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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이 적은 동력으로 먼 거리를 항행하기 위한 특수한 가/감속 및 방향 전환(항로 수정) 방법. '중력 어시스트'나 '중력 슬링샷' 기동, swing-by, fly-by 등으로도 불린다.
개요는 간단하다. 이동 중 쌍곡선을 그리면서 행성의 중력장 내에 들어갔다 나가는 것이다. 중력장 안에 들어가면서 가속되지만 빠져나가려면 중력에 붙잡혀 다시 속도가 빼앗기니까 그게 그거 같지만, 행성 자체도 태양 주변을 공전하므로 행성의 중력장에 잡혔다가 행성의 운동량을 일부 얻어 빠져나가면, 행성의 공전 방향으로 가속을 얻을 수 있다.
극단적으로 쉽게 비유하면, 달려오는 시속 80km의 기차를 향해 시속 30km의 테니스공을 던졌을때, 테니스공은 기차와 부딪치면서 시속 110km로 도로 튕겨나온다.(물론 현실에선 에너지의 손실로 인해 시속 110km가 온전히 나오지는 않지만 일단 이론 상으로는 그렇다.) 이걸 행성 중력 스케일로 좀 심각하게 거대화한 것이 스윙바이.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스윙바이에 따른 보이저 2호의 속도 변화.
최초의 스윙바이는 1959년 소련의 달 탐사선 루나 3호에 의해 시행되었으며[1], 최초의 행성 플라이바이는 화성으로 향한 1974년 NASA의 마리너 10호이며, 이후 장거리 우주탐사선의 경우 거의 반드시 이용하는 기술이다. 이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현재까지의 로켓 기술로는 로켓에 실린 물체(인공위성)을 목성 근처밖에 못보낸다. 로켓을 이용해서 더 보낼라면 로켓이 더 커져야 할 판인데, 이걸 연구하는 비용이나 제작비등이 장기적으로 엄청 깨지니 공짜 에너지와 다름없는 스윙바이를 써먹는건 당연하다.
보이저 1, 2호의 스윙바이 궤도.
2018년 발사 예정인 태양탐사선 Solar Probe Plus의 스윙바이 계획. 금성만 7번 스윙바이하여, 태양까지 최대 590만km까지 접근하게 된다.
유럽 우주국(ESA)에서 만든 혜성탐사선 로제타의 스윙바이 궤도를 설명하는 동영상.
대표적 장점으로는 연료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가속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덕분에 절약되는 연료만큼 다른 장비를 더 넣을 수 있다.
보이저 탐사선은 목성에서의 스윙바이로 무려 시속 74000km[2]라는 엄청난 속도로 가속하였다. 물론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따라 행성도 에너지를 잃지만, 목성의 질량은 1.8 X 1조의1조배 ton 인 반면 보이저 같은 우주선의 무게는 0.7톤 수준이라 목성의 운동에너지 변화는 관측조차 불가능한 수준. 목성의 경우 지구랑 비교해도 중량이 300배가 넘는지라 지구를(!) 스윙바이 시켜 버릴수도 있는 정도인데 목성의 고리를 이루는 암석 하나 무게 정도밖에 안되는 우주선 정도야..... 이를 반대로 생각하자면, 지구에 충돌할 수 있는 위험한 소행성들 중 몇 톤 정도로 질량이 만만한 물건은 인류 기준으로 크고 아름다운 우주선을 그 소행성에다 스윙바이를 시켜가지고 궤도를 안드로메다로 소행성을 저~멀리로 날려버릴 수 있다는 병신같지만 멋있는 아이디어로 도출될 수 있다. 차르 봄바 같은 걸 날려서 소행성을 개발살내는 SF의 클리셰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 [3]
주로 장거리 항행을 위한 가속도를 얻기 위해 사용하며, 한 번의 가속으로 불충분한 경우 연달아 다른 행성에서 가속도를 더 얻기도 한다. 보이저 탐사선의 경우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이 정확한 위치로 늘어서는 황금 같은 기회를 이용해 외행성을 탐사하였고, 갈릴레오 탐사선은 6년에 걸쳐 금성, 지구, 한번 더 지구 순으로 스윙바이를 이용해 목성까지 도달하였다.
