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화불상용

원전은 사기 골계열전 동방삭 전의 빙탄불상용氷炭不相容이다.

동방삭은 평소 기이한 행동을 많이 하고 다녔는데, 이 동방삭이 춘추전국시대의 시인 굴원을 위해서 지은 글이 바로 '칠간전七諫傳'으로, 이 글은 이후에 굴원의 글과 굴원을 추모한 글을 모은 책인 '초사楚辭'에도 칠간편으로 실렸다. 이 글에 한 부분이 다음과 같다.

氷炭不可以相並兮
</br>吾固知乎命之不長
</br>哀獨苦死之無樂兮
</br>惜予年之未央
</br>얼음과 숯이 서로 같이할 수 없음이여
</br>내 처음부터 목숨이 같지 못한 것을 알았노라.
</br>홀로 고생하다 죽어 낙이 없음이여
</br>내 나이를 다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노라.

이 글은 충신이자 세속에 물들지 않은 굴원이 세파에 찌든 간신들과 같이 어울릴 수는 없음을 알고, 자살을 각오하는 내용이다. 도가적 성향이 있던 동방삭 역시 자신은 세속의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이 글을 통해서 보여준 것이다.

그런데 이 고사는
삼국지에 나오는 위연양의의 고사는 동방삭의 고사와는 좀 다른 의미를 지닌다.
위연과 양의는 항상 다투곤 했는데, 이는 결국 제갈공명의 사후에 촉군이 분열되고, 두 사람의 정치적 싸움이 번져 위연이 희생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삼국지연의와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 위연은 투항의도가 없었다. 아무튼 위연은 당시 천하제일의 맹장답게(자신의 시점에서) 양의와 싸울때면 늘 불같이 화를 내곤 했고, 양의는 이에 맞서 울면서-_-; 대들었다고 한다. 이 둘은 각자의 의도를 가지고 대립했으므로 한 쪽이 일방적으로 옳고, 다른 쪽이 그른 관계는 아니다.

아무튼 사이가 엄청 나빠서 양립할 수 없는 관계를 수화불상용이라 한다. 하지만 프레이저드가 출동하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