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고상

한자: 十字苦像
라틴어: Crucifixum
이탈리아어: Crocifisso
독일어: Kruzifix
스페인어: Crucifijo
영어, 프랑스어: Crucifix
히브리어: קרוסיפיקס

기독교의 상징으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의 형상을 말한다.

가톨릭정교회의 십자고상에는 그리스도가 못박혀 매달려 있으며, 몸에는 다섯 상처가 있다. 간혹 십자가에 못 박힌 모습이 아닌, 머리 위에 후광을 두른 채 두 팔을 벌리고 승천하는 모습이 박힌 '부활 십자고상'도 있다. 신자들은 누구나 이 십자고상을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모시고, 바라볼 때마다 그리스도의 강생 구속과 고난을 묵상하며 기도하는 전통이 있다. 여느 성물들이 그렇듯 사제의 축복을 받아야 한다.

우상숭배 문제에 민감한 장로교, 침례교 등 개신교에서는 십자고상이 일반적으로 쓰이지 않는다. 루터파성공회에서는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여타 개신교파처럼 [십자가 틀만 쓰는] [사례도] 없지는 않다. 사실 마르틴 루터도 문서에서 알 수 있듯 원래는 십자고상 등 성상을 철거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기존 관습에 물든 연약한 신자가 실족할 수 있다며 주장을 번복한 것이고 성공회도 원래는 39개조 신조에 우상숭배를 부정하는 조항이 있었다. 대한성공회의 경우 고교회파 색채가 강한 편이라 일반적으로 천주교처럼 십자고상이 쓰인다.

개신교의 이재철 목사는 이에 대해서, 고난받는 그리스도가 묘사된 가톨릭의 십자가는 예수의 고난을, 그리스도의 모습이 없는 개신교의 십자가는 예수의 부활을 강조하기 때문이지만, 결국 예수의 고난과 부활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 분리될 수 없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부활하는 그리스도를 형상화하는 부활십자고상도 있으므로 이러한 해석은 반드시 옳다고 보기는 어렵다.

정교회에서는 오로지 성화(이콘)만을 인정하기 때문에 십자고상도 조각이 아닌 십자가에 예수 성화를 붙이는 것으로 대체한다.

일반적으로 예수의 머리 위에는 'IESVS·NAZARENVS·REX·IVDÆORVM(나자렛 사람 예수, 유다인들의 임금)'의 약어인 INRI라는 명패가 붙어 있다. 이 말은 요한 복음서 19장 19절에 언급된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처형될 때 그리스도의 머리 위에 붙인 죄목의 표시.

정교회에서는 그리스어 표기에 근거하여 INBI(Ἰησοῦς ὁ Ναζωραῖος ὁ Bασιλεὺς τῶν Ἰουδαίων)로 표기하며, 몇몇 동방교회에서는 ΙΝΒΚ (ὁ Bασιλεὺς τοῦ κόσμου, 세계의 왕) 또는 ΙΝΒΔ(ὁ Bασιλεὺς τῆς Δόξης , 영광의 왕)으로 표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