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오리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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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오리구이 (Peking Duck, 北京烤鸭)

1 개요

맨손으로 북경오리를 때려잡고...

흔히 페킹 덕(Peking Duck)이라고 불리우는 이 오리 요리는 중국에서는 베이징 카오야(北京烤鸭)라고 부른다. 해석해보면 ‘불에 구운 북경 오리’다. 원대 때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베이징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난징 오리 요리항목에서 알 수 있듯, 중국의 오리 요리는 남북조 시대에 남경에서 먼저 시작되었으나, 이후 왕조가 바뀌면서 북경이 수도가 되고, 요리사들이 북경으로 오면서부터는 명, 청대의 궁중요리 형태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껍데기는 구워져 카라멜화되어 바삭바삭하고 기름맛이 고소한 편이다. 이를 보통 통째로 내놓거나 썰어서 내 주는데, 일반적으로는 얇게 썰어서 첨면장 소스를 찍어 오이채를 비롯한 채소와 함께 '바오빙'이라는 밀전병에 싸서 먹는다. 한국의 보쌈과 비슷한 개념.

북경오리 구이는 다양한 음식과 함께 딸려온다. 보통 오리구이와 함께 소고기와 야채를 후추 등의 조미료와 함께 넣어 볶은 흑숙우류(黑椒物流), 궁보계정에 넣는 궁보 소스에 새우를 버무린 궁보하(宫保虾), 마늘에 콩깍지를 넣고 볶은 산룡화두(蒜龙和豆), 사천성의 야채 피클이라고 볼 수 있는 사천보채(四川泡菜) 등의 요리가 나온다.

북경 오리 구이 전문점 중 가장 유명한 곳은 1864년 개점한 베이징의 전취덕(全聚德 취안쥐더)이다. 워낙 유명한지라 중국어 교재에도 고유명사로 등장할 정도이며[1], 현대에는 수십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일종의 프랜차이즈화가 진행된 상태.

2 조리법

오리의 깃털을 뽑고, 물갈퀴와 내장을 제거하는 손질 과정을 거친 뒤, 대통(빨대)을 꼽고 풍선처럼 불어준다그런데 이때 옛날식 요리사들 중에서는 그냥 입으로 ...불어주는 요리사들도 있다... 이로 인해 껍질과 고기 사이에 공기층이 생겨 구웠을 때 껍질이 더욱 바삭하게 변한다. 그리고 끓는 물로 살짝 데친 뒤, 맥아 엿으로 코팅하고, 갈고리로 건조대에 걸어 며칠간 바짝 말린다. 껍질이 바싹 마른 오리는, 주문이 들어오면 뱃속에 물을 채워 화덕에 강한 불로 안팎을 구워 내거나(민노), 직화 구이(괘노) 등을 거쳐 손님상에 오르게 된다.

오리구이에 이용되는 오리는 특별히 도축된지 65일이 지난 것이라고 하며, 오븐에 넣어져 구워지기 전에 다양한 양념 첨가 과정을 거친다. 푸아그라와 비슷하게 오리를 일부러 살찌워 도축하는데, 도축한 다음에도 지방과 피부층을 분리하기 위해 공기를 주입하고 카라멜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맥아당을 들이붓는 등 절차가 매우 복잡하다.[2]

이러한 복잡한 절차 때문에 숙련된 조리사들만이 북경오리를 손질하고 요리하며, 집에서 흔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물론 이건 고급음식점에서 만든 카오야에 한정되며 현재는 어느정도 일반화가 이루워져서 그런지 어느정도 대중적인 음식점들은 중간과정을 어느정도는 생략하는 경우가 많고, 오리도 그냥 일반 오리를 쓴다. 당연히 가격도 그에 비례해서 싼편이며 거기에 더해 냉동식품으로도 나와있기에 마음만 먹으면 카오야를 비교적 값싸게 즐길수 있다[3]

다만 그럼에도 정석대로 만들어진 베이징 카오야는 지금도 상당히 비싼 음식인건 맞으며 중국의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이전에는 중국 서민들은 아무리 중간과정을 생략한 싸구려 카오야라도 아무때나 먹을수 있는 음식이 아니었다. [1]

오무라이스 잼잼 105화 참조

3 특징

조리 시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 바삭하게 구워진 껍질이 핵심이라, 고기를 분리제거하고, 껍질만 따로 내놓는 집도 있다. 고기와 같이 내놓을 경우에는 요리사가 식기 전에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주곤 한다. 나머지 부분은 대체로 푹 고아내서 탕으로 먹는다. 사실 이런 미칠듯이 사치스러운 식사법이 된 것은 애초에 궁중 요리로 발전한 탓에 오리 전체를 먹기 보다는 껍데기만 맛있게 만들어서 다른 요리와 함께 차려놓고 먹는 식으로 방향을 정한 것도 있고 위와 같은 조리 과정을 제대로 거친 오리의 살은 기름이 아주 쫙 빠진데다가 상당히 딱딱해진 상태라 흔히 알고 있는 오리고기 요리보다 훨씬 맛이 없기 때문이다. 조리와 식사법이 사치스럽다고는 해도 내륙지방인 북경에서 일반 가축인 오리 자체가 사치품 대접을 받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까놓고 말해서 그때 그 시절에 오리가 비싸봤자 남중국에서 공수해온 생 열대 과일 한 두개보다 비쌌을까)

처음 먹을 때 오리 로스구이같은 촉촉하고 야들야들한 맛을 기대했다간 크게 실망할 수도 있다. 예시를 들자면 말라 비틀어진데다가 밑간도 안된 훈제닭 뜯는 기분이다. 이는 먹을만한 살 부분을 전부 껍질에 붙여서 썰어주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원래는 탕국용으로나 들어갈 짜투리를 굳이 뜯겠다며 달라 했으니 맛이 없는게 당연한 것. 말려서 구워낸 요리니 처음부터 삶아낸 족발과는 뼈에 붙은 고기의 식감이나 질이 다르다. 다만 애초부터 껍질과 고기를 같이 내주는 가게의 경우, 보통 목이나 다리, 날개 부위의 살을 주는데 (살이 없는 등짝과 살을 다 발라낸 엉덩이는 고아서 탕으로 먹는다.) 껍질과 오리살을 설탕 내지 첨면장 소스에 찍어서 밀전병에 오이, 파채를 넣고 싸서 먹으면, 달달한 소스, 바삭한 껍질 사이에 붙은 촉촉한 살코기와 그 사이에서 밸런스를 잡아주는 부재료들의 조화가 일품이다.
  1. 90년대 중국과 수교한지 얼마 안 된 시점에서 중국에서 직접 발행했던 중국어 교재에도 수록되어 있다.
  2. 굽기 전에 껍질에 끓인 물을 뿌리고 말리는데만 10시간이 넘게 걸린다. 물론 이건 굽기 전에 거치는 과정 중 하나일 뿐...
  3. 물론 일반적인 한끼 식사보다는 당연히 비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