이렇게 스윙바이를 이용하여 가속도 할 수 있지만 감속도 할 수 있다. 앞서의 달려오는 기차의 예시에서 반대로 달려가는 기차의 등짝에 대고 공을 던진경우, 80km/h 로 달리는 기차의 등짝에 110km/h 속도로 공을 던지면 반발력은 30km/h 분량밖에 못얻는다. 즉 기차와 마주보게 던지면 가속하고, 같은 방향으로 던지면 차이만큼 감속한다 행성의 진행방향 쪽을 감으면서 (태양계 기준으로는 위에서 봤을 때 시계방향으로) 돌면 감속이 된다.
도로 위의 자동차의 경우에는 마찰을 이용하여 브레이크 같은 것으로 쉽게 감속할 수 있지만 거의 텅 빈 공간인 우주를 나아가는 우주선은 브레이크를 만들 수가 없다. 굳이 하려면 연료를 진행방향으로 분사하는 방법이 있지만 그 과정에서 소모되는 연료를 절감하기 위해 스윙바이를 이용하는것이다. 마리너 10호와 메신저호가 감속을 위해 스윙바이를 이용했었다.
이러한 감속은 지구보다 안쪽에 있는 행성(이래봤자 금성, 수성 둘 뿐이지만)의 탐사에 필수적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르게 가장 많은 연료가 필요한 행성은 멀리 떨어진 외행성[4]이 아닌 수성이다. 지구와의 공전 속도 차이(delta-v)가 가장 크기 때문[5]. 얼핏 생각하기에 태양의 중력을 이용해서 수성쪽으로 끌려가면 그만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연료 분사나 스윙바이를 통한 감속이 없으면 수성을 휙하고 스쳐지나서 태양을 한바퀴 돈 뒤 다시 지구궤도의 거리로 돌아올 뿐(...)이다.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감속을 해야되는데, 이게 현재의 로켓 기술로는 가성비 따지기 이전에 도저히 감당이 안될 수준이라, 수성이나 금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수차례 스윙바이를 하면서 감속을 한다.
창작물에서는 일종의 클리셰로 많이 사용된다. 예를들어 '저 별로 가야하는데 연료가 부족하다.' -> '중력턴이 출동한다.' 사실상 필수적인 테크닉이라 일반적으로 알고 있을 내용임에도 비장의 수로 발견되는게 포인트. 물론 수시로 사용되는 창작물도 많다. 예를들어 우주 공간에서의 항해가 일반화된 기동전사 건담 등.
영화 인터스텔라에서는 스윙바이를 이용해서 속도를 조절하는 장면이나 연출, 설정이 꽤 많이 나온다. 클라이맥스 씬에서도 블랙홀의 중력을 이용해 스윙바이를 하는 연출이 나온다.[6] 초반에 토성까지 갈 때도 화성의 중력을 이용해 스윙바이를 해 가속했다는 언급이 있다. 웜홀을 빠져나온 뒤에도 블랙홀과 중성자별을 이용한 여러 번의 스윙바이로 가감속하였다는 설정이 있고 작중에도 언급은 되지만, 실제 영화 화면에는 중성자별은 생략되어 보이지 않는다.
마션에서도 지구에서 다시 화성으로 새 우주선을 띄우는 대신 지구를 중심으로 스윙바이해서 빠르게 화성으로 향하는 내용이 나온다.- ↑ 달을 플라이바이함으로서 궤도면이 변화했다.
- ↑ 초속 약 21km. 실감이 안난다면 서울-부산은 25초만에 도달하며, 지구에서 달까지 약 4시간만에(...) 도착하는 속도다.
- ↑ 의외로 그런 내용이 나오는 영화가 있긴 하다. 바로 멜랑콜리아. 지구와 충돌 코스로 접근하는 멜랑콜리아라는 행성(?)이, 지구의 중력으로 스윙바이를 한다. 문제는 지구 공전방향의 반대쪽으로 스윙바이를 했기 때문에, 지구와의 상대속도가 오히려 줄어들며 결국 지구에 다시 접근해 충돌한다.
- ↑ 예를 들면 해왕성이라던가... 왜행성과는 다르다 왜행성과는!!
- ↑ 엄밀히 말하자면 목적지까지 갔을 때 태양의 중력으로 인한 가속도로 얻어지는 속도와 해당 행성의 공전 속도의 차이지만 결과적으로는 같은 원리니까 대충 넘어가자(...).
- ↑ 이를 펜로즈 과정이라고 한다. 로저 펜로즈가 이론적으로 정리한 방법이라서 이렇게 불린다.