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의
法學
영어 : Jurisprudence , Science of Law
중국어 : 法学[fǎxué]
일본어 : 法学(ほうがく)
독일어 : Rechtswissenschaft
프랑스어 : Jurisprudence
스페인어 : Jurisprudencia
러시아어 : Юриспруденция
라틴어 : Iurisprudentia
그리스어 : νομολογία
에스페란토 : Jurisprudenco
법 현상에 대한 이론과 철학적 고찰에 대한 학문적 총체.
통상적으로는 인문학에 속하지만, 사회과학적인 측면도 존재한다.[1] 법학의 실질적인 개념에 대해서는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이 학문은 그 목적에 대한 통일적인 견해가 없고, 이 학문의 정확한 범위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애초부터 이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개념에 대해서 정밀한 정의를 내리는 것을 좋아하고, 사소한 논리적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사회과학보다 정의하기가 어렵다.
법학을 아주 거칠게 나누면 "법은 무엇인가"[2]를 다루는 법률실무와 "무엇이 법이 되어야하는가"[3]를 다루는 광의의 법철학 정도로 구분지을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다르게 설명하면, 전자는 실정법을 다룬다고 볼 수 있고, 후자는 자연법을 다룬다고 볼 수 있다.
일단 대학의 법과대학에서 배우는 것의 중심적 내용은 실정법의 해석이므로 앞서 말한 법학의 개념중에 전자에 해당하는 법률 실무 내지는 협의의 법학, 즉 법해석학을 의미한다. 이 좁은 의미의 법학의 하위 분류에 대해서는 각 실정법학의 갈래에 대한 해석학적 연구를 들 수 있다. 흔히 '법학은 빵을 위한 학문'이라고 할 때는 이 법해석학을 가리킨다.
보다 넓은 의미의 법학은 다른 학문 갈래와 융합된 것이 존재한다. 철학과 융합되면 법철학, 사회학과 융합되면 법사회학, 사학과 융합되면 법제사 또는 비교법학, 심리학과 융합되면 법심리학, 의학과 융합되면 법의학... 등등이 수 많은 갈래가 존재한다. 이 이상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법학과 법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 대한 대한 전형적인 편견을 나열하자면, 일단 법학을 공부한 사람은 따지는 것을 매우 좋아하고, 일상생활에서 쓰는 쉬운 말들을 어려운 말로 치환하여 쓰는 것을 즐기며, 심지어 일상생활에서 쓰는 단어들을 이해하기 어려운 순서대로 배열하는 데 능하다고 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러한 비판을 감안했는지 한자투성이인 법전을 한글화하고, 판결문도 가능한한 쉬운 단어를 사용하려고 노력 중이지만, 보수적인 법원 특성상 단시간에 바뀌고 있지는 않다.
한편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의미와 다른 법률 용어들도 있는데, 선의, 악의, 준용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설명을 하자면 선의와 악의는 법학에서 선의라 함은 전후 사정을 몰랐음을 뜻하며 악의는 사전에 알았음을 뜻한다. 준용 역시 원래는 표준으로 삼아 적용하다라는 의미이지만, 법학에서는 "어떤 사항에 관한 규정을 그와 유사하지만 본질적으로 다른 사항에 적용하다."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또한 법학에서 쓰는 용어와 실무상의 단어도 다를 때가 많다. 그것도 아주 많다! 예를 들면 '운전면허'는 학문적으로는 '허가'에 해당하고, '발명특허'는 학문상의 '특허'가 아니라 '확인'이다. 정작 학문상의 '특허'에는 '광업허가'가 들어가는 등, 법공부를 안 해본 사람이 보기에는 매우 엉망진창 같은 느낌을 준다. 그래서 행정기관에서 용어를 통일하던지 법학계에서 용어를 좀 바꾸던지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지만, 당사자들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 듯...
법학도들이 교과서보다 더 많이 읽어야 되는 판례부터가 이미 만연체의 향연이다. 만연체의 본좌라고 할 수 있는 독일어를 공부한 교수 조차도 가끔씩은 "이게 무슨 소릴까요?"라고 법학과 교수들에게 하소연 하곤 한다. 사실 이런 특성 자체도 우리나라 법체계가 대부분 독일법을 따랐기 때문에[4]그런데 이것은 다 법학의 기본 태도가 개념에 대한 정밀한 이해를 전제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개념의 정의, 해석의 여하, 그리고 입법자나 법해석자의 오류에 의해서 작게는 채권 채무의 존부, 크게는 인간의 생명, 자유 심지어 국가안보가 왔다갔다 한다. 그러니 당연한 결과. 다만 그렇다고 쳐도 굳이 간결하게 쓸 수 있는 표현을 억지로 늘리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굳이 '않다'를 '아니하다'로 쓰는 건 기본이고, '~이다'를 '~라 하지 아니할 수 없다' 식으로 늘여쓰는 건...
