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성호

고사성어
사람 이룰 호랑이

(Three men make a tiger)
'세사람만 우기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

고사성어

전국시대 나라의 방총이라는 고위 공무원이 태자와 함께 나라에 인질로 끌려가게 되었다. 그 나라로 가기 전날 밤 방총이 왕을 찾아가서,

"지금 어떤 사람이 번화가 한복판에 호랑이가 나왔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왕은 믿지 않는다고 했다. 방총은 두 사람이 호랑이 얘기를 하면 믿겠느냐고 다시 물었지만 왕은 여전히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왕은 세 명이 말하면 믿겠느냐는 질문을 받자 믿겠다고 대답했다.

방총은 번화가에 호랑이가 나온다는 것은 터무니 없는 이야기이지만 세명이 그것을 이야기하면 그럴듯해 보인다는 것을 왕에게 알렸다. 그리고 자신이 조나라에 가면 세 명보다 많은 사람이 자신을 험담하게 될 것이지만 신경 쓰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왕의 대답은 "알겠다."

그러나 방총이 조나라로 간 다음 날부터 왕에게 방총을 험담하는 사람이 나타났고 훗날 태자는 인질에서 풀려나 위나라로 돌아왔지만 방총은 결국 왕의 의심을 받아 돌아오지 못했다.

증인이 한두명이면 의심스러워도, 증인이 여러명이면 신뢰성이 생긴다는 걸 말하는 것 같지만 현대에는 의미가 변질되었다. 사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누군가에게 누명을 씌울 때, 가짜 증인을 여러 명 매수해서 누명 씌우는 사례를 풍자한다. 말 그대로 세 사람만 우기면 없는 호랑이도 만든다. 그러니까 세사람이 서로 짜고, 호랑이가 있었노라고 거짓말을 하면 안 속을 사람이 없다는 것.

심리학적으로는 '진실성 효과'라는 이론으로써 설명 가능하다. 개인이 동일한 진술에 반복적으로 노출되어 점점 익숙해지면 그 진술을 진실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린 해셔와 데이비드 골드스타인, 토마스 토피노가 연구한 'Frequency and the conference of Referential Validity"라는 연구에 따르자면 피 실험자는 노출회수가 많을 수록 그 진술을 진실한 것을 받아들인다.

  • 법학의 개념 중 전문증거란 것이 바로 이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들어가 있는 것. 삼국지에서 증언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자기가 직접 보고 들은 사실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어야지, 다른 사람한테서 "이런 일이 있었다던데?" 라고 들어서 아는 것에 대해서는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 마녀사냥이나 연예인의 스캔들, 언플, 정치 공작 등에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인터넷의 자기 연출이나 다중이 놀이(외로워서 그러는게 아니라면)도 삼인성호 효과를 노리고 하는 것.
  • 뿌리가 비슷한 말로 악마의 증명이란 것이 있다. 이 논리의 순서를 뒤집으면 '악마가 없다는 건 확증할 수 없지만 악마가 있다는 건 목격자만 나와도 된다' 가 된다.
  • 추리물을 표방(?)하는 사운드노벨 괭이갈매기 울 적에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트릭이나 진상은 따지고보면 거의 대부분 이 원리로 점철되어있다. 특히나 황금의 진실은 말그대로 모든 사람이 우기면 거짓이 사실이 된다. 사랑만 있으면 없는 판타지도 만든다

비슷한 말로 '증삼살인'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한 어머니가 자식이 살인했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처음에는 믿지 않다가 세 사람이 같은 말을 하자 담을 넘어 달아났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된 말이다. 공자의 제자 중 효행으로 유명한 증자의 일화이기 때문에 증자의 본명인 '증삼'이 들어간다. 이 쪽은 세 명이 떠들면 자식이 살인자라는 말도 믿어 버린다는 섬뜩한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