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mpiric Touch.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에 나오는 소서러/위저드 3레벨 주문. 사실 발음은 뱀피릭(væmpírik)이 맞다.
원전은 AD&D로, 위저드 3레벨 주문이었다. 이 주문을 사용하면서 근접 접촉을 하면, 대상의 생기를 빼앗아 시전자 2레벨 당 1d6 피해를 입히고(최대 6d6) 같은 양의 hp를 마법사가 회복한다. 만약 마법사의 원래 hp보다 이렇게 빼앗은 hp가 더 많다면, 마법사 본래 hp를 채우고 남은 분량은 임시 hp가 남아있는다. 그리고 피해를 입으면 이 임시 hp부터 먼저 벗겨져나간다. 1시간이 지나도 임시 hp가 벗겨져나가고.
즉, 공격과 힐링을 동시에 한다, 그것도 적의 hp를 빼앗아 나의 hp를 채운다는 경제적인 성능과 더불어, D&D의 마법사는 원래 힐링 능력이 (거의) 없다는 한계를 벗어나게 해주는 강점 덕분에, 포션 살 돈도 없는 헝그리하고 사악한 저렙 네크로맨서를 대표하는 카리스마 있는 주문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런데, 그런데! D&D 3판에 오면서 WotC가 나에게 똥을 줬어 뱀파이어릭 터치로 얻는 모든 hp는 전부 임시 hp가 되었다. 그래서 얻은 hp는 한 시간 후에 전부 사라진다. 입히는 피해 최대량이 10d6로 상향되긴 했지만 최고의 전략적 이점이 사라진 셈. 뭐 임시 hp만 있어도 마법사가 포션을 먹든 클레릭에게 힐을 받든 생존할 시간은 벌어주니까 전술적인 면에서는 최대 피해가 늘어난 3판 버전이 더 좋긴 하지만...
이 주문은 생기를 빠는 것이므로 살아있는 대상에게만 통한다. 언데드에게는 효과 없다. 그리고 뱀파이어릭 터치로 피해 입은 대상은 정상적인 자연치유나 마법 치유로 hp를 회복할 수 있다.
단점은 접촉 공격이라는 것. 마법사는 되도록 근접을 피해야 하기 때문에... 이 주문으로 빨아내는 hp는 목표의 최대 hp+10점, 즉 hp -10으로 사망하는 상태까지만이 가능하다. hp를 많이 빨아내려면 상대 역시 hp가 차 있는 팔팔한 놈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놈에게 마법사가 접근하다니 당치도 않다! 때문에 3판에서는 잘 쓰이지 않는 주문에 속한다.
랄록의 하급 흡수와는 딱히 인과 관계는 없다. 저쪽은 PC게임인 발더스 게이트 시리즈에 나오는 비공식 오리지널 주문이라.
드래곤 라자에서 등장하는 리치인 리치몬드는 길시언 바이서스와의 싸움에서 프림 블레이드에 의해 생명 용기가 손상되는 바람에 새어나가는 생명력을 다시 채우기위해 살아있는 인간의 생명력을 취해야했는데, 이때 뱀파이어릭 터치를 사용했다. 작중 리치몬드와 충돌을 일으키고 살아남은 북부 목동들의 묘사에 의하면, 뱀파이어릭 터치에 당해서 사망한 아라츄와 달츄는 온몸이 검게 변색되면서 뼈가 만져질 정도로 말라비틀어져서 죽었고, 팔을 붙잡혀 뱀파이어릭 터치를 당했다가 겨우 살아남은 리츄도 몸은 건강했지만 잡혔던 팔은 뼈처럼 말라비틀어진 채 검게 썩어들어가고, 면역계도 상당히 망가져서 묶고다니는 상태였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 4에서는 시전 대상자를 뱀파이어처럼 흡혈이 가능하게 해주는 마법으로 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