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 성당(오렌지카운티 교구)

(수정교회에서 넘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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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hrist Cathedral (Crystal Cathedral)

1980년, 미국 캘리포니아오렌지 군(Orange County)에 있는, 로버트 슐러(Robert H. Schuller) 목사가 세운 메가처치 건물. 건축가는 필립 존슨(Philip Johnson)이다. 본래는 슐러가 속한 미국 개혁교단(Reformed Churches in America)[1] 소속 건물이었지만 파산 이후로는 미국 가톨릭 오렌지 교구 소속이 되었다.

대표적인 유리궁전 건물이지만,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캘리포니아에 있기 때문에, 진도 8.0까지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1 로버트 슐러

창립자 로버트 슐러(1926-2015)는 1955년에 미국 웨스턴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개혁교단 목사가 되었다. 1960년대 가든 그로브 드라이브인 교회를 만들어서 활동했는데, 이때부터 매우 정교하게 상품화한 설교로 유명했다. 당시 유명한 것으로 교회에 직접 가지 않고 근처 주차장에서 그대로 카 라디오 주파수를 맞추고 설교를 듣는 일명 '드라이브스루 워십(Drive-thru Worship)'을 고안해내기도 했다. 신학적인 면에서는 노먼 빈센트 필(Norman V. Peale)이 주장한 '적극적 사고'의 영향을 받아 소위 말하는 긍정적 사고를 강조하는 자기개발서스런 설교의 원형을 제공한 인물이며, 1970년부터 'Hour of Power'(권능의 시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라디오와 TV로 예배 중계를 했다. 그야말로 대표적인 텔리반절리스트(Televangelist)[2]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다 1980년, 기존 예배당 근처에 그 유명한 수정교회라는 대형 예배당을 증축하였다. 그리하여 최첨단 기법이 동원된 화려한 교회를 통해, 한국의 메가처치 건축과 설교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국내의 대중적으로 매력적인 설교, 그리고 휘황찬란하고 웅장한 교회 건축은 크든 작든 수정교회의 영향을 받았다고 봐도 된다.

오늘날 개신교계에서 비판적인 신학자들과 논객들은 로버트 슐러가 기복신앙과 번영신학, 편의주의 신학의 아이콘이자 미국한국 개신교 전반에 외적성장, 양적부흥, 메가처치의 대표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그가 속해있었던 개혁주의 교단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크며, 일종의 반면교사로 통하기도 할 정도. 물론 아직도 장사하자 마인드가 많이 잔존하는 국내 개신교는 은연중에 로버트 슐러와 그의 방법론을 동경하는 심리도 분명히 남아있다.

2 수정교회의 파산과 가톨릭 성당으로의 전환

그러나 교회를 딸에게 상속하려다가 수정 교회는 결국 2010년에 망했으며 교회는 파산해서 건물이 채권단에 넘어갔다. 이 무렵에 교인들에게 '십일조가 아니라 십의 5조를 내라' 는 황당한 개드립을 설교 시간에 했다고.

결국 수정 교회는 매물로 나왔는데 마침 새로운 성당 건물을 필요로 하던 천주교 오렌지 교구에서 기존 가격보다 더 후하게 쳐주겠다고 하면서 매입을 시도했다. 이 소식이 우리나라에 전해지자 근본주의 개신교인들은 뒷목을 잡았으나, 2012년에 결국 팔렸다.

가격 제시는 같이 경합하던 채프먼 대학 측이 더 유리했지만 슐러 목사가 "대학에 팔리면 교회가 캠퍼스로 변하지만 가톨릭에 팔리면 그리스도의 복음 전파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니 가톨릭에 팔아달라!" 하고 보낸 편지에 감동한 법원이 오렌지 교구 손을 들어주어 팔렸다고 한다. 다만 원래 교회 건물의 소유자였던 목회자와 신자들이 3년간 무료로 같은 장소에서 예배를 볼 수 있고 3년 이후에는 싸게 임대비를 지불한다는 조건을 유지하라고 하였다.

2015년 4월, 설립자 슐러 목사가 식도암으로 사망하자 고인이 세우고 사목했던 수정 교회에서 장례식을 치렀다.

이 교회의 원 이름은 Crystal Cathedral, 우리나라에서는 그낭 '수정 교회'라고 했지만 정확하게 번역하면 수정 주교좌 성당이다. 개신교, 그것도 주교직을 인정하지 않는 개신교단 소속이므로 당연히 주교좌가 있을 리 없지만, 주교좌 성당들처럼 웅장하기 때문에 이름에 Cathedral(주교좌 성당)이라는 단어를 붙였다고 한다. 미국 기준으로도 표준적인 작명은 아니지만, 그만큼 건물에 대한 자부심이 쩔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가톨릭에 팔리면서 진짜 성당이 되었고, 덤으로 오렌지 교구에서 개축작업을 완료하면 주교좌를 이곳으로 옮길 예정이라 명실상부한 Cathedral(주교좌 성당)이 되게 생겼다. 오렌지 교구에서는 새로 이름을 Christ Cathedral (그리스도 주교좌 성당)이라고 정했지만, 아직도 예전 이름인 Crystal Cathedral로 더 유명하다.

현재는 오렌티 교구에서 성당으로 개축하면서 십자고상 제대가 들여지게 되었으며, 이콘 장식도 생겼다.(관련 링크) 오렌지 교구에서도 매우 의욕적으로 리모델링을 진행 중이며, 2017년에 공사를 완료해 축성할 예정이라고 한다.
  1. 미국 성공회, 연합감리회, 복음주의 루터회(ELCA)와 함께 소위 '메인라인'으로 통하는 교단들 중 하나이다.
  2. 텔레비전+복음전도사(evangelist)의 합성어로, 텔레비전 방송으로 기독교에 귀의하라고 전도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쉽게 말하면 TV 전도사. 철자 그대로 읽어 '텔레반젤리스트'라고 쓰기도 하지만, 여기서는 국립국어원의 영어 표기법을 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