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파이의 광부들

이영도 작품/에소릴의 드래곤 세계관
에소릴의 드래곤샹파이의 광부들

이영도의 단편 판타지 소설. 에소릴의 드래곤에 이어지지만 스토리가 직접 이어지지는 않고 세계관과 등장인물을 공유한다. 시간 상으로는 에소릴의 드래곤이 끝난 후인 시점이지만, 에소릴의 드래곤을 읽지 않았다 해도 읽을 수 있다.
2009년에 황금가지에서 국내 SF/판타지 소설 작가들의 단편 소설을 엮어서 낸 '커피잔을 들고 재채기'에 실려 있다.[1] 이영도 단편선이라는 이름으로 에소릴의 드래곤과 함께 2013년에 이북으로 출간되었다. 더스번 칼파랑사란디테가 다시 중요 인물로 등장한다.

왕국을 가로지르는 조피크 산을 뚫는 긴 터널이 완성되자, 온갖 편법을 동원해 이 사업에 투자했던 상인들은 기쁨에 어쩔 줄을 모른다. 하지만 터널 공사를 하던 난장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긴 터널을 만들겠다며 땅 위에 벽을 쌓으면서 계속 터널을 이어나가고, 법망을 피하기 위해 난장이들에게 모든 경영권을 넘겼던 상인들은 파산 위기에 몰려 왕국 경제와 안보에 심각한 위기가 닥치게 된다. 왕은 난장이들에게 공사를 중단할 것을 권고하지만, 오히려 다른 난장이 부족들까지 왕의 간섭이 부당하다며 내전을 일으킬 조짐까지 보인다. 결국 왕은 난장이들에게 협상을 제의하지만, 난장이들은 협상 대리인으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상대를 돌을 만들어 버리는 '뱀의 왕' 바실리스크를 내놓게 된다. 그러자, 왕은 더스번 칼파랑을 협상의 대표로 지목하여 사태를 해결하도록 명령한다.[2]

이야기는 터널 사업에 올인했다가 파산할 위기에 모인 대상인의 아들, 아른 레간데를 주인공으로 하여 진행된다. 아버지는 홧병으로 쓰러지고 약혼자로부터는 파혼을 당한 상태에서 협상단에서 상인들의 대표 역할을 맡게 된 아른은 막막한 상황에 어찌할 바를 모른다. 그리고 시크한 성격을 가진 아른의 노예, 실은 아른을 돕기 위해 독설을 아끼지 않는데...

등장 인물(유사인간 포함)

작중의 페이크 주인공. 샹파이 광부들의 터널 굴착 사업에 투자했다 전 재산을 탕진하고 파산 위기에 처한 레간데 가문의 차기 가주로, 상인 연합의 대표로 협상단에 참가하여 실질적인 책임자의 위치에 있다. 파산 문제로 약혼자에게 일방적으로 서면 파혼을 통고받은 점 때문에 사란디테에게는 동정 가득한 연모를 받고 있다. 여담이지만 전작의 조빈을 닮은 새까만 눈을 가졌다는 듯.
레간데 가문의 가노. 아른과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기에 자신을 아른의 '살아있는 일기장'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있다. '옷도 짓고 닭도 치고 요리사 보조도 하고 글도 읽고 쓸 줄 아는' 자칭 최고급 노비. 아른에게 연심을 품고 있지만, 이 놈도 가주로서의 책임 운운하며 실을 좋은 곳에 시집 보낼 생각만 하는 둔감남이다보니... 여담이지만 칼파랑보고 괴물이라고 무서워해서 칼파랑의 마음에 상처를 남겼다.
  • 눈을 가린 바실리스크
난쟁이들이 협상 대표자로 내세운 인물(?). 즉사의 눈을 사용하지 못 하게 안대로 눈을 가리고 있으며 우리 안에 갇혀 있다. 처음에 아른 레간데는 말도 통하지 않는 생물을 상대로 어떻게 협상을 하냐며 난감해 했지만 더스번 경이 바실리스크도 말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더스번 경의 말에 따르면, 예전에 산길을 가다가 어떤 바실리스크를 만난 적이 있는데 갑자기 말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 때 바실리스크가 한 말이 뭐였냐면... 말을 하게 돼서 즉사의 눈을 잃었으니 제발 목숨만은 살려달라는 것. 한마디로 목숨 구걸이다. 인간으로 비유하자면 알아서 무장 해제하고 이제 자신은 싸울 능력이 없으니 자비를 배풀어 달라고 애걸한 셈. 더스번 경이 덧붙이기를 (좀 싸우다보면) "바실리스크는 언제나 그래. 눈을 포기했으니 살려 달라고 말하지."라고 했다. 이에 아른은 '바실리스크는 언제나 그렇다.'는 말 앞에 '하필이면 이 시대에 태어나 지나가던 더스번 경과 맞닥뜨릴 정도로 지지리도 운이 없는'이라는 말을 덧붙여야 옳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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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대표로 나온 바실리스크는 사실 예전에 더스번 경에게 목숨을 구걸했던 바로 그 바실리스크였다! 이미 눈이 멀어서 전투력이 사라진 바실리스크를 난쟁이들이 주워다가 허수아비로 세워놓고 시간을 끌어 협상을 파토 낼 셈이었던 것. 중간에 안대를 벗고 우리를 탈출한다거나 하던 소동도 모두 난쟁이들이 계획한 자작극이었다.
여담으로 더스번 경은 협상 테이블에서 이 바실리스크를 만나자마자 누군지 단번에 알아봤지만, 난쟁이들에게 살해 협박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서 일부러 모른 척하고 있었다. 하여튼 인간에게든 뱀에게든 정말 친절한 사람이다.
  1. 에소릴의 드래곤도 2010년에 비슷한 형태로 단편집에 수록되어 출판되었는데, 잘하면 이 시리즈만 모아서 단행본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2.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왕이 협상 대신 전쟁을 준비하는 것으로 받아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