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1 개요

1992년, 김영삼 문민정부가 출범하면서 박정희·전두환·노태우로 이어져온 30여년 군사정권이 끝이났고,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시민들은 새롭게 출범한 문민정부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상 규명과 책임과 처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 기대 했으나, 1993년 5월 김영삼은 5·18 특별담화에서 “진상규명과 관련해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훗날의 역사에 맡기는 것이 도리”라고 선을 긋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문민정부의 소극적인 모습에 실망한 시민사회는 전두환·노태우 등 책임자들을 직접 서울지방검찰청에 고소·고발하게 되었고, 자연히 시민들의 관심은 검찰의 결론에 모아졌다. 그리고 1995.7.18. 이 사건을 맡게 된 서울지검 공안1부장 장윤석 검사는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게 되었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1]

2 법적인 의미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라는 발언이 너무나도 강렬했던 나머지 검찰이 왜 저런 발언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는 3권분립을 기본으로 한 나라이기에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는 독립되어 있으며 서로 견제하고 있다. 따라서 입법부,행정부, 사법부의 본질적인 부분은 독립성을 유지하고, 실효성있는 견제를 보장하기 위해서 각자 권한의 본질적인 부분은 간섭하지 못하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사법부가 행정부의 본질적인 부분인 "고도의 정치적인 행위"의 경우에 대하여 법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결국 위 검찰의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란 말은 성공한 쿠데타란 "고도의 정치적인 행위"이므로 사법부가 위 행위를 판단하는 것은 3권분립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본것이다. 이러한 견해에 따라서 검찰은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내리게 된다.

3 그 후

하지만 이러한 결정은 전국민적인 반발을 가져왔다. 이에 정치권은 특별검사제를 주장하면서 검찰을 압박하였고, 김영삼대통령의 특별지시가 떨어진 이후인 1995.11.30. 12.12 및 5.18 사건 특별 수사본부의 발족과 함께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하게 된다.

결국 전두환 노태우에 대한 기소는 이루어 졌으며, 1997년 4월 17일 대법원의 확정판결로 전두환은 무기징역과 2,205억 원의 추징이 선고되었고 노태우는 징역 17년에 2,628억 원이 선고되었다. [2] 그러나 8개월 후 1997.12.22. 김영상 대통령의 사면으로 두 사람은 자유의 몸이된다.

4 결국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희대의 헛소리이다.

애초에 "고도의 정치적 행위를 처벌해서는 안된다"는 법이론은 쿠데타와 같은 상황에서 쓰이는 것이 아니다. 당시 검찰이 전대통령의 조사 및 사법처리라는 행위의 부담감 때문에, 쓰여서는 안되는 이론을 들이 밀면서 불기소 처분을 한 것이다. [3] 결국 이는 정의의 실현보다 자신의 안위를 우선했던 검찰의 모습을 잘보여주는 발언일 뿐이다.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이러한 발언이 잘못된 발언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 .....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폭력으로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의 권능행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고 정권을 장악한 후 국민투표를 거쳐 헌법을 개정하고 개정된 헌법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그 군사반란과 내란을 통하여 새로운 법질서를 수립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우리 나라의 헌법질서 아래에서는 헌법에 정한 민주적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폭력에 의하여 헌법기관의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거나 정권을 장악하는 행위는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될 수 없다. 따라서 그 군사반란과 내란행위는 처벌의 대상이 된다." [4]

".... 또 이것이 공소시효제도의 본질에도 부합하는 해석으로 성공한 내란도 처벌되어야 한다는 당위성에 합치되고 정의의 관념과 형평의 원칙에도 합치한다." [5]

5 현재의 사용례

위 발언은 당시 사람들에게 매우 큰 충격을 주었고, 약 20년이 지난 지금도 꾸준히 결과만 옳으면 과정의 불법은 용서된다는 의미로 널리 쓰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위 발언이 법원의 입장이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정권에 아부했던 검찰의 입장일 뿐이다.
  1. 성공한 쿠데타는 쿠데타가 아니다 라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 의미는 그렇지 않다. 실제 의미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해서는 안된다에 가깝다
  2. 죄목은 반란수괴, 반란모의참여, 반란중요임무종사, 불법진퇴, 초병살해, 내란수괴, 내란모의참여, 내란중요임무종사, 내란목적살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3.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위 결정을 내린 장윤석 검사는 이후 새누리당의 국회의원이 된다.
  4. 대법원 1997.04.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5. 헌재 1996.2.16. 96헌가2,96헌바7,96헌바13 전원재판부 다수의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