하고, 아우렐리아노 대령이라는 유명인이 나오기도 했고, 하여튼 집안에 또라이 같은 인물이 많기 때문에 작중 마콘도에서는 꽤 유명한/유명했을 듯. 꽤나 사회적 지위를 인정받는 건지, 우르술라가 건강한 시절에는 손님맞이를 한다느니 집안을 꾸민다느니 해서 분주한 묘사가 많이 나온다. 집안의 마지막 자손인 아우렐리아노가 사는 시점에서는 부엔디아 집안을 기억하는 이들이 거의 남지 않았지만.
4 국내 번역
직역본이 나오기 전까지 국내에서는 "백년 동안의 고독"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한국에 나온 번역본 대부분이 영어 중역본이며, 극히 일부는 일어 중역본이다. 모든 번역본 중 제일 처음 국내에 나왔고 대중에게 두루 읽히는 버전은 문학사상사에서 발행한 안정효의 영어 중역본 "백년 동안의 고독"이다. 현존하는 스페인어 직역본은 두 종류로, 하나는 민음사에서 발행 중인 "백년의 고독"(조구호 역)이며, 다른 하나는 고려원미디어에서 나온 "백년의 고독"(임호준 역)인데 현재는 절판되어 헌책방이나 도서관에서 구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임호준 번역본을 제일 원전에 가까운 버전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안정효 번역본은 비록 영어판을 대본으로 번역된 중역이지만 다른 번역판에 비해 무난하게 번역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1977년부터 여전히 출판되고 있다. 조구호 직역본은 다소 읽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이는 가르시아 마르케스 문체 특유의 길고 장황한데다가 허풍 짱짱하고 수다스럽기 짝이 없어서 한국어로 옮기자면 난감해지는 서술을 두 역자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번역하였기 때문이다. 안정효는 원전의 긴 문장을 읽기 좋게 끊어 놓았던 영역본을 다시 가독성이 높은 문체로 바꾸어 번역한 반면, 조구호는 원전을 직역에 가까운 스타일로 옮겼다. 첫 머리 번역을 비교해 보면 이런 식이다.
“몇 년이 지나서 총살을 당하게 된 순간에,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오래 전 어느 오후에 아버지를 따라 얼음을 찾아 나섰던 일이 생각났다.”(안정효)
“많은 세월이 지난 뒤, 총살형 집행 대원들 앞에 선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은 아버지에 이끌려 얼음 구경을 갔던 먼 옛날 오후를 떠올려야 했다.”(조구호)
스페인어 원전을 읽을 수 없는 위키러는 두 책 모두 읽어보는 편이 낫다. 번역 내용의 정확도만 따지자면 조구호의 버전이 원전에 더 가깝다. 안정효의 책에서는 잘못 번역된 등장인물 이름이 종종 눈에 띄는데 가령 레난타 레메디오스의 애칭인 '메메'가 안정효의 번역본에서는 꿋꿋이 '레메'로 등장한다.
5 관련 영상 매체
"백년 동안의 고독" 자체는 작품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영화화한 적이 없다. 영상으로 정리하기에는 책이 다루는 내용이 극히 방대하기 때문이다. 가계도에 나온 주인공 대부분이 각자의 스토리를 지니고 있는데다, 각 스토리는 복잡하게 얽히고 꼬여 다른 사건을 만들어낸다. 뿐만 아니라 시점이나 주제가 오락가락하는 이 책 특유의 서술 기법도 영화 시나리오로 옮기기엔 다소 난해한 감이 있다. 저 서술 기법을 영화에 반영하지 않고 부엔디아 가문의 일대기를 무작정 시간 순서대로 정리했다간 심각한 원작 파괴 가 될 것이고, 그대로 영화에 반영하면 상영 시간이 한도 끝도 없이 늘어질 테고(...)
다만 이 책을 주요 소재로 삼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존재한다. "에브리 잭 해즈 어 질 (Jusqu'a Toi, Every Jack has a Jill, 2009)"이라는 영화로, 프랑스의 각본가 겸 감독 제니퍼 드볼데르가 제작했으며 멜라니 로랑과 저스틴 바사가 주연을 맡았다.
"백년 동안의 고독" 덕후이며 연애와 사회생활에는 젬병인 프랑스 여자 클로에(멜라니 로랑)와, 가르시아 마르케스보다 셰익스피어를 더 좋아하며 여친에게 차이기를 수도 없이 반복하는 미국 남자 '잭'(저스틴 바사)의 원거리 연애를 다룬다. 작중에서 백년 동안의 고독은 두 주인공의 사랑과 관련된 핵심 키워드. 책 표지만 10번 이상 등장하며 마르케스의 이름도 2번인가 언급되어, 어느 조연 못지않은 출연 분량을 확보한 바 었다. 그런데 정작 이 책의 내용은 영화에서 언급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