허나 법학은 분명히 생활에 매우 밀접하고 크게 도움이 되는 학문들 중에 하나임이 틀림없다. 엷게 배운 다른 학문들보단 그나마 엷게라도 배운 법학은 혹시 모를 불의의 사고에서 크나큰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폭행 사건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짭짤한 용돈을 버는 경우의 수를 선택할 수 있는지, 도둑질을 어떻게 해야 그나마 형량을 적게 받는지 등. 좋은 거 가르친다.
다만 사람들이 잘 모르고 나불대다가 역관광당하는 경우가 결코 적지 않은 분야이기도 하다. 다른 사회과학의 학문에 비하자면 법은 그 체계가 꽤나 잘 잡혀 있고, 여기에 평생을 바치는 전문가들도 많고 판례도 엄청나게 쌓여 있기 때문에 대충 어떤 요소를 어떻게 해석할지는 어지간해선 다 틀이 잡혀 있다. 즉 자기가 뭔가를 새로 정의해서 자기 논리를 펴는 게 거의 불가능한 분야라는 것. 자기가 하는 행동이 불법인지도 모르고 까불거나, 상대방의 아주 정당한 권리행사를 붙잡고 늘어지다가 피해자에게 고소를 당해 도로 얻어터지거나 하는 경우는 결코 드물지 않다. 무슨 죄 항목이나 범죄로 착각하기 쉬운 것들 항목을 참조.
대표적인 법학자로 민법학에서는 곽윤직 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교수가 있고, 형법학에서는 이재상 전 이화여자대학교 법과대학 교수가 있다. 다만 실제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하는 법관계는 저 둘이 아니라 사실 행정법이다. 뭔 소린지 모르겠으면, 출생신고부터 시작해서 뉴스에 꾸준히 나오는 정부의 각종 발표내용, 뭘 하려고 하면 받아야 하는 각종 허가, 면허, 주민등록, 수능시험의 출제 및 응시 같은 건 전부 다 행정법의 영역이다. 워낙에 별거 아니고 흔한 내용이 많다 보니 이게 법률의 영역이라는 걸 깨닫지도 못할 뿐.
판사나 검사, 변호사, 법무사, 노무사 등의 전문법조인 외에도 법학 자체가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취업 분야는 매우 넓다. 일부 기업에서는 상경계와 함께 분류하거나 아예 따로 지원자격을 설정하기도 한다. 또한, 문과대에서는 행정학과와 더불어 문사철보다는 인식이 매우 좋다. 어지간한 순수사회과학 분야보다도 훨씬. 일단 진로와는 무관하게 법은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을, 인류와 운명을 함께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단점이라면 법은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에 법지식은 그 나라에서만 유효하다. 의사나 기술자는 자기 능력을 그대로 살려 해외취업할 수 있지만 대법원장이라도 다른 나라 법은 다시 배워야 한다. 다만 대부분의 현대 국가 법률은 기본적으로 나폴레옹 법전을 기초로 하며 서로 영향을 받는 것이 일반적이므로[5] 아예 백지부터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다. 특히 한국이 영향을 많이 받는 일본(베꼈다), 독일, 미국[6] 세 나라 법은 한국법 전문가들은 해석만 되면 무슨 내용인지 대충 이해는 다 된다고 한다.
모 교수는 사람들이 싸우면 법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쁜 일이라 하더라(?!)
2 참조 항목
- 법 관련 정보
- 방어적 민주주의
- 법률저널 - 게시판은 디씨의 고시생 버전이다. 그러나 법률저널이 단순 인터넷 사이트인 디씨와 다른 점은 고시 관련 신문사겸 출판사라는 점이다.
- 신림동 - 고시촌으로 유명한 동네. 2014년 현재 사법시험의 폐지 추세와 더불어 상당히 침체되어 있다.
- 사법 파동
- 치외법권
- 민사법 관련
- 법의 원칙
- 신의성실의 원칙 - 민법, 아니 사법(私法) 전 영역에 걸친 제왕조항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판단의 기준이 법관이며 그 사용 또한 법관의 직권이기 때문에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 허나 법관의 자질을 핑계로 거부하기엔 법관이 되기 위해 합격해야되는 사법시험의 난이도가 모친출타 했기 때문에...
- 모순행위 금지의 원칙
- 사정변경의 원칙
- 법 관련 인물
- 법 관련 직업
3 유사품(?)
언론지상이나 심지어 학술논문에서도 자주 거론되는 그러나 그 실체가 불분명한, 법학의 유사품(자매품?)으로서, '수험법학', '학문으로서의 법학'이 있다.[8]
이러한 로스쿨 체제하에서 법학의 모습은 어떠할지에 관해서도 로스쿨 문턱에 가 보지 못한 본인은 전혀 알 길이 없다. 대체로 법률 이론이 아니라 실무적인 교육이 요구된다는 말을 한다. 즉 로스쿨의 본질은 이론이 아니라 실무에 있다는 것이다. 바로 그러하다. 이것 또한 미국을 보면 금방 알 수 있는 것이다. 로스쿨에서 법학의 학문적 성격은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고 그 도착점은 법학의 학문적 종말이다. 로스쿨의 본질상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그러한 운명적 결단을 이미 내린 것이다. 그것이 로스쿨의 본질이다. 그렇기 때문에 로스쿨법의 통과는 학문으로서의 법학에 대한 사형선고이고 법학의 학문적 성격에 종말을 선언한 것이다. 이는 필자가 전공하는 형법에 관해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결국 형법학은 쇠락해 가는 것이며, 이를 국민들은 기꺼이 선택하였다. 형법학의 종말. 그것이다.- 이용식,[9] 현대형법이론 I(2008) 서문,
그런데 막상 로스쿨이 도입되고 보니 법과대학 시절보다 학생들이 수업을 열심히 들어 주어서 저 서문 쓴 본인이 감읍해 하고 있다는 것이 개그.
강단법학은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주목하지 않고, 이론의 체계화 및 논리적 타당성을 추구하고 학설 대립의 설명에 치중하는 법학이고, 수험법학은 모범답안의 작성능력 향상에 목적을 두고 시험문제의 분석과 암기력 테스트에 치중하는 법학이다.- 박종보[10]
수험법학과 학문으로서의 법학의 개념을 이해하려면, 법학의 본래적인(어찌 보면 원초적인) 모습인 '실무법학'의 개념을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한다.
로마의 법학은 (중략) 실무법학이었다. (중략) [로마법률가]들의 주된 관심은 정의에 관하여 철학적으로 사색하여 "심오한" 진리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법률자문을 구하는 자들에게 실천적 해결책을 제시하여 그들의 심적 물적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었다.[11]- 최병조[12]
실무법학이건 수험법학이건 학문으로서의 법학이건, 연구 내지 공부의 주된 대상 자체는 다를 바 없다(우리나라의 법령, 유권해석(대개 판례), 학설).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연구 내지 공부의 목적이다. 실무법학은 실제 법률문제의 해결을 목적으로 하고,[13] 수험법학은 변별력 있는 출제와 시험 합격을 목적으로 하며, 학문으로서의 법학은 이론적 정합성과 학설대립의 극복을 목적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마치 사도 바울이 "믿음, 소망, 사랑"에 대해 한 말마따나, 저 세 가지 법학은 다 있을 수밖에 없는데, 저 세 가지가 서로 잘 어우러지면 법치주의가 이룩되는 것이고, 저 세 가지가 서로 따로 놀면 막장이 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현대 한국 법학의 상태는 후자 쪽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실정법을 해석하는 법해석학은 사회과학적인 측면이 강하고, 법 그 자체에 대한 이론적인 연구를 하는 법철학, 법사학 등과 같은 분야는 인문학적 측면이 강하다.
- ↑ what is law
- ↑ what the law should be
- ↑ 정확히는 일본법을 따랐는데, 일본법이 독일법을 따랐다.
- ↑ 입법자들이 법안을 처음부터 창조하는 경우는 드물며 대부분 해외 사례를 참고한다.
- ↑ 영미법계이지만 미국 유학 다녀온 학자들이 많아 영향이 크다
- ↑ 흔히 쓰이는 분류기준이나, 실제로는 그 기준이 매우 애매해서 논란이 있다.
- ↑ 사실, 학문으로서의 법학을 운위하는 논자들 본인더러 막상 개념정의를 해 보라고 하면 대부분 못할 것이다(...).
-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 이를 두고 이탈리아의 어느 법학자는 "고대 로마법률가들이 현대의 법학자들을 보면 '이들은 법률가가 아니라 철학자이다.'라고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 ↑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 소위 '답이 없는' 문제도 당연히 많지만, 답이 없는 문제가 답이 없는 문제임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도 일종의 